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 운암정에서 황복회 요리로 운암정의 차기 주인을 가리는 시합 모습 (왼쪽이 오봉주, 오른쪽이 성찬)

지난 토요일 영화 식객을 봤다. 유성 노은동 '씨네 위'라는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봤는데 이 극장은 어찌나 한가하던지 앞으론 이 극장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한편 영화 '식객'는 오늘 날짜로 개봉 3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식객이 재미없어서 극장이 한산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고 '씨네 위' 위치가 외진 관계로 원래 한산하다고 해석해야 한다.

허영만 원작의 만화 식객은 한때 포털 페이지에서 연재를 해줘서 재밌게 읽곤 했는데, 영화와는 많은 차이가 있음이 사실이다. 영화로 보는 식객은 대결구도를 축으로 해서 흥미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대장금 스타일로 음식을 예술과 감성으로 그려내었다. 만화 초밥왕이 생선과 초밥이 주 요릿감인 반면, 식객은 우리 한국 음식, 예를 들면 홍어회나 김장김치 각종 장 등 토속적이고 전통적인 우리 음식이 주를 이루는 한국 만화다. 물론 영화에서는 화려한 궁중 음식이 등장해 눈과 미감을 끊임없이 자극해서 관객들을 끌어 모으는데 일조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과 '한국인의 정서'가 영화의 맥인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만이 느끼는 감동이 있는 우리 영화이기도 한 것이다.

이 영화가 너무 무난하고 밋밋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원작에 비해 너무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원작과는 다른 맛으로 재탄생한 새로운 작품으로 봐주면 된다.

좋은 영화. 별 다섯.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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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악: 살인의 추억. 지루하다는 평이 많지만 볼만 함. 근데 결국 안잡힌 범인, 정말 미웠음.

심슨 더 무비: 엽기와 재미. 다소 빤한 결말이 되어 아쉽지만..

007 카지노 로얄: 개봉한지 한참 지났으나 영화에 바하마 풍광이 나온다고 하여 봄. 별 기대를 안했으나 재밌게 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007을 포기하는 제임스 본드. 완전 다른 007.

블루스톰: 정말 이쁜 제시카 알바 주연의 시원한 보물찾기 영화. 역시나 바하마 풍광이 나온다기에 본 영화. (바하마에 완전 feel이 꽂힌 상태) 기대 이상으로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모습을 실컷 볼 수 있어서 좋았음. 따뜻한 바닷속 풍광까지 멋지심.


요약: 최근 개봉작 2개는 별로 였고 지난 영화 2개는 기대 이상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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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극장에서 용가리를 보던 날, 전날 잠을 잘 못 잔 것도 이유겠지만 결국 지루한 내용이 문제였던 것 같고 결과적으로 초반 약20분을 보다가 잠을 잤다. 그래서 보았지만 기억엔 전혀 없는 영화가 용가리이고 기억에 없기 때문에 영화감상평도 못하는 영화가 용가리이다.

디-워는 해리포터와 불사조의 기사단을 보러 갔을 때 예고편을 보고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빌딩을 감고 솟구쳐 오르는 이무기가 어찌나 멋지던지! 그리고 동시에 용가리를 보러 가게 된 이유가 떠올랐다. 용가리도 눈동자 움직이는 CG에 반해서 보러간 것 아니었던가.. 설마 또 잠들어버리는 사태가 재연될까 하는 걱정도 일부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게 손해 볼 것도 없으므로 고고싱. 러닝 타임 약 100분.

디-워에서 느낀 재미는 트랜스포머에서 느낀 재미와 거의 비슷하다. 트랜스포머 보면서 '우와 재밌다' 이런 느낌 못 가졌지만 볼 만했고 디-워도 마찬가지였다.
스토리텔링, 개연성을 가지고 말한다면 디-워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어색하다. 트랜스포머도 황당한 구석이 있지만 디-워는 이보다 심했다.
CG는 어땠을까? 촌스럽거나 화면에 안어울리게 어색하지도 않았고 훌륭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들, 빌딩을 감아 올라가는 나쁜 이무기 씬, 추격장면의 스피드와 긴장감 표현, 그리고 마지막 착한 이무기가 마침내 여의주를 물고 용이 되어 승천하는 씬. 모티브 자체가 이무기이기 때문에 다른 외산 영화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독특한 장면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아한다. 그렇지만 전투씬에 등장하는 갑옷군단과 괴물들. 스타워즈를 보는 듯 했다. 정말 비슷하다. 누군 반지의 제왕이랑 비슷하다고 했는데 아마도 두 영화를 다 참조했을 터이고 어딘가 비슷한 족적을 남겼겠지..
영화 흐름은 빠르고 지루하지도 않다.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야기가 따지고 들면 한없이 황당한 부분들이 많다라는 거.

여기까지가 나의 영화감상일기이다. 그런데 포털에 자꾸 디-워 논쟁이 노출되기에 그걸 읽다가 확 빠져버리고 말았다. 디-워 러닝타임만큼의 시간을 들여 지난 8월 9일 밤에 MBC에서 방송한 100분 토론 "“디-워”(D-WAR),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를 다시보기 한 것이다. 영화만큼이나 흥미진진한 것이 자연스럽게 디-워와 주변 사건들에 대해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전에 있었던 100분 토론 모티브가 된 일련의 평론가와 네티즌들의 갈등도 알게 되었고 100분 토론 후폭풍에 대한 이야기도 알게되었다. 영화와 사회현상이 믹싱되어 지상파 토론까지 벌어지니 영화 이외의 재미를 얻게 되고 흥미진진한 상황이다. (지금은 좀 누그러진 듯도 하지만..)

