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들어온 QOOK TV로 영화를 손쉽게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필요이상으로 많이 보게 되기도 한다.
지난 한 달 얼마나 봤나, 뭘 봤나 함 적어보기로 한다.

4월 3일 트와일라잇, QOOK TV에 올라오기를 한참 기다렸다. 소문으로만 듣다가 영화를 보니 너무 재밌어서 거듭 봤다. 여자들이 딱 좋아할 만한 느낌. 뱀파이어 영화의 변신. 이 다음 편을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4월 4일 맥스 페인, 남편이 보기 시작했고 덕분에 옆에서 함께 끝까지 본 영화. 약 먹고 환각에 빠져 검은 날개의 천사들이 불 난 도시 위를 날아다니는 것을 보게 되는데 두려움을 완전히 잊고 폭력적이 된다. 이길 자가 없다. 꽃미남 같았던 이탈리안 잡의 마크 윌버그가 부르스 윌리스 느낌으로 나온 영화.
 
4월 7일 꽃보다 남자 (일본 극장판), 꽃남 드라마 덕에 영화까지. 글쎄.. 나한텐 그저 그랬다. 한국만 꽃보다 남자 드라마에 중독되어 있어서 그런 듯.

4월 11일 눈 먼 자들의 도시, 신랑이 보고 싶어했던 영화. 눈을 멀게하는 바이러스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감염되 장님이 되고 곧 온 도시가 황폐하게 된다. 이 중에 면역력을 가진 강한 여인이 하나 있었으니.. 희망이다.

4월 22일 겟 스마트, 우울하던 한 주, 신랑은 일이 많아 늦고 난 집에서 코미디 영화를 보며 웃어보려 애썼다. 웃어보려 택한 영화 겟 스마트. 재미없으면 앤 해서웨이 얼굴이라도 볼 수 있으니 라는 마음로 봤던 기억이 난다. 빵 터지는 큰 웃음은 없었으나 심심할 때 보면 나름 시간 간다.

4월 22일 미트 데이브, '겟 스마트'와 같은 이유로 보게 된 코미디 영화. 역시 빵 터지는 큰 웃음은 없으나 에디 머피의 코미디를 보는 즐거움으로 시간 잘 가는 영화.

4월 24일 짐 캐리의 예스맨, 역시나 우울했던 날. 짐 캐리를 믿고 본 영화. 왜 빵빵 터지는 큰 웃음은 없는 것이냔 말이냐.. 그래도 끝까지 봤다.

4월 24일 지구가 멈추는 날, SF 영화는 거의 빠뜨리지 않고 다 보는지라 반갑게 본 영화. 각종 효과들로 볼거리는 풍부하지만 스토리가 영 엉성하다. 스토리에 있어선 대체 얜 뭐냐.. 이런 느낌을 준다.

4월 25일 비카인드 리와인드, 잭 블랙은 믿지만 종종 실망도 주니까 볼까 말까 망설였던 영화. 그러나 기대 이상으로 재밌고 따뜻한 결말을 주던 영화. 놓치면 아깝다. 재기발랄한 상상력들.
 
4월 26일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영국 느낌이 확 나는 제목 때문에 본 영화. 사전 정보없이 봤으나 보길 잘했다고 생각했던. 깐깐한 노처녀 가사도우미 미스 페티그루의 정말 특별한 하루 이야기이다. 해피엔딩이어서 참 다행인.
 
4월 27일 내 친구의 사생활, 맥 라이언과 아네트 베닝이 절친으로 나오는 영화. 원제는 The Women 인데 우리말 제목을 너무 심심하게 만들어 놨다. 주인공이 맥 라이언과 아네트 베닝이 아니었다면 누가 관심이나 가지려나 싶은 제목으로 말이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도 아니고 그냥 드라마 한 편 본 느낌이지만 두 유명 여배우 덕에 나름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여자둘이 좋아할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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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 운암정에서 황복회 요리로 운암정의 차기 주인을 가리는 시합 모습 (왼쪽이 오봉주, 오른쪽이 성찬)

지난 토요일 영화 식객을 봤다. 유성 노은동 '씨네 위'라는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봤는데 이 극장은 어찌나 한가하던지 앞으론 이 극장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한편 영화 '식객'는 오늘 날짜로 개봉 3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식객이 재미없어서 극장이 한산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고 '씨네 위' 위치가 외진 관계로 원래 한산하다고 해석해야 한다.

허영만 원작의 만화 식객은 한때 포털 페이지에서 연재를 해줘서 재밌게 읽곤 했는데, 영화와는 많은 차이가 있음이 사실이다. 영화로 보는 식객은 대결구도를 축으로 해서 흥미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대장금 스타일로 음식을 예술과 감성으로 그려내었다. 만화 초밥왕이 생선과 초밥이 주 요릿감인 반면, 식객은 우리 한국 음식, 예를 들면 홍어회나 김장김치 각종 장 등 토속적이고 전통적인 우리 음식이 주를 이루는 한국 만화다. 물론 영화에서는 화려한 궁중 음식이 등장해 눈과 미감을 끊임없이 자극해서 관객들을 끌어 모으는데 일조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과 '한국인의 정서'가 영화의 맥인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만이 느끼는 감동이 있는 우리 영화이기도 한 것이다.

이 영화가 너무 무난하고 밋밋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원작에 비해 너무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원작과는 다른 맛으로 재탄생한 새로운 작품으로 봐주면 된다.

좋은 영화. 별 다섯.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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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악: 살인의 추억. 지루하다는 평이 많지만 볼만 함. 근데 결국 안잡힌 범인, 정말 미웠음.

심슨 더 무비: 엽기와 재미. 다소 빤한 결말이 되어 아쉽지만..

007 카지노 로얄: 개봉한지 한참 지났으나 영화에 바하마 풍광이 나온다고 하여 봄. 별 기대를 안했으나 재밌게 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007을 포기하는 제임스 본드. 완전 다른 007.

블루스톰: 정말 이쁜 제시카 알바 주연의 시원한 보물찾기 영화. 역시나 바하마 풍광이 나온다기에 본 영화. (바하마에 완전 feel이 꽂힌 상태) 기대 이상으로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모습을 실컷 볼 수 있어서 좋았음. 따뜻한 바닷속 풍광까지 멋지심.


요약: 최근 개봉작 2개는 별로 였고 지난 영화 2개는 기대 이상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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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극장에서 용가리를 보던 날, 전날 잠을 잘 못 잔 것도 이유겠지만 결국 지루한 내용이 문제였던 것 같고 결과적으로 초반 약20분을 보다가 잠을 잤다. 그래서 보았지만 기억엔 전혀 없는 영화가 용가리이고 기억에 없기 때문에 영화감상평도 못하는 영화가 용가리이다.

