어제는 난생 처음 요리 모임에 갔다. 요리 모임이라는 말보다는 요리 강습이라고 해야 옳겠지만 멤버들이 그냥 요리 모임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 모임에 가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울 연구소와 옆 연구소 친한 아줌마들이 요리 배우는 모임인데, 멤버가 한 명 모자란다고 나보고 들어오라고 꼬드겼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이 모임에서도 나만 혼자 미혼이다. -_-;
가람아파트에 (쪼금 유명한) Cook Shop 이 하나 있는데, (구하기 힘든) 서양, 중국, 일본 요리 재료와 요리 기구들을 팔면서 주인 아줌마가 요리 강습을 해주는 곳이다.
전업주부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배운다는데 우리 모임은 한달에 한번이다.
한번 가면 4~5개 요리를 배운다. 우리는 구경만 하고 요리 선생님이 앞에서 요리하고, 나중에 시식은 우리 멤버들만 한다. ^^
나의 첫 요리 모임 소감은 '정말 재미있다' 라는 것이다.
참가하기 전만해도 무지 따분할 거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요리 선생님의 뛰어난 요리솜씨와 어휘력(!) 때문에(영어시간인줄로 착각을..) 계속 놀라면서 화기애애하게 2시간을 보냈다.
선생님이 휘갈겨쓴 레시피는 시간 지나면 못 알아볼 것 같으니 다시 정리를 해야하긴 하겠는데, 여기에다 써볼까 어쩔까 하다가 그냥 나 혼자 정리하기로 했다.
그래도 어제의 요리가 무엇이었는지는 말하고 지나가야 겠다.
어제는 이탈리안 요리가 주제였는데, 특징으로는 올리브유와 레몬, 오렌지, 해물을 주로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익히고 재고 하는 시간 때문에 요리의 순서들이 정해져 있다.
첫번째 요리. Barbecued Chicken
두번째 요리. Sicilian Orange & Almond Cake
세번째 요리. Seafood Salad
네번째 요리. Tomato Sauce Pasta
솔직히 말하면 이탈리안 식당에서나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을 집에서 그렇게 빨리 후다닥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눈이 높아지고 나도 할 수 있다! 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새로울 건 없지만 역시 맛난 요리는 재료가 제일 중요하며, 순식간에 요리하는 비법은 계량하고 시간 맞추고 등등 과 관련된 요리 기구들 이란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요리하는 사람의 정성과 경험 즉 노하우 겠지만..
우리 멤버 아줌마들. 다들 집에서 실습한다고 몇만원씩 재료 사들고 갔다.
나는 그냥 레시피만 잘 챙겨왔다. (돈벌어서 요리 기구나 사야겠다. ^^)
게다가 집에 오븐이 없어 실습할 수 있는 요리라곤 샐러드와 파스타 뿐이니..
파스타는 그렇다 치고 정말 맛나게 먹었던 요리는 갈릭 마요네즈를 곁들인 시푸드 샐러드 였는데, 이번 주말에 한번 만들어 볼 생각이다.
요리를 잘 먹는 내 모습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나와 잘 어울리는데, 만드는 나의 모습은 여전히 어색하기만 하다.
그러나 막강한 레시피가 있으니..음하하.
그건 그렇고, 이걸 먹여 줄 낭군이 없으니 정말 가슴이 아프군.
아줌마들. '우리 남편이 엄청 좋아할텐데..'만 연발. 어제도 가슴이 아팠었는데.. -_-;;
다음달에는 '중국요리'를 한다고 한다. 이탈리안 보다는 중국요리가 보편적이니 훨씬 더 만들어 먹을 일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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