100분 토론을 보면 4명의 패널리스트들의 이야기들에 많은 부분 공감하게 된다. 토론에서 논쟁하고자 하는 요점도 매우 명확하다. 일부 패널리스트가 요점을 조금씩 벗어났고 엉뚱한 말을 해서 맘에 안들었긴 했지만 말이다.
 
디-워가 개봉하기 전, 심감독은 여러 지상파 오락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와 자연스럽게 영화를 홍보했다. 나는 심형래 감독이 무픕팍 도사에 나온 건 못봤고, 상상플러스에 나온 건 봤다. 상상플러스에서 심형래 감독 자신의 입장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요점은 진중권식 표현을 빌리자면 애국코드와 인생극장 코드였던 듯 하다. 그러나 그러한 장면들이 어색하거나 과장되게 느껴지지 않았으며 특별히 마케팅이라는 느낌도 없었던 듯하다.(기억도 잘 안나고, 보통 영화 개봉전 연예인들이 오락프로에 게스트로 종종 나와 한두마디씩 영화에 관해 말을 하니까) 그러나 결과적으로 심감독의 이런 홍보전략(?)은 큰 효과를 얻었다. 많은 네티즌들이 그를 응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일부 평론가가 개인 블로그와 언론에 기고한 글이 문제가 되었다. 왜냐면 네티즌들이 반맹목적으로 응원하고 있는 영화를 일부 평론가가 나쁘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 개봉전이었으므로 영화 자체를 평론한 것이 아니고 네티즌들의 과열된 응원과 충무로를 비난하는 사회현상의 기이성에 대해 비판한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어쨌거나 기분이 나빴을 네티즌들,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 보통 이런 이슈거리에는 이런 식의 대응이 계속 있어왔고 이상할 것도 없으며 무시하면 그만인 부분도 있는데 이번에는 심했다 싶었는지 생방송으로 토론까지 열려 버린 것이다. 덕분에 영화 디-워 플러스 알파의 재미를 느끼는 중이라 고맙긴 하다.

한편으론 사람들은 과연 디-워를 어떤 기대감으로 볼까 궁금하다. 내 경우 확실히 디-워를 심형래 감독의 유명세나 역경과 성취라는 배경에 취해 보는 것도 아니고 CG기술이 국산이라서 애국심에 기초한 자긍심에 보겠다는 것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챙겨보겠다는 심리에 기반한 것이다. 그리고 극장가에 딱히 보고싶은 영화도 없고, 여름 겨냥 공포영화는 워낙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이유는 일반화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공포영화는 누구나 보기엔 역부족이고 혈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은 이미 개봉을 마친 상태라 지금 극장가에 없다는 것. 결국 개봉시기를 잘 잡은 것, 적절한 마케팅, 이슈들로 인한 유명세 등이 개봉 첫주에 관객수 400만을 훌쩍 넘게 하는 것이리라고 생각할 수 밖에.
나름 분석을 하자면 이번 논쟁사태는 심형래감독이 주는 감성적인 효과들과 이에 대한 적극 찬동 그리고 반대의견이 참여와 익명성의 인터넷이라는 창구를 통해 표현되면서 효과가 증폭되었기 때문이다. 100분 토론에서 한 패널리스트로 이런 관점에서 이 사태를 해석했는데 공감한다. 다만 요점을 벗어난 개인비하로까지 글을 써대는 유치한 행태는 지양되어야 옳다.

그러나 그것을 보면서 즐기는 사람도 결국 우리 자신이고 부추기는 것도 우리 자신이다. 모두가 똑같이 성숙해지지 않는 한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고 나는 비관론자처럼 모든 사람이 결코 동시에 성숙할 수는 없으며 결국 이런 일은 두고 두고 반복되리라는 것에 한 표를 던진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몹시 궁금해 하면서 글을 마친다.
(영화와 상관없이 인생과 세상살이에 대한 글로 결론이 나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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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네이버 영화에 링크된 헌즈다이어리)

모든 것은 변신한다는 영화 '트랜스포머'를 봤다.
짠돌이 회사 후배가 심심했는지 같이 보러 가자고 하길래 말이다. 한참 영화를 보는 중에 '선배님은 이런 영화 좋아하잖아요' 하기에 뜨끔했다. 실제로 SF영화, 화려만 컴퓨터 그래픽, 로봇, 변신, 오락 영화 등 어느 하나 내가 안 좋아하는 것이 있더냐..

그런데 너무 늦은 시각에 본 게 탈이었을까? 아니면 금발의 신호분석전문가라는 여자가 잘 안되는 연기로 DNA 컴퓨터, 유기체 어쩌구 하면서 매우 비과학적으로 싱겁게 일을 하는 장면 때문일까? 아니면 안젤리나 졸리의 아버지가 국방장관으로 나와 시종 고민스런 표정으로 뭔가 앞뒤 안맞고 별 의미없는 대사를 내뱉는 장면 때문일까? 아니면 섹터7 소속의 비밀요원들이 짜증나게 하기 때문? 그것도 아니면 스타스크럼, 디셉티콘, 옵티머스 프라임, 메가트론, 사이버트론, 본 크러셔, 블랙아웃 등등.. 너무 만화같은 이름들 때문에..? (사실 만화)

괜한 트립 잡지 말고 이 영화의 진짜 볼거리인 변신 장면만 생각해 보자. 영화에는 많은 종류의 자동차가 등장한다. 스포츠카와 경찰차 부터 장갑차, 헬리콥터, 초대형 트럭까지. 그리고 사막에선 전투기들과 대형 미사일들도 등장해 많은 볼거리를 준다. 게다가 이들은 변신을 한다. 차들이 로봇이 된다고 해서 오토봇 군단이라 이름 붙은 듯 하다. 자동차가 거대한 로봇이 되고, 거대한 로봇이 다시 자동차가 된다. 심지어 핸드폰까지 변신을 한다. 또 이들 로봇은 말을 하고 생각을 하고 감성이 있고 유머러스하고 때론 악한.. 그러니까 실제로는 로봇처럼 생겼지만 외계인, 외계 생명체다.