디-워는 해리포터와 불사조의 기사단을 보러 갔을 때 예고편을 보고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빌딩을 감고 솟구쳐 오르는 이무기가 어찌나 멋지던지! 그리고 동시에 용가리를 보러 가게 된 이유가 떠올랐다. 용가리도 눈동자 움직이는 CG에 반해서 보러간 것 아니었던가.. 설마 또 잠들어버리는 사태가 재연될까 하는 걱정도 일부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게 손해 볼 것도 없으므로 고고싱. 러닝 타임 약 100분.

디-워에서 느낀 재미는 트랜스포머에서 느낀 재미와 거의 비슷하다. 트랜스포머 보면서 '우와 재밌다' 이런 느낌 못 가졌지만 볼 만했고 디-워도 마찬가지였다.
스토리텔링, 개연성을 가지고 말한다면 디-워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어색하다. 트랜스포머도 황당한 구석이 있지만 디-워는 이보다 심했다.
CG는 어땠을까? 촌스럽거나 화면에 안어울리게 어색하지도 않았고 훌륭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들, 빌딩을 감아 올라가는 나쁜 이무기 씬, 추격장면의 스피드와 긴장감 표현, 그리고 마지막 착한 이무기가 마침내 여의주를 물고 용이 되어 승천하는 씬. 모티브 자체가 이무기이기 때문에 다른 외산 영화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독특한 장면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아한다. 그렇지만 전투씬에 등장하는 갑옷군단과 괴물들. 스타워즈를 보는 듯 했다. 정말 비슷하다. 누군 반지의 제왕이랑 비슷하다고 했는데 아마도 두 영화를 다 참조했을 터이고 어딘가 비슷한 족적을 남겼겠지..
영화 흐름은 빠르고 지루하지도 않다.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야기가 따지고 들면 한없이 황당한 부분들이 많다라는 거.

여기까지가 나의 영화감상일기이다. 그런데 포털에 자꾸 디-워 논쟁이 노출되기에 그걸 읽다가 확 빠져버리고 말았다. 디-워 러닝타임만큼의 시간을 들여 지난 8월 9일 밤에 MBC에서 방송한 100분 토론 "“디-워”(D-WAR),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를 다시보기 한 것이다. 영화만큼이나 흥미진진한 것이 자연스럽게 디-워와 주변 사건들에 대해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전에 있었던 100분 토론 모티브가 된 일련의 평론가와 네티즌들의 갈등도 알게 되었고 100분 토론 후폭풍에 대한 이야기도 알게되었다. 영화와 사회현상이 믹싱되어 지상파 토론까지 벌어지니 영화 이외의 재미를 얻게 되고 흥미진진한 상황이다. (지금은 좀 누그러진 듯도 하지만..)

100분 토론을 보면 4명의 패널리스트들의 이야기들에 많은 부분 공감하게 된다. 토론에서 논쟁하고자 하는 요점도 매우 명확하다. 일부 패널리스트가 요점을 조금씩 벗어났고 엉뚱한 말을 해서 맘에 안들었긴 했지만 말이다.
 
디-워가 개봉하기 전, 심감독은 여러 지상파 오락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와 자연스럽게 영화를 홍보했다. 나는 심형래 감독이 무픕팍 도사에 나온 건 못봤고, 상상플러스에 나온 건 봤다. 상상플러스에서 심형래 감독 자신의 입장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요점은 진중권식 표현을 빌리자면 애국코드와 인생극장 코드였던 듯 하다. 그러나 그러한 장면들이 어색하거나 과장되게 느껴지지 않았으며 특별히 마케팅이라는 느낌도 없었던 듯하다.(기억도 잘 안나고, 보통 영화 개봉전 연예인들이 오락프로에 게스트로 종종 나와 한두마디씩 영화에 관해 말을 하니까) 그러나 결과적으로 심감독의 이런 홍보전략(?)은 큰 효과를 얻었다. 많은 네티즌들이 그를 응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일부 평론가가 개인 블로그와 언론에 기고한 글이 문제가 되었다. 왜냐면 네티즌들이 반맹목적으로 응원하고 있는 영화를 일부 평론가가 나쁘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 개봉전이었으므로 영화 자체를 평론한 것이 아니고 네티즌들의 과열된 응원과 충무로를 비난하는 사회현상의 기이성에 대해 비판한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어쨌거나 기분이 나빴을 네티즌들,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 보통 이런 이슈거리에는 이런 식의 대응이 계속 있어왔고 이상할 것도 없으며 무시하면 그만인 부분도 있는데 이번에는 심했다 싶었는지 생방송으로 토론까지 열려 버린 것이다. 덕분에 영화 디-워 플러스 알파의 재미를 느끼는 중이라 고맙긴 하다.

한편으론 사람들은 과연 디-워를 어떤 기대감으로 볼까 궁금하다. 내 경우 확실히 디-워를 심형래 감독의 유명세나 역경과 성취라는 배경에 취해 보는 것도 아니고 CG기술이 국산이라서 애국심에 기초한 자긍심에 보겠다는 것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챙겨보겠다는 심리에 기반한 것이다. 그리고 극장가에 딱히 보고싶은 영화도 없고, 여름 겨냥 공포영화는 워낙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이유는 일반화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공포영화는 누구나 보기엔 역부족이고 혈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은 이미 개봉을 마친 상태라 지금 극장가에 없다는 것. 결국 개봉시기를 잘 잡은 것, 적절한 마케팅, 이슈들로 인한 유명세 등이 개봉 첫주에 관객수 400만을 훌쩍 넘게 하는 것이리라고 생각할 수 밖에.
나름 분석을 하자면 이번 논쟁사태는 심형래감독이 주는 감성적인 효과들과 이에 대한 적극 찬동 그리고 반대의견이 참여와 익명성의 인터넷이라는 창구를 통해 표현되면서 효과가 증폭되었기 때문이다. 100분 토론에서 한 패널리스트로 이런 관점에서 이 사태를 해석했는데 공감한다. 다만 요점을 벗어난 개인비하로까지 글을 써대는 유치한 행태는 지양되어야 옳다.

그러나 그것을 보면서 즐기는 사람도 결국 우리 자신이고 부추기는 것도 우리 자신이다. 모두가 똑같이 성숙해지지 않는 한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고 나는 비관론자처럼 모든 사람이 결코 동시에 성숙할 수는 없으며 결국 이런 일은 두고 두고 반복되리라는 것에 한 표를 던진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몹시 궁금해 하면서 글을 마친다.
(영화와 상관없이 인생과 세상살이에 대한 글로 결론이 나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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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불사조의 기사단
판타스틱4 실버서퍼의 위협
다이하드 4.0
라따뚜이

각 영화에 대해 감상을 쓰려고 했는데 시간상 생략. 짧은 평으로 대신한다.

- 해리포터와 불사조의 기사단
해리포터 다섯번째 시리즈인 불사조의 기사단 부터 책을 읽지 못했다. 내용 전혀 모르고 시리우스 블랙 사망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봤는데.. 이렇게 어두운 내용일 줄이야.. 어둡다. 어두워..

- 판타스틱4 실버서퍼의 위협
제시카 알바 때문에 보는 영화다. 사실 전편이 잘 기억도 안나는데 이번 영화도 곧 잊혀질 듯 하다. 전편에서도 제시카 알바가 금발로 나왔던가? 주로 이런 생각만.. 그러나 반짝거리는 실버빛 서퍼 멋졌다는 것.

- 다이하드 4.0
미국 드라마 24시를 보는 듯 했다.

- 라따뚜이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글도 읽을 줄 아는 쥐가 사람들을 사로잡는 맛난 '요리'까지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재미있다. 래미라는 이름의 작은 쥐가 요리하는 장면이 특히나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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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네이버 영화에 링크된 헌즈다이어리)

모든 것은 변신한다는 영화 '트랜스포머'를 봤다.
짠돌이 회사 후배가 심심했는지 같이 보러 가자고 하길래 말이다. 한참 영화를 보는 중에 '선배님은 이런 영화 좋아하잖아요' 하기에 뜨끔했다. 실제로 SF영화, 화려만 컴퓨터 그래픽, 로봇, 변신, 오락 영화 등 어느 하나 내가 안 좋아하는 것이 있더냐..

그런데 너무 늦은 시각에 본 게 탈이었을까? 아니면 금발의 신호분석전문가라는 여자가 잘 안되는 연기로 DNA 컴퓨터, 유기체 어쩌구 하면서 매우 비과학적으로 싱겁게 일을 하는 장면 때문일까? 아니면 안젤리나 졸리의 아버지가 국방장관으로 나와 시종 고민스런 표정으로 뭔가 앞뒤 안맞고 별 의미없는 대사를 내뱉는 장면 때문일까? 아니면 섹터7 소속의 비밀요원들이 짜증나게 하기 때문? 그것도 아니면 스타스크럼, 디셉티콘, 옵티머스 프라임, 메가트론, 사이버트론, 본 크러셔, 블랙아웃 등등.. 너무 만화같은 이름들 때문에..? (사실 만화)

괜한 트립 잡지 말고 이 영화의 진짜 볼거리인 변신 장면만 생각해 보자. 영화에는 많은 종류의 자동차가 등장한다. 스포츠카와 경찰차 부터 장갑차, 헬리콥터, 초대형 트럭까지. 그리고 사막에선 전투기들과 대형 미사일들도 등장해 많은 볼거리를 준다. 게다가 이들은 변신을 한다. 차들이 로봇이 된다고 해서 오토봇 군단이라 이름 붙은 듯 하다. 자동차가 거대한 로봇이 되고, 거대한 로봇이 다시 자동차가 된다. 심지어 핸드폰까지 변신을 한다. 또 이들 로봇은 말을 하고 생각을 하고 감성이 있고 유머러스하고 때론 악한.. 그러니까 실제로는 로봇처럼 생겼지만 외계인, 외계 생명체다.

옵티머스 프라임이나 범블비의 변신은 진짜 멋졌다. 악당 메가트론은 변신 장면이 없었는데, 어쨌거나 로봇으로 있을 때 외관은 멋졌다. '큐브'는 어떤가? 큐브 없이는 오토봇의 고향 행성인 사이버트론이 재건될 수 없다는데.. 큐브는 이 영화의 모티브로 핸드폰이 벌레같은 로봇으로 변하는데 에너지원으로 출현하고 그 뒤로는 작아진 뒤 결국 파괴된다. 우리의 주인공 젊은 청년 샘이 이 역할을 담당하여 영웅이 되고 그가 사모하는 아름답고 용감한 여성 미카엘라 또한 그를 도와 열심히 지구를 구하는..

음.. 뭔가 글을 매우 길게 쓰고 있다. 지금은 변신 장면을 다시 떠올리려 해도 기억이 안나는데.. 그래도 로봇과 변신에 대한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임에 틀림없고, 혹 생각하고 말하는 인공지능 전투기가 주인공인 영화 '스텔스'를 좋아한다면 트랜스포머도 덩달아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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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일본 애니메이션.
그리고 오랜만에 감성에 자극을 받게 한 조용하고 아름다운 영화.

재패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중독성도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여운이 길게 남고, 감성을 자극하는 것을 많이 만나게 된다. 동화같기도 하고 비현실적이며 사이버틱하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꿈꾸게 하는 몽환감을 가지면서도 평범한 주인공들 때문에 쉽게 몰입되기도 하는 것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1965년에 발표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츠츠이 야스타카 작) 이 원작은 발표 이후 영화, 드라마, 만화 등 다양한 장르로 재구성될 만큼 인기였다고 하는데, 2006년 애니메이션으로 발표되기까지는 약 4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제목이 말해주다시피 시간을 달리는 소녀, 달리거나 구르거나 멀리 점프할 때마다 원하는 시점으로 타임 리프를 할 수 있는 소녀가 겪는 성장 소설이다. 마코토라는 이름의 여고생은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이 타임 리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쪽지 시험 전 시간으로 돌아와 100점을 맞고, 노래방에서 1시간 마다 타임 리프를 해 10시간을 노래 부르는 등 한껏 신이 나서 이 재주를 장난인냥 소비한다. 그런 소녀에게 조언해 주고 차분함을 주는 것은 미술관에서 옛 미술품을 복원하는 일을 하는 소녀의 이모이다. 어쨌거나 소녀는 장난처럼 타임 리프를 사용하고 어느 날 이것을 엉뚱한 곳에 써버린다.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소년과 친구로 남고 싶어 고백하는 시간을 자꾸 피해 버리는 것이다. 결국 선한 의도로 타임 리프를 계속 하던 마코토 앞에 시간과 사건이 꼬여 버리게 된다. 소중한 사람과 이별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선이 아주 깔끔하고 정갈하다. 배경 역시 신선하고 시원하며 착한 하늘 빛이다. 등장하는 소녀와 친구들은 선하고 순수하다. 조언을 해 주는 소녀의 이모는 신비한 듯 완벽하게 보인다. 영상을 보는 것 만으로도 순수하고 깨끗하게 보인다는 것이 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가진 가장 훌륭한 감성 자극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후반부 슬프지만 기다림으로 마무리하며 흘리는 눈물은 어딘가 우리들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었을 법한 순수함을 가장 크게 자극한다.