옵티머스 프라임이나 범블비의 변신은 진짜 멋졌다. 악당 메가트론은 변신 장면이 없었는데, 어쨌거나 로봇으로 있을 때 외관은 멋졌다. '큐브'는 어떤가? 큐브 없이는 오토봇의 고향 행성인 사이버트론이 재건될 수 없다는데.. 큐브는 이 영화의 모티브로 핸드폰이 벌레같은 로봇으로 변하는데 에너지원으로 출현하고 그 뒤로는 작아진 뒤 결국 파괴된다. 우리의 주인공 젊은 청년 샘이 이 역할을 담당하여 영웅이 되고 그가 사모하는 아름답고 용감한 여성 미카엘라 또한 그를 도와 열심히 지구를 구하는..

음.. 뭔가 글을 매우 길게 쓰고 있다. 지금은 변신 장면을 다시 떠올리려 해도 기억이 안나는데.. 그래도 로봇과 변신에 대한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임에 틀림없고, 혹 생각하고 말하는 인공지능 전투기가 주인공인 영화 '스텔스'를 좋아한다면 트랜스포머도 덩달아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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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일본 애니메이션.
그리고 오랜만에 감성에 자극을 받게 한 조용하고 아름다운 영화.

재패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중독성도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여운이 길게 남고, 감성을 자극하는 것을 많이 만나게 된다. 동화같기도 하고 비현실적이며 사이버틱하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꿈꾸게 하는 몽환감을 가지면서도 평범한 주인공들 때문에 쉽게 몰입되기도 하는 것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1965년에 발표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츠츠이 야스타카 작) 이 원작은 발표 이후 영화, 드라마, 만화 등 다양한 장르로 재구성될 만큼 인기였다고 하는데, 2006년 애니메이션으로 발표되기까지는 약 4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제목이 말해주다시피 시간을 달리는 소녀, 달리거나 구르거나 멀리 점프할 때마다 원하는 시점으로 타임 리프를 할 수 있는 소녀가 겪는 성장 소설이다. 마코토라는 이름의 여고생은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이 타임 리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쪽지 시험 전 시간으로 돌아와 100점을 맞고, 노래방에서 1시간 마다 타임 리프를 해 10시간을 노래 부르는 등 한껏 신이 나서 이 재주를 장난인냥 소비한다. 그런 소녀에게 조언해 주고 차분함을 주는 것은 미술관에서 옛 미술품을 복원하는 일을 하는 소녀의 이모이다. 어쨌거나 소녀는 장난처럼 타임 리프를 사용하고 어느 날 이것을 엉뚱한 곳에 써버린다.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소년과 친구로 남고 싶어 고백하는 시간을 자꾸 피해 버리는 것이다. 결국 선한 의도로 타임 리프를 계속 하던 마코토 앞에 시간과 사건이 꼬여 버리게 된다. 소중한 사람과 이별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선이 아주 깔끔하고 정갈하다. 배경 역시 신선하고 시원하며 착한 하늘 빛이다. 등장하는 소녀와 친구들은 선하고 순수하다. 조언을 해 주는 소녀의 이모는 신비한 듯 완벽하게 보인다. 영상을 보는 것 만으로도 순수하고 깨끗하게 보인다는 것이 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가진 가장 훌륭한 감성 자극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후반부 슬프지만 기다림으로 마무리하며 흘리는 눈물은 어딘가 우리들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었을 법한 순수함을 가장 크게 자극한다.

이 영화를 보며 누구나 한번쯤 떠올려봤음직한 질문. 나에게도 어느 날 갑자기 타임 리프의 능력이 생긴다면 나는 어느 시기로 돌아갈까? 나는 무엇을 되돌리고 싶을까?



* 아래는 일본어 및 영어 포스터이다. 하늘을 배경으로 한껏 뛰어오르는 마코토의 모습이 이 영화의 모티브를 대변해 주는 것 같다. 포스터의 단순함과 시원함이 마음에 들어 언어 버전별로 찾아서 올려 본다.

* 일본 포스터 중 기찻길 건널목과 자전거가 그려진 포스터 역시 줄거리의 중요한 모티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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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3은 3년 만에 나온 후속작인데다 3000억원대의 초유의 제작비라는 꼬리표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었나 보다. 전세계 동시 개봉이었다는데 어쨌거나 어제 극장에서 본 모습은 티켓이 엄청나게 잘 팔려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스파이더맨 3는 어땠을까?
사람들이 기대를 많이 했다면 적어도 기대 이하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 어느 전편보다 많이 등장하는 괴물들!! 그러니까 1편의 그린 고블린, 2편의 닥터 옥토퍼스와 상대하느라 기진맥진했던 스파이더맨에게 3편은 괴물을 왕창 등장시켜 더 큰 시련을 안겨주고야 만다. (그래서 러닝 타임도 더 길어진걸까..)