이 영화를 보며 누구나 한번쯤 떠올려봤음직한 질문. 나에게도 어느 날 갑자기 타임 리프의 능력이 생긴다면 나는 어느 시기로 돌아갈까? 나는 무엇을 되돌리고 싶을까?



* 아래는 일본어 및 영어 포스터이다. 하늘을 배경으로 한껏 뛰어오르는 마코토의 모습이 이 영화의 모티브를 대변해 주는 것 같다. 포스터의 단순함과 시원함이 마음에 들어 언어 버전별로 찾아서 올려 본다.

* 일본 포스터 중 기찻길 건널목과 자전거가 그려진 포스터 역시 줄거리의 중요한 모티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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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철이가 추천해서 알게 된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1편부터 11편까지 하룻밤에 달리기.
너무 무리했나..?
속성 감상에는 성공했으나 오늘은 일찍 들어가 일찍 자야할 것 같은 상태다.

독특한 정신세계와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노다 메구미,
역시 뛰어난 음악적 재능과 남모를 아픔이 있는 치아키 신이치를 두 축으로 음대생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원작이 만화여서 만화스러운 요소가 아주 재미있고,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추가된 오디오가 극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 만화를 안봐서 만화에선 그 많은 클래식 곡들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드라마 안에서 연주되었던 클래식 곡들이 많은데 드라마를 되집어 볼 겸 정리해 본다.

엔딩 크레딧과 장면 장면 적절히 편곡되어 삽입된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
치아키가 S 오케스트라와 Rising Sun 오케스트라를 위해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7번 1악장 도입부와 4악장 피날레,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 모짜르트 오보에 협주곡 (번호 모름)
치아키가 A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1,2악장
첫 화에서 노다메가 쳤던 피아노 곡,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비창 2악장
노다메와 치아키가 처음 피아노로 호흡을 맞췄던 곡, 모짜르트 4손을 위한 피아노 소나타
노다메가 피아노 반주하고 류가 바이올린을 락처럼 연주했던 곡,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봄 (나중에 치아키가 연주하니 더 훌륭했음)
노다메가 콩쿨에 나가기 위해 연습한 곡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쇼팽 에튀드 작품번호 10-4, 드뷔시 기쁨의 섬, 슈만 피아노 소나타 2번, 스트라빈스키 페트로슈카
그리고 간간히 나왔던 음악 중 기억나는 곡들..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중 1번, 바흐 Air, 비발디 사계 중 여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황제 2악장,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월광 1악장, 모짜르트 디베르티멘토 K.136, 크라이슬러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 쇼팽 이별의 왈츠
치아키가 사라사테의 악보를 들고 다니는 장면이 나왔으나 사라사테 곡의 연주는 없었던 것 같음 (혹시나 싶어 검색해 보니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타지가 나왔다고 함 -_-;;)
노다메가 유치원 선생한다고 율동에 맞춰 치던 이름모를 곡들, 욕실에서 거품 목욕하면 불렀던 노래는 프란다스의 개 파트라슈 주제곡 (정말 귀에 익었던 멜로디)

음.. 이쯤에서 잠깐 인터넷 검색을 해본다. 검색어 목록에 노다메 칸타빌레 ost 가 있다. 1화부터 11화까지 잘 정리되어 있는 블로그가 뜬다. 그 목록에 따르면 내 기억력은 매우 빈약하여 나온 곡들의 절반쯤 되는 것 같다. 하긴 모르는 곡을 어떻게 기억하겠는가..

클래식 음악과 만화적 구성이 잘 어우러져 입맛에 딱 맞는 좋은 드라마였다. '귀를 기울이면' 스타일의 교훈까지 주니까 주니어용 드라마로도 매우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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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3, 2007년 5월 1일
스파이더맨 2, 2004년 6월 30일
스파이더맨, 2002년 5월 3일

스파이더맨 3은 3년 만에 나온 후속작인데다 3000억원대의 초유의 제작비라는 꼬리표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었나 보다. 전세계 동시 개봉이었다는데 어쨌거나 어제 극장에서 본 모습은 티켓이 엄청나게 잘 팔려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스파이더맨 3는 어땠을까?
사람들이 기대를 많이 했다면 적어도 기대 이하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 어느 전편보다 많이 등장하는 괴물들!! 그러니까 1편의 그린 고블린, 2편의 닥터 옥토퍼스와 상대하느라 기진맥진했던 스파이더맨에게 3편은 괴물을 왕창 등장시켜 더 큰 시련을 안겨주고야 만다. (그래서 러닝 타임도 더 길어진걸까..)

해리가 뉴 고블린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건 2편을 통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분자 분리 실험에 노출되어 모래인지 사람인지 모르게 변해버린 샌드맨과 우주에서 떨어진 유성에서 나타난 심비오트, 심비오트에 감염된 블랙 수트 스파이더맨, 그리고 비열한 베놈까지..
액션과 공중씬은 훨씬 빨라지고 리얼해 졌다. 사람들이 주로 칭찬하는 부분이 바로 액션과 화려한 CG들. 감성적인 여성들이라면 메리 제인과 자꾸만 꼬여가는 사랑, 해리와의 안타까운 우정에 신경이 더 갔을 것이다.
액션과 감성, CG와 실사, 영웅과 악당. 진지함과 유머, 선과 악. 참 오묘하게 이 모든 아이템들을 잘도 섞어 놓았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1편이 좋은데.. 2편과 3편에 비하면 참 소박한 1편이지만 평범한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 되고 이 모든 운명의 전환점이 되는 숙부의 죽음이 있는 1편. 1편을 보지 않으면 2편도 3편도 줄거리와 감성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1편과 2편을 보았다면 3편도 내리 봐줘야 한다. 해리와 우정, 메리 제인과 사랑, 이들이 얽어놓은 실타래가 어떻게 풀려 가는지도 확인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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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셔니스트 - 향수 - 페인티드 베일 순서로 영화를 달렸던 2주전 주말.

일루셔니스트의 느낌이 좋아서 감상을 올리고
향수의 충격을 감상으로 올려야 겠다 생각만 하고 있다가 결국 간단한 몇 줄로 대신하고자 한다.

서점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꼭 끼어있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는 발간된지 10년이 넘는 책이다. 처음 국내에 들어왔을 때도 화제의 베스트셀러 였고 지금도 적절한 마케팅 전략 때문인지 베스트셀러다.

제목과 다르게 오싹하고 무서운 이야기, 연쇄살인 등등. 이런 장애로 책에 가까이 하지 못하던 차, 영화를 보았다. (CSI로 간이 커졌다고나 할까. 그러나 난 원래 공포물 싫어한다.)

뭐랄까.. 설명이 필요한데 보지 않으면 말하기 힘든 영화다.
아주 긴 영화이고, 마지막 10여분의 광장 씬은 충격이었다.

화면은 아름답다. 향수를 만드는 과정도 흥미롭다. 생선 시장은 화면 밖으로 냄새는 흘리지 못하지만 비릿한 냄새가 느껴졌다. 미로 정원이 있는 궁전은 아름다운 볼거리였다. 풍성한 붉은 곱슬머리의 젊은 여성들 또한 아름다웠다. 시체가 된 여인들의 피부는 한없이 희고 시체가 되기 전 풍성하고 붉은 머릿결과 대조를 이뤘다.

이 영화는 인간의 욕망,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 자신을 나타내고자 하는 욕망에 대해 끝없이 말하는 영화다. 그러나 욕망은 곧 허무다라는 등식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향기가 퍼지면 향을 잃듯이, 주인공 역시 사라진다.

원작의 엽기성을 최선으로 아름답게 만든 영화라고 생각되는 특별한 영화.
감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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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셔니스트를 광고하는 짧막한 동영상을 보고, 에드워드 노튼의 슬프고 깊은 눈 그리고 설명 못할 낯익은 아름다운 표정에 반해 본 영화. (그간 악역도 많이 했던 에드워드 노튼. 연기파 배우 어쩌구를 떠나서 이렇게 감성적으로 보일 수도 있나.. 영화가 매직이지..)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소년시절의 에드워드, 마을에서 신비한 노인을 만난다. 그는 몇 가지 신비한 마술을 보여주더니 그 자리에서 흔적없이 사라져 버린다. 그가 기대어 있던 커다란 나무와 함께.

나무가 있던 마을길

노인은 나무와 함께 사라진다

그 뒤로 에드워드는 마술에 빠져들고, 마을에서 공주 소피아를 만나 서로 좋아하게 된다. 에드워드는 소피에게 마술을 보여주며 즐겁게 지내지만 둘 사이는 신분 차이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였고 에드워드는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버린다.

카드마술을 보여주며

15년이 흐르고, 에드워드는 아이젠하임이라는 일루셔니스트로 비엔나 무대에 데뷔. 엄청난 인기를 끈다. 어느 날 아이젠하임의 극에 황태자가 약혼녀와 함께 나타난다.
죽음과 영혼에 대해 생각해 보자며 무대 위로 관객을 청하는 아이젬하임. 오만한 황태자는 자신의 약혼녀를 무대위에 세운다.

멋지다. 무대 위의 아이젠하임

15년 만의 재회, 무대위에서

무대에 오른 황태자의 약혼녀는 어릴적 헤어진 공주 소피아. 아이젠하임은 첫 눈에 그녀를 알아보지만 공주는 알아보지 못한다. 거울을 이용한 마술을 보여준 아이젬하임. 무대 뒤에서 공주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고 소피아는 그가 어릴적 헤어진 에드워드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황태자는 이런 환상과 마술을 못마땅해 하며 속임수며 사기라고 생각한다. 황궁에 초청해서도 아이젠하임에게 준비해 온 마술 말고 이곳에 있는 것으로 환상을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아이젠하임은 황태자의 검으로 멋진 마술을 보여주지만, 황태자의 심기를 건드려 미움을 받게 된다. 황태자의 분노로 아이젠하임이 위험에 처할 것을 염려한 소피는 이 사실을 아이젠하임에게 알리고 15년을 건너 뛴 사랑을 재확인한다. 정치적 이유로 황태자와 결혼해야 할 운명으로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공주.

영화에선 이 부분이 멋지다. 대사보다는 에드워드 노튼의 표정과 목소리가 더 눈과 귀에 들어오지만..  아이젠하임은 Do you truley want to leave with me? 라고 묻고 소피는 yes 라고 답한다. 아이젠하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니까 이 때부터 진짜 마술이 시작된다. 두 사람이 함께 사라지기 위한..

그러나! 그렇게 쉽게 사라지면 안되지. 공주가 황태자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분노에 찬 황태자는 소피를 살해한다. 시체는 숲 속 강에서 발견되고 아이젠하임은 슬프게 운다.

울 때도 멋있었다.

소피의 죽음 뒤, 아이젬하임은 어떻게 할까? 그의 마술이 달라진다.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그는 무대에 죽은 영혼을 불러내기 시작한다. 그가 가장 그리워 하고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을.. 그리고 또 떠나보낸다.

영혼을 불려내려는 포즈~

소피가 나타남

소피 환영이 사라지자 슬퍼하는 모습

손을 잡을 수가 없네~

이렇게 슬픈 이별이 영화의 끝이 아니다. 그러나 결말을 말하는 것은 완전 실례. 줄거리 요약은 여기까지만 해둔다.

일루셔니스트는 영혼 혹은 나비를 모티브로 한 사랑 이야기이다.
가구제작자의 아들로 어려서부터 목공을 배워 손재주가 좋은 에드워드는 소피를 위해 나무를 깍아 나비 무늬가 있는 목걸이를 만들어 준다. 이 목걸이는 한번 비틀면 하트 모양이 되고, 그 안에 사진을 숨길 수 있는 비밀 목걸이다. 소피는 이 목걸이를 죽을 때까지 간직한다. 그리고 이 목걸이가 중요한 역할을 한 번 하고 마침내 그 주인에게 돌아가며 영화는 끝이 난다.

나비

나비가 하트로 변하고, 하트 속에 그리운 사진

비밀 목걸이는 결국 주인에게


나는 이런 영화가 참 좋다.
너무 큰 기대를 안하고 보아도, 장면 장면이 멋있는 영화. 자꾸 질문을 던지는 영화. 자꾸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영화. 그리고 사랑을 위해 다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영화. 그리고 때론 나에게도 그런 용기가 있었으면 하고 로맨스를 바라게 하는 영화. 그래서 현실이 아니라 영화 같은 영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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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Wentworth Miller가 광고를 찍으러 우리나라에 왔다는 기사가 포털 웹사이트 첫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지어준 이름은 석호필.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마이클 스코필드 역을 맡고 있는데, 클럽네이트 미국드라마24 클럽에서 누군가가 스코필드를 석호필로 부르기 시작했고 이젠 다 그렇게 부른다.