해리가 뉴 고블린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건 2편을 통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분자 분리 실험에 노출되어 모래인지 사람인지 모르게 변해버린 샌드맨과 우주에서 떨어진 유성에서 나타난 심비오트, 심비오트에 감염된 블랙 수트 스파이더맨, 그리고 비열한 베놈까지..
액션과 공중씬은 훨씬 빨라지고 리얼해 졌다. 사람들이 주로 칭찬하는 부분이 바로 액션과 화려한 CG들. 감성적인 여성들이라면 메리 제인과 자꾸만 꼬여가는 사랑, 해리와의 안타까운 우정에 신경이 더 갔을 것이다.
액션과 감성, CG와 실사, 영웅과 악당. 진지함과 유머, 선과 악. 참 오묘하게 이 모든 아이템들을 잘도 섞어 놓았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1편이 좋은데.. 2편과 3편에 비하면 참 소박한 1편이지만 평범한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 되고 이 모든 운명의 전환점이 되는 숙부의 죽음이 있는 1편. 1편을 보지 않으면 2편도 3편도 줄거리와 감성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1편과 2편을 보았다면 3편도 내리 봐줘야 한다. 해리와 우정, 메리 제인과 사랑, 이들이 얽어놓은 실타래가 어떻게 풀려 가는지도 확인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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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셔니스트 - 향수 - 페인티드 베일 순서로 영화를 달렸던 2주전 주말.

일루셔니스트의 느낌이 좋아서 감상을 올리고
향수의 충격을 감상으로 올려야 겠다 생각만 하고 있다가 결국 간단한 몇 줄로 대신하고자 한다.

서점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꼭 끼어있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는 발간된지 10년이 넘는 책이다. 처음 국내에 들어왔을 때도 화제의 베스트셀러 였고 지금도 적절한 마케팅 전략 때문인지 베스트셀러다.

제목과 다르게 오싹하고 무서운 이야기, 연쇄살인 등등. 이런 장애로 책에 가까이 하지 못하던 차, 영화를 보았다. (CSI로 간이 커졌다고나 할까. 그러나 난 원래 공포물 싫어한다.)

뭐랄까.. 설명이 필요한데 보지 않으면 말하기 힘든 영화다.
아주 긴 영화이고, 마지막 10여분의 광장 씬은 충격이었다.

화면은 아름답다. 향수를 만드는 과정도 흥미롭다. 생선 시장은 화면 밖으로 냄새는 흘리지 못하지만 비릿한 냄새가 느껴졌다. 미로 정원이 있는 궁전은 아름다운 볼거리였다. 풍성한 붉은 곱슬머리의 젊은 여성들 또한 아름다웠다. 시체가 된 여인들의 피부는 한없이 희고 시체가 되기 전 풍성하고 붉은 머릿결과 대조를 이뤘다.

이 영화는 인간의 욕망,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 자신을 나타내고자 하는 욕망에 대해 끝없이 말하는 영화다. 그러나 욕망은 곧 허무다라는 등식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향기가 퍼지면 향을 잃듯이, 주인공 역시 사라진다.

원작의 엽기성을 최선으로 아름답게 만든 영화라고 생각되는 특별한 영화.
감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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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만들어진 중국 영화.
마리오가 투게더 안봤냐고 할 때, 분명 눈물이 날 것 같은 영화라는 감을 받았는데 역시나..

이 영화는 바이올린 천재 소년 샤오천과 그를 너무나 사랑하는 아버지 리우 청의 이야기이다. 아들의 바이올린 선생님을 찾아주기 위해 시골에서 북경으로 무대포 상경한 소박한 얼굴의 아버지 리우 청은 등장하는 장면 장면마다 표정이 너무나 실감이 난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얼굴에 공감가는 캐릭터. 샤오천은 그 나이 또래 소년다움과, 또 한편으론 순수하고 솔직하고 남들을 배려할 줄 아는 성품을 가진 재능있는 아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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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시놉시스면 두 부자간에 일어날 법한 일들 어느 정도 짐작이 가고 기승전결도 그려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로 시시하지 않고 감동이 전해지는 좋은 영화다. 음악을 하나도 모른다는 아버지가 아들의 연주만 들으면 저절로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고백하는 걸 보면, 음악이 주는 감동이란 이론과 지식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마음이 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투게더 포스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 하나와, 시골에서 리우 청과 샤오천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는 정겨운 장면 컷을 링크해 본다. 상징적으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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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짜'가 하도 재밌다길래, 당장 봐야지 하는 맘으로 극장으로 달려갔다.
일단 소감은 이렇다.
넘넘 재밌다는 거.
흠잡을 데가 거의 없이 두루두루 다 좋고 재밌는 영화라는 거.
그리고 허영만, 김세영의 원작만화를 죄다 읽어 봐야 겠다는 욕구.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이 감독한 이번 영화 '타짜'는 여러모로 '범죄의 재구성'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확실히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사기'와 '도박'의 차이점이 '타짜' 만화 어딘가에 나온다고 하긴 하던데, 그게 뭐라고 말하기 힘들 만큼 도박과 사기엔 공통점이 많다. 그리고 사람들이 영원히 좋아할 만한 소재다. 본인이 당하지 않는 한.

영화를 보고 최동훈 감독의 인터뷰를 읽었다.
http://cafe.naver.com/o0mml0o.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3887

감독이 원작 만화를 영화로 옮기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실존 타짜의 인터뷰 내용도 읽었다.
 http://blog.naver.com/hostmaster?Redirect=Log&logNo=50009157289
타짜의 빛과 그림자를 느꼈다고 해야할까..

영화에서 느낀 재미에 비해 감상평이 너무 시시한 것 같아 영화에 다소 미안하다.
감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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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만 기다려 왔는데, 개봉일 + 1일 째 되는 오늘 보고 왔다.

영화 보기 전에 네이버 네티즌 리뷰 평점을 봤더니 10점 만점에 6.95점(757명 참여). 오 마이 갓. 70점도 안된단 말인가? 3,000여명이 8.99점을 준 미션 임파서블 3에 비하면 형편없이 낮은 점수다. 기독교인들이 1점을 주고 있다는 루머가 나돌긴 하는데 이건 정말 우스운 일이고 암튼 일단 보고 나서 이야기 하기로 하고 극장으로 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내가 매긴 점수는 9.5. 미션 임파서블 3도 봤지만 솔직히 내 취향으론 두 영화가 비교가 잘 안된다. 각 영화를 감상하는 목적에 충실할 경우 M.I. 3도 80점 이상은 받겠지.

암튼 내 생각으론 네티즌들이 다소 과할 정도로 다빈치 코드 영화에 낮은 점수를 매기고 있는 것 같다. 다들 실망했고 책이 낫다고 하는데 이건 당연하고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다.  왜냐하면 소설 다빈치 코드가 반전과 음모, 암호 등등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내용들인데 이미 책을 다 읽어서 답을 알고 있는 감상자들에겐 감상거리가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코드를 풀어 해답도 알고 있고 범인이 누군지도 알고 있고 음모가 무엇인지도 알고 있으며 심지어 그들이 어디로 갈 것인지도 뻔하니까.. 그래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visual 뿐. 루브르 박물관이나 템플 성당, 로슬린 성당의 모습, 그리고 상상으로 머릿속에서 그려본 크립텍스나 장미 문양 은행 열쇠, 다빈치의 명화 등 소설에 등장하는 악세서리, 티빙 경이 사는 집이라던가, 알비노인 사일러스의 창백한 모습이라던가..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려 본 모든 장면 장면들과 영화로 구현된 장면 장면 들을 비교해 보면 이 영화가 정말 그렇게 낮은 점수를 받을만 한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원작에 충실하고 메시지를 전하려고 애쓴거 맞는데..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바로 주인공 로버트 랭던과 소피 느뵈의 캐릭터다. 어딘가 모르게 약한게 사실이다. 톰 행크스의 변신한 모습은 나쁘지 않았다. 넓은 이마는 랭던의 천재(?)적인 모습을 대변하고 크고 말라보이는 모습도 랭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어차피 내면 연기를 할 수 있는 장면이 맨 마지막 장면 빼곤 없는 형편이라서 그럴싸한 캐릭터라곤 없는 걸 뭐. 소피 느뵈는 음.. 뭐랄까.. 책에서도 그렇게 갸날픈 이미지 였나..? 문제를 푸는데 뭔가 많은 기여를 했던 것 같은데..  소피 자체가 워낙 중요한 인물이고 비밀 그 자체라 그녀의 역할이 축소된 감이 있어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 밖의 인물들은? 별 불만 없다. 티빙 경의 이안 맥컬런은 무슨 역을 하던 그 역할에 착 달라붙는 완벽함이 느껴진다.

책을 안 읽은 사람이라면 더 재밌게 보고 더 높은 점수를 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미 우리나라에서만 40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간 다빈치 코드를 아니 스포일러를 접한 그들이 영화평을 하라는 건 불공평한 일이지..

음.. 나는 언제 루브르 박물관에 가보나.. 로즈라인도 밟아 보고 싶고 유리 피라미드 앞에서 사진도 찍어 보고 싶다.

- 성배가 정말 존재하는가 안하는가가 심각하지 않은 재은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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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 넘으신 것 같은데, 암튼 얼마전에 결혼하신 부장님이 한 분 계시다. 같은 층에 있었기 때문에 자주 볼 수 밖에 없는데, 어느 날 이야기를 하다가 나보고 '사랑을 놓치다' 란 영화를 꼭 보라는 거였다. 사랑에 대한 많은 토론이 가능한 영화라면서.. 그런데 아직 못보고 있다. 사실 보기가 겁난다. 제목도 겁나지 않은가.. 사랑을 놓치다.

또 어제는 회사 후배랑 이야기를 하는데 나보고 '연애의 목적'이란 영화를 봤냐고 묻는 것이다. 안봤다고 했더니 꼭 보랜다. 그 영화도 사랑과 연애에 대한 많은 토론이 가능한 영화일까? 그 영화에 박해일과 강혜정이 나온다는데 강혜정은 알아도 박해일을 몰라서 누구냐고 그랬더니 '살인의 추억' 마지막에 범인으로 나오는 배우란다. 음.. '살인의 추억'을 안봤다고 했더니 거의 원시인 취급을 한다. 자기는 여섯번을 봤다나.. 근데 난 '살인의 추억' 보기가 겁난다. CSI에서 인체를 해부하고 손과 발이 따로 따로 발견되고 눈알이 뽑히는 장면은 겁이 안나는데, 우리나라 영화는 너무나 허를 찌르는 신랄함이 있어서 겁이 난다. 각오를 하고 보지 않으면 안된다. 내가 오해하는 걸까..?

암튼.. '사랑을 놓치다'와 '연애의 목적'을 봐야 그들과 사랑과 연애에 대한 토론이 가능할 것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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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받아서 하드디스크 한 구석에 들어있던 영화들을 속성으로 감상하다.