석호필은 생김새에 비해 의외로 나이가 많고(사실 나랑 동갑이야..ㅋㅋ) 늦게 뜬 배우, 그리고 학벌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궁금해서 imdb에서 검색했다. imdb 프로파일의 정보 depth에 놀라고 말았다.

아래는 그 중 혈통에 관한 내용.

He is of African, Jamaican, English, German Jewish and Cherokee, descent on his father's side, and of Russian, French, Dutch, Syrian and Lebanese descent on his mother's side. (From imdb.com)

도대체 얼마나 많은 종족(?)의 피가 섞인 거냐.. 아시안 계열 빼곤 모두 다.. 아니 체로키이면 인디언이니까 아시아 계열로 보면 되는 건가..

사진을 들여다 보아도.. 알 수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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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만들어진 중국 영화.
마리오가 투게더 안봤냐고 할 때, 분명 눈물이 날 것 같은 영화라는 감을 받았는데 역시나..

이 영화는 바이올린 천재 소년 샤오천과 그를 너무나 사랑하는 아버지 리우 청의 이야기이다. 아들의 바이올린 선생님을 찾아주기 위해 시골에서 북경으로 무대포 상경한 소박한 얼굴의 아버지 리우 청은 등장하는 장면 장면마다 표정이 너무나 실감이 난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얼굴에 공감가는 캐릭터. 샤오천은 그 나이 또래 소년다움과, 또 한편으론 순수하고 솔직하고 남들을 배려할 줄 아는 성품을 가진 재능있는 아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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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시놉시스면 두 부자간에 일어날 법한 일들 어느 정도 짐작이 가고 기승전결도 그려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로 시시하지 않고 감동이 전해지는 좋은 영화다. 음악을 하나도 모른다는 아버지가 아들의 연주만 들으면 저절로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고백하는 걸 보면, 음악이 주는 감동이란 이론과 지식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마음이 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투게더 포스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 하나와, 시골에서 리우 청과 샤오천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는 정겨운 장면 컷을 링크해 본다. 상징적으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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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드라마 콜드 케이스를 보기 시작한 지 20여일 만에 시즌 3에 접어들고 있다.
CSI, Without a trace와 같은 형사/범죄물.
필라델피아 경찰이 주인공이고 미종결 살인 사건을 다룬다.
1930년대 일어난 살인의 범인을 2000년대 들어와 잡아 내기도 하고, 20년에 걸쳐 범행을 저질러 온 연쇄 살인범을 잡아 내기도 한다.

주인공 릴리는 금발머리, 창백한 하얀 피부의 아주 이쁜 여자 경찰이다. CSI에도 금발머리 CSI 대원이 등장하여 맹활약을 펼치니 생김새와 캐릭터면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미국드라마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모르게 성격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 어릴 적 부모나 주변환경으로부터 받은 나쁜 영향에 기인한다. 릴리도 알콜중독자 엄마 때문에 한밤중에도 술 심부름을 해야 했고 그 때문에 많은 상처를 입는다. 그리고 이런 배경이 경찰이 되도록 결심하게 하고, 자신이 맡은 살인 사건의 시체 사진을 머리 맡에 두고 잠을 잘 정도로 죽은 사람, 그리고 범인과 주변 인물들에게 몰입하고 감정 이입하게 된다.

혼자 사는 여성답게 집에 고양이를 두 마리 키우는데, 한 마리는 외눈이고 다른 한 마리는 다리가 셋인 기형 고양이다. 동정심이 이렇게 많으면서도 가족들에겐 냉담하고 차갑다. 자신에게 상처 입힌 사람을 용서 못하는 것이다. 마음이 여린 만큼 냉정한 아이러니.

내가 미국드라마에 빠져 사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런 이상 성격의 주인공들에게서 느끼는 심리적 공감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자기 일에 철두철미하고 맡는 사건 마다 100% 해결하고 성공하면서도 사생활 일부 어딘가 우울하고 애정문제는 거의 대부분 제대로 풀리지 않는.. (미국 드라마, 거의 대부분 이렇다)

그런데 이 밤, 나는 왜 릴리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그녀처럼 일에 더 당당하고 용감해지고 싶어서..? 아님 그렇게 일 잘하는 여자도 안되는 다른 많은 일들이 있다는 것에 위로 받고 싶어서..?

아님 낮에 일어난 우울한 일 때문에 뭔가 털어놓고 싶은데 그럴 기운마저 없어서 릴리 생각이나 하며 시간을 보내는 건가?

잠도 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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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짜'가 하도 재밌다길래, 당장 봐야지 하는 맘으로 극장으로 달려갔다.
일단 소감은 이렇다.
넘넘 재밌다는 거.
흠잡을 데가 거의 없이 두루두루 다 좋고 재밌는 영화라는 거.
그리고 허영만, 김세영의 원작만화를 죄다 읽어 봐야 겠다는 욕구.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이 감독한 이번 영화 '타짜'는 여러모로 '범죄의 재구성'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확실히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사기'와 '도박'의 차이점이 '타짜' 만화 어딘가에 나온다고 하긴 하던데, 그게 뭐라고 말하기 힘들 만큼 도박과 사기엔 공통점이 많다. 그리고 사람들이 영원히 좋아할 만한 소재다. 본인이 당하지 않는 한.

영화를 보고 최동훈 감독의 인터뷰를 읽었다.
http://cafe.naver.com/o0mml0o.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3887

감독이 원작 만화를 영화로 옮기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실존 타짜의 인터뷰 내용도 읽었다.
 http://blog.naver.com/hostmaster?Redirect=Log&logNo=50009157289
타짜의 빛과 그림자를 느꼈다고 해야할까..

영화에서 느낀 재미에 비해 감상평이 너무 시시한 것 같아 영화에 다소 미안하다.
감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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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이후로 생긴 취미 중의 하나가 미국 드라마 보는 것이다. TV로 보는 것 말고 주로 어둠의 경로를 통해 입수해서 보고 있는데, 가장 심취해서 보고 있는 드라마는 CSI 시리즈다.
두번째로 심취해서 보고 있는 드라마는 Without a trace (FBI 실종수사대) 이고,
세번째로 심취해서 보고 있는 드라마는 House 이다.
마지막으로 하도 인기라고 해서 보려고 시도했던 드라마는 Grey's Anatomy 이다.

위 드라마 빼고도 볼만한 인기 드라마는 Lost, Desperate Wives(위기의 주부들), Criminal Mind, Bones, 24, Numb3rs, Cold Case, SVU 등이 있는 듯 하다. Sex and the City와 Friends는 일부러 찾아 보지 않는 드라마다.

암튼.. 인터넷상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능력있는 자막팀의 활약으로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자막을 입수할 수 있지만, 자막없이 보는 것이 극의 묘미를 더해주기에 자막 없이 보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좋아하는 드라마와 아닌 드라마가 나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범죄수사물인 CSI 는 그간 수백편의 에피소드를 봐와서 그런지 자막 없이 시청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그래서 보기 쉽다. (물론 드라마가 재미있으니까 보는 것이지만)
OCN에서 FBI 실종수사대라는 이름으로 방영했던 Without a trace 도 자막없이 시청하는데 별 무리가 없다. 그냥 보면 된다.

그런데 내가 절망하는 드라마가 있으니.. Grey's Anatomy와 House 이다. 둘 모두 의학 드라마다. 모두 병원이 배경이다. 전자는 외과 병동을 다루고, 후자는 진단학을 다룬다는 것에 차이점이 있지만 말이다.

요즘 미국에선 Grey's Anatomy가 시청율 1위다. 시즌 1은 그저 그랬는데 시즌 2에서 인기가 급상승했고 현재 방영중인 시즌 3은 고공비행 중이다. 게다가 CSI와 편성대가 같아 서로 경쟁한다. CSI는 시즌 7이 시작해서 3회까지 방송이 되었는데 Grey's 에  이어 시청율 2위이다. 이런 사정으로, 다시 말하면 Grey's Anatomy가 얼마나 재밌길래 하는 기대감으로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적응이 되질 않는다. 인물들 성격과 인물들간 역학관계는 모두 파악했는데 결정적으로 대사가 안들리는 것이다. OTL

House라는 드라마도 마찬가지이다. Dr. House 가 워낙 말도 많이 하고, 길게 하고, 빨리 하는 데다가 그 내용은 의학 용어로 범벅이 되어 있고 그나마 의학용어가 빠진 대사는 2중적인 의미의 시니컬한 대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매우 재미있다. 그래서 절망하면서도 기를 쓰고 그것을 알아들으려고 노력하고 어떻게 하면 집중 하지 않고도 모두 알아들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미국 드라마를 더 재밌게 보기 위해 영어 실력을 향상시켜야 겠다고 생각하는 요즘.
영어 실력을 더 향상시키려면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고민하는 요즘, 뭔가 정확한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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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라는 미국 드라마가 재밌다는 입소문을 들었는데, 억제(?)하지 않고 시즌 1을 모두 찾아 보고 말았다. (각 에피소드의 플롯과 필름 완성도가 영화 못지 않으니 시간을 쏟아 부을 여유있는 지인들은 참지 말고 보길 권한다.)

프리즌 브레이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은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의 정신병 상담 내용이다. 에피소드 9에 나오는데 어릴적 정신과 상담을 받았고 그 때 내려진 소견은 우리의 주인공이 잠재억제부족증(low-latent inhibition)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증상은 간단히 말해 사물을 볼 때 일반인들이 눈으로 보는 것과 다르게 사물을 더 깊이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에피소드에 나온 전등을 예로 든다면 일반인은 전등 이미지만 보지만 이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전등 몸체, 전구, 볼트 심지어 볼트 와셔까지 다 본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뇌는 이러한 주변 환경의 자극을 차단(억제) 하는 데 반해 잠재억제부족증의 사람들은 주변 환경에 매우 민감하고, 소위 말해 미쳐버린다. 그러나 IQ가 높은 사람이 잠재억제부족증을 앓는다면 거의 항상 창의력이 풍부한 천재가 된다고 한다. 마이클 스코필드는 후자의 케이스, 즉 일반인과 다르게 사물을 바라보는 고지능의 천재다.

이쯤에서 하나 더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CSI 시즌 6에서 10살 남짓한 천재 꼬마 소녀의 이야기다. 이 소녀는 월반에 월반을 거듭하여 고등학생이 되어 자신의 이복오빠와 같은 학교에 다닌다. 그런데 이 오빠가 살인을 저지르고 CSI가 수집한 명백한 증거 또한 그녀의 오빠가 살인자라는 것을 분명히 말해준다. 그러나 이 소녀는 오빠를 구하기 위해 전략을 세운다. 자신이 살인자라고 고백하는 것이다. 결국 그 소녀 때문에 재판은 연기되고 CSI는 어이없어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재조사를 수행한다. 그러나 이 소녀가 깔아놓은 많은 증거들 때문에 정황은 혼잡하게 변해가고 결국 법정에서는 소녀도 오빠도 모두 살인자가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둘 다 무죄.
여기까지가 대강의 줄거리인데 지금 생각하니 이 소녀도 잠재억제부족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점을 분명히 말해 주는 장면 하나는 이 소녀가 다니는 학교의 과학선생님을 워릭이 인터뷰하는 부분이다. 그 과학선생님은 워릭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녀는 분명 범인이 아니다. 그녀가 실험실의 독극물을 달라고 해도 자신은 기꺼이 내주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가 그 독글물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지 너무나 알고 싶기 때문에. 그녀가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 보고 있을 때 자신은 한숨을 쉰다고. 그녀가 보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너무 알고 싶기 때문에..
아마도 과학선생님은 천재가 바라보는 세상이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음.. 나긋하게 신음이 난다. 똑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느끼고 창조력을 발휘하는 선천적 능력이 너무나 궁금하고 한편으론 부럽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가까이 있어 곁에서 볼 수 있다면 난 어떤 기분일까..? 아마도 내 지각능력 수준에선 천재를 곁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지만, 여전히 낮은 한숨이 쉬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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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만 기다려 왔는데, 개봉일 + 1일 째 되는 오늘 보고 왔다.

영화 보기 전에 네이버 네티즌 리뷰 평점을 봤더니 10점 만점에 6.95점(757명 참여). 오 마이 갓. 70점도 안된단 말인가? 3,000여명이 8.99점을 준 미션 임파서블 3에 비하면 형편없이 낮은 점수다. 기독교인들이 1점을 주고 있다는 루머가 나돌긴 하는데 이건 정말 우스운 일이고 암튼 일단 보고 나서 이야기 하기로 하고 극장으로 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내가 매긴 점수는 9.5. 미션 임파서블 3도 봤지만 솔직히 내 취향으론 두 영화가 비교가 잘 안된다. 각 영화를 감상하는 목적에 충실할 경우 M.I. 3도 80점 이상은 받겠지.