+ 니벨룽겐의 반지 --> 바그너 니벨룽겐의 반지와 북구 신화가 짬뽕된.. 오리지널이 뭔지 모르겠으나 볼만 하다. 지크프리트의 낙천적 캐릭터가 묘함. 어울린 듯 어울리지 않은 듯.. (모두 심각한데 지크프리트만 안심각) 니벨룽겐의 반지에 대한 기본 지식 또는 북구 신화에 대한 상식이 있다면 영화가 더 재밌어 질 것이다.

+ 캣우먼 --> 이집트산 마우 고양이에만 뿅감. 그러나 나로 하여금 고양이 도감을 사도록 충돌질한 영화임.

+ 해리포터와 불의 잔 --> 그간의 해리 포터 시리즈보다는 다소 어두워진.. 하긴 책으로 읽을 때도 불의 잔은 전편에 비해 길고 어두웠었다. 그러나 빠져드는 재미는 달아나지 않는다.

+ 핑크 팬더 --> 총알탄 사나이, 오스틴 파워, 형사 가제트를 섞어 놓은 기분. 그러나 오랜만에 보는 유쾌한 코미디 영화다. 영화를 보며 신나게 웃었더랬다. 스티브 마틴과 장 르노가 소화해낸 그 역할의 완벽함이란.. ㅋㅋ.. 그리고 귀에 익숙한 테마 음악도 빠뜨릴 수 없다.

+ 오만과 편견 --> 자막 없이 다시 보는 것에 도전. 실패.

+ 브리짓 존스 2 --> 오만과 편견의 영향 탓. 오만과 편견의 다씨가 너무 멋진데, 영화를 보면서도 자꾸 브리짓 존스의 성실한 남자친구 마크 다씨가 생각이 나서..음.. 사실 오만과 편견의 다씨와 브리짓 존스의 다씨와는 끈끈한 인연이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음.. 그리고 사실 나 이 영화를 다섯번도 더 봤다. 너무 재밌다. ㅋㅋ.

위 영화들 중에 단 한 영화만 추천하라면..? 음 고민이다. 내 취향대로 가면 브리짓 존스 2, 핑크 팬더, 오만과 편견, 해리 포터와 불의 잔, 니벨룽겐의 반지 그리고 캣 우먼 순.

아.. 그리고 오늘 필 받아서 구해놓은 영화가 두 편이 더 있다. '콘스탄트 가드너'와  '시리아나'. 출발 비디오 여행이던가? 암튼 영화 대 영화 비교감상해주는 TV 프로그램에서 이 두 영화를 나란히 보여준 탓에 구해본 영화들이다. 이건 나중에 감상토록 하고 오늘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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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마신 두잔의 커피 탓인지 잠은 달아나고, 달리 집중할 거리도 없어 영화를 한편 보았다. 요즘 새로 나온 영화, 제인 오스틴 원작의 오만과 편견.
참 고전적인 작품이다. 초라한 배경의 여주인공이 이런 저런 오해 때문에 남녀 관계 얽히고 설키다 결국 왕자 같은 그와 맺어지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런 설정 정말 많이 보지 않는가..

여자라면 누구나 다씨 같은 남자를 만나기를 원할 거다. 오만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속 깊고 다정한 남자. 게다가 거대한 저택을 소유한 부자인 데다가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 마음 변치 않는 로맨틱한 남자.

반면 여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시대적 기준의 숙녀다운 느낌은 없지만 톡톡 튀는 매력에 솔직하고 당당하다. 그러나 별 볼일 없는 집안에 푼수끼를 지닌 극성스러운 엄마와 동생이 있다. 사고치는 동생도 있는데 왕자님 같은 다씨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준다. (행운의 엘리자베스.. ㅋㅋ)

다씨는 엘리자베스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좋아하지만, 자신이 정략적으로 정혼 상대가 있다는 이유 그리고 너무나 기우는 엘리자베스의 집안 등등의 이유로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그래서 오히려 오만하게 행동하고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엘리자베스에 대한 마음이 자꾸만 커져 가는 다씨는 고민 끝에 그녀를 찾아와 힘들게 고백한다. 이미 오해가 커질대로 커져버린 엘리자베스는 고민도 안하고 거절하긴 하지만 말이다.

다씨가 이 대목에서 순순히 뒤돌아 갔다면 둘 관계는 영영 끝이었을 테지만, 우리의 다씨, 한 장의 편지를 남긴다. 자신을 오해한 대목을 반박하는 편지다. 이 편지가 없었더라면 아니 그 전에 엘리자베스가 다씨를 힐난한 대화가 없었더라면 둘 사이는 이유도 모르는 채 오해만 커지고 영영 끝났을 터. 여기서 우리는 솔직한 말다툼이 진정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그 뒤엔 운명과 인연의 문제로 넘어온다. 편지를 남기고 떠난 다씨를 다시 볼 자신이 없는 엘리자베스지만 운명이 내버려 두나.. 결국 그 그림자 안에서 어쩌면 일정한 경계 안에 머물러 있기만 하다면 우연이든 필연이든 만나지는 법. 그래서 너무 멀리 떠나면 안된다. 미련이 남거든 멀리 가지 말고 어정쩡 거려라는 것이 두번째 교훈.

암튼 오만과 편견은 해피엔딩이다. 숱한 아류작들을 남겼고 그 여파인지 아니면 영원한 화두여서 그런지 일년에 한 두 편씩은 그 비스무리한 드라마가 방영되기에 영화를 보면 좀 빛바랜 느낌이 나긴 하지만 말이다.

흐흐.. 그러나 여주인공이 부러운 건 사실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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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인트(Saint) 초반부, 발 킬머가 엘리자베스 슈에게 접근하기 위해 분석을 시도한다. 그녀 집에 몰래 침입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두 조사하고 접근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마침 집에서 발견한 그녀의 일기장. 읽어 본다. 발 킬머의 고객은 물리학자인 엘리자베스 수가 깐깐하고 피한방울 안 나올 여자인 것처럼 말했었다. 암튼 집에서 발견한 일기장을 차근차근 읽어보는 발 킬머. 일기의 내용은 이상적이고 솔직하다. 계속해서 읽어나가던 발 킬머. 점점 일기장의 내용에 빠져들더니 혼자 중얼거린다. 깐깐한게 아니라 특별한 여자라고 말이다.

그 속성이 어떠하던 간에 보는 사람에 따라 누구는 깐깐하다고 하고 누구는 특별하다고 하니, 이왕이면 특별하게 보아주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사물 또는 사람을 볼 때, 남들이 뭐라하건, 내 눈에는 특별하고 좋게 보이는 사람과 사물이 있다. 그런 사물 또는 그런 사람과 가까이 있으면 즐겁다. 반대로 멀리 있으면 괴롭다. 특별함이 갖는 성질로 인해 즐겁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면서 감정에는 파랑이 일고 생의 색깔은 더욱 다채롭게 된다.

그러나 다채로움의 빛깔을 조금 더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한 발 멀찍이서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어디까지 조정하여야 하는 것일까..? 간혹 느끼는 답답함을 생각하면 아직도 나는 어리숙하고 아마추어 같다. 그러나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조절하는 삶 속에서도 어떤 특별함을 찾고 발견하고 기쁨을 누리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러하지 못했을 때 마음을 콘트롤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다소 서글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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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보는 특이하고, 유쾌한 영화다.
작년 9월 개봉한 일본 영화.

제목이 불량공주 모모꼬라서 모모꼬 인형과 관계가 있는 줄 알았다. 주인공이 공주 옷만 입고 다니니까 모모꼬 인형 흉내를 내는 건가 생각했던 거지.

흐흐.. 근데 인형 모모꼬랑 상관관계는 없고..
독특한 정신세계의 두 고등학생의 에피소드가 너무너무 평범하지 않는 연출 아래 발랄하게 잘 그려져 있다.

죽어서 다시 태어나면 로코코 시대의 프랑스에 태어나고 싶다는 주인공 공주 복장의 모모꼬.
너무나 내성적인 성격을 고쳐보려고 여자 갱단이 된 가미가제 제복을 입은 이치코.
하핫. 웃음이 나게 독특하다. 너무 달라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주인공의 용기와 우정이 부러워 질 때쯤 영화는 끝난다. 이런 영화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

도쿄 시부야의 베이비 샵에 공주옷 사러 가는 길. 모모꼬


모모꼬가 갈망하는 로코코시대 프랑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치코가 자신의 역사를 설명하는 장면. 모모꼬 지겨워 함.


영화 후반부. 갱단 싸움에서 승리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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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우연이든 아니든 벤자민 프랭클린과 자주 만난다. 책에서 신문에서 그리고 이 영화에서. 그리고 이 영화 때문에 벤자민 프랭클린에 대한 관심이 더 커져버렸다. ^^

이 영화의 시대적 고리는 이렇다. 우리가 일찌기 다빈치 코드에서 읽었던 성당기사단이 이스라엘에서 우연히 발견해 냈다는 그 보물! 이 보물을 다빈치 코드에선 성배라 했고 또한 그것은 단지 예수의 결혼을 숨기려한 비유라고 했다. 그러나 내셔널 트레져에선 말 그대로 엄청난 값어치의 보물이다. 이 보물은 성당기사단에 의해 유럽으로 옮겨졌으나 세월이 흐르고 역사 속에서 보물은 사라져 버린다. 프리메이슨이 숨겼다는 전설만 전해지는 채로 말이다. (다빈치 코드에 이 계보에 대한 언급 또한 되어 있으니 참조하시길.)
이 프리메이슨은 벤자민 프랭클린에게 연결되고 다시 미국의 독립과 연결된다. 프랭클린을 포함한 55명(56명?)이 서명한 미국의 국보급 문서, 독립선언서. 프랭클린이 그 문서 뒷면에 안보이는 잉크로 보물의 위치를 적어놓았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모티브. 그 다음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단서들을 찾아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다. 이 과정에 나타나는 미국 동부 유명 도시들의 주요 기념관과 공공건물들은 미국 동부 관광할 때 참조해도 좋을 법 하다.
또한 영화는 프리메이슨을 언급할 때면 언제나 따라다니는 상징기호를 적절히 삽입하고 있다. 1달러 지폐의 피라미드와 피라미드 꼭대기의 눈! 신비주의와 그노시즘(영지주의)에 관심있어 한번이라도 검색을 해본 사람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그 상징. (이집트 호루스와 오시리스에게 연결되는 그 오싹함~) 1달러 지폐도 나왔으니 100달러 지폐라고 못나오랴?

암튼.. 영화 선전만큼 엄청난 블록버스터인줄은 모르겠으나, 수수께끼를 풀어가며 보물찾는 영화는 늘 재밌지 않은가?

(한가지 불만이라면 비디오 상,하로 나눠 나왔다는 사실. 하나짜리 DVD로 빌려볼 걸 그랬나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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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중국 진나라 진시황제 시대의 '신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불로영생약을 찾아 아낌없이 사람을 풀었던 진시황제, 살아 움직일 듯한 토병들이 지키는 엄청난 크기의 진시황릉. 그러나 이 영화는 이것에 한가지 더 상상력을 보탠다. 진시황은 죽었지만 그의 무덤은 땅이 아닌 하늘에 있는 궁, 천상에 오르려 천궁을 짓고 이곳에 올랐다는 것이다.
천궁의 모티브는 절묘하게도 무중력의 세계를 연구하는 과학과 연결된다. 고고학자인 성룡과 과학자인 성룡의 친구가 현대 시대의 두 주인공이고, 진시대로 돌아가면 성룡은 충성스런 몽의장군이 되고, 김희선은 아름다운 옥수가 된다. 옥수공주는 (우리나라 말을 쓰는) 어느 이름모를 나라의 공주로 백성을 살리기 위해 진황에게 시집을 가 려비가 된다. 그러나 려비는 몽의장군을 사랑하게 되고 몽의장군은 목숨 바쳐 진항과 려비를 지키려 한다.
여기까지가 기본적인 줄거리다. 그러나 현시대를 사는 잭이라는 이름의 성룡이 어떻게 진시대의 모습 그대로인 려비를 만나게 되는 걸까? 전생과 현생이 연결되고 진시대 병사들의 모습들이 재현된다. 대체로 지루하다는 반응이 많은게 사실이지만, 영화적 재미로 따샤라는 나라의 풍속과 아름다운 사원이 등장하니 인내심을 가지고 보기를..

영화에서의 설정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영화에 비치는 성룡은 이미 나이가 많음을 감출 수 없고 화려한 비단 옷을 입은 김희선은 아름답다. 중국인들이 김희선을 좋아한다는데 중국 공주와 스타일이 비슷하기라도 한 건가?

으.. 영화 내내 몽의장군이 너무나 심하게 충성스럽고 충직하단 생각밖에 안들었다. 설마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아름다운 여자가 자신에게 목숨바치는 강한 남자를 차지하는 설명이 되는 것은 아닐테지?  흐음.. 목숨바쳐 지켜주는 남자라.. 반복되어도 지루하지 않은 테마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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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화의 공통점은 두가지다.
제시카 알바라는 이쁘장한 여배우가 나온다는 것..
그리고 두 영화 모두 만화스럽다는 것..

사실 씬시티(Sin city)가 만화스러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화가 원작이고 만화처럼 만들고 싶은 것이 감독의 의도였다고 하니까 말이다. 씬시티는 아무 생각없이 보고 있어도 쿠엔틴 타란티노 냄새가 물씬 난다. 킬 빌을 너무 많이 닮았다. 사실 더 많은 일을 한 감독은 로드리게즈라는데 이 사람도 오락영화 만드는데 탁월한 사람 같다. 그 둘이 만난 씬시티는 어떤 영화일까? 무지 궁금했다. 그래서 구해 봤다.

사실 찔끔 놀랐다. 원작 만화를 본 적은 없지만 마치 진짜로 만화를 읽는 듯했다. 정말 느낌이 그랬다. 선이 굵고 거칠고 동작이 빠르게 그려지는 만화. 정말이구나. 영화지만 이 영화는 만화네.. 주제와 줄거리는 별로 안 중요하군. 킬 빌이 그랬던 것처럼 씬 시티도 비주얼을 위한 감각적인 영상이 가득하다. 킬 빌이 세련되고 깔끔한 칼라로 스크린을 채색했던 것과 다르게 거칠고 굵은 흑백이 스크린을 채운다는 것만 빼면..

판타스틱4는 지난 휴가에 극장을 들락거리며 예고편으로만 세 번을 봤는데 그 때는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배트맨이나 엑스맨만큼은 아니어도 뮤턴트나 다크엔젤보다는 낫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음..  별반 재미없었다. CG로 만든 영상들이 흥미를 끌었으나 그냥 그랬다. 영화관 스크린이 아니라 인코딩이 품질이 별로 좋지 않은 동영상으로 봐서 그런가? 암튼 다소 유치했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 visual 이라고 생각되지도 않았다. 별 두개 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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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수요일엔 <아일랜드>, 목요일엔 <친절한 금자씨> 그리고 금요일인 오늘은 <스텔스>로 이어지는 영화 휴가를 갖게 되었다.

연짱 3일을 막 개봉한 영화들로 채우다니.. 꽤 괜찮은 경험이다. 그리고 그것도 다 얻어봤다는.. ^^;;

감상은 이러하다.
가장 기대했던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였고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친절한 금자씨>였다.
스토리를 전혀 짐작치 못한 채 아무 생각없이 본 영화 <아일랜드>는 몇 초 분량의 군더더기만 빼면 입맛에 딱 맞는 영화였다.
설마 무진장 재밌기야 하겠어 라고 생각하며 본 영화 <스텔스>는 무진장 재밌는 영화였다.
<친절한 금자씨>를 제외한 두 영화는 아무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신나는 오락영화로써 <아일랜드>는 인간복제와 유전공학의 최전선을 <스텔스>는 인공지능의 최선전을 테마로 하고 있다고 하겠다.

<아일랜드>는 볼거리가 참 많은 영화로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미리 겪어 보았던 미래세계와 바이오 분야의 최첨단을 실컷 공상할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 중반까지 안 나타나는 비밀을 이야기해 버리면 혹 이 영화를 볼 지 모르는 지인들에게 해가 되니 말하고 싶어도 참자. 그러나 조금 힌트를 준다면, DNA가