암튼 내 생각으론 네티즌들이 다소 과할 정도로 다빈치 코드 영화에 낮은 점수를 매기고 있는 것 같다. 다들 실망했고 책이 낫다고 하는데 이건 당연하고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다.  왜냐하면 소설 다빈치 코드가 반전과 음모, 암호 등등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내용들인데 이미 책을 다 읽어서 답을 알고 있는 감상자들에겐 감상거리가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코드를 풀어 해답도 알고 있고 범인이 누군지도 알고 있고 음모가 무엇인지도 알고 있으며 심지어 그들이 어디로 갈 것인지도 뻔하니까.. 그래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visual 뿐. 루브르 박물관이나 템플 성당, 로슬린 성당의 모습, 그리고 상상으로 머릿속에서 그려본 크립텍스나 장미 문양 은행 열쇠, 다빈치의 명화 등 소설에 등장하는 악세서리, 티빙 경이 사는 집이라던가, 알비노인 사일러스의 창백한 모습이라던가..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려 본 모든 장면 장면들과 영화로 구현된 장면 장면 들을 비교해 보면 이 영화가 정말 그렇게 낮은 점수를 받을만 한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원작에 충실하고 메시지를 전하려고 애쓴거 맞는데..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바로 주인공 로버트 랭던과 소피 느뵈의 캐릭터다. 어딘가 모르게 약한게 사실이다. 톰 행크스의 변신한 모습은 나쁘지 않았다. 넓은 이마는 랭던의 천재(?)적인 모습을 대변하고 크고 말라보이는 모습도 랭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어차피 내면 연기를 할 수 있는 장면이 맨 마지막 장면 빼곤 없는 형편이라서 그럴싸한 캐릭터라곤 없는 걸 뭐. 소피 느뵈는 음.. 뭐랄까.. 책에서도 그렇게 갸날픈 이미지 였나..? 문제를 푸는데 뭔가 많은 기여를 했던 것 같은데..  소피 자체가 워낙 중요한 인물이고 비밀 그 자체라 그녀의 역할이 축소된 감이 있어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 밖의 인물들은? 별 불만 없다. 티빙 경의 이안 맥컬런은 무슨 역을 하던 그 역할에 착 달라붙는 완벽함이 느껴진다.

책을 안 읽은 사람이라면 더 재밌게 보고 더 높은 점수를 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미 우리나라에서만 40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간 다빈치 코드를 아니 스포일러를 접한 그들이 영화평을 하라는 건 불공평한 일이지..

음.. 나는 언제 루브르 박물관에 가보나.. 로즈라인도 밟아 보고 싶고 유리 피라미드 앞에서 사진도 찍어 보고 싶다.

- 성배가 정말 존재하는가 안하는가가 심각하지 않은 재은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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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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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사건을 두고 각기 사람마다 서로 다른 진술(?)을 할 때, 그래서 그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게 될 때.. 이런 상황을 묘사하는 말로 라쇼몽이란 말을 쓴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이란 영화가 미친 영향이 매우 강력했음을 역으로 알게 되는 셈이기도 한데..

생뚱맞게 라쇼몽을 음미해 보는 것은 최근에 본 CSI 에피소드가 인상에 남기 때문이다. CSI 시즌 6 에피소드 21, 에피소드 제목은 Rashomama 인데, Rashomon 과 mama의 합성어로 짐작되는 타이틀로 2가지 사건을 함축한다고 하겠다. CSI 요원들이 범죄현장에서 수집한 증거들이 Nick의 차안에 있는데 밥먹는 사이 누군가 이 차를 훔쳐가 버린다. 다시 말해 수집한 증거들이 도난을 당하고 결국 요원들은 물리적 증거가 아닌 '기억'에 의존하여 증거들을 재수집한다. 이 과정에서 요원 각각이 똑같은 사건 현장에서도 다른 관점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각자의 견해로 추리를 펴나가는 (rashomon 적인) 것을 보여준다. mama가 붙은 이유는 간단한데 살해당한 피해자가 엄마이기 때문이다. 아들의 결혼식장에서 사망한 엄마.

암튼 CSI 시즌 6이 거의 끝나가고 있어 그런지, 이번 에피소드에는 더 공을 들여 독특하게 이끌어 나간 것 같다. 그러나 이 에피소드의 메시지는 그리썸 반장의 입으로 분명하게 전달된다. 모두 각자의 기억에 의존한 수사를 펼치지만 그것들이 가리키는 것은 결국 하나이고 모두 같다고 말이다. 라쇼몽의 모호함과 대비되는 그리썸 다운 결론이다.

*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그리썸의 시니컬한 인간미는 매우 매력이 있다. 시니컬한 인간미라고 모순된 말 같은데, 나로써는 이 말 말고는 그리썸의 캐릭터를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 그리고 오늘은 CBS 홈페이지에서 새로운 표현을 하나 익혔다. Technicolor cynical 이란 표현이다. 이 표현은 Sarah가 가지고 있는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된 것인데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총천연색으로 냉소적인' 이란 뜻이 된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러나 Sarah가 결혼과 사랑에 대해 보인 반응, 그리고 내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부정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할 때를 떠올려 보면 바로 이렇게 총천연색으로 시니컬하게 됨을 즉각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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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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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 넘으신 것 같은데, 암튼 얼마전에 결혼하신 부장님이 한 분 계시다. 같은 층에 있었기 때문에 자주 볼 수 밖에 없는데, 어느 날 이야기를 하다가 나보고 '사랑을 놓치다' 란 영화를 꼭 보라는 거였다. 사랑에 대한 많은 토론이 가능한 영화라면서.. 그런데 아직 못보고 있다. 사실 보기가 겁난다. 제목도 겁나지 않은가.. 사랑을 놓치다.

또 어제는 회사 후배랑 이야기를 하는데 나보고 '연애의 목적'이란 영화를 봤냐고 묻는 것이다. 안봤다고 했더니 꼭 보랜다. 그 영화도 사랑과 연애에 대한 많은 토론이 가능한 영화일까? 그 영화에 박해일과 강혜정이 나온다는데 강혜정은 알아도 박해일을 몰라서 누구냐고 그랬더니 '살인의 추억' 마지막에 범인으로 나오는 배우란다. 음.. '살인의 추억'을 안봤다고 했더니 거의 원시인 취급을 한다. 자기는 여섯번을 봤다나.. 근데 난 '살인의 추억' 보기가 겁난다. CSI에서 인체를 해부하고 손과 발이 따로 따로 발견되고 눈알이 뽑히는 장면은 겁이 안나는데, 우리나라 영화는 너무나 허를 찌르는 신랄함이 있어서 겁이 난다. 각오를 하고 보지 않으면 안된다. 내가 오해하는 걸까..?

암튼.. '사랑을 놓치다'와 '연애의 목적'을 봐야 그들과 사랑과 연애에 대한 토론이 가능할 것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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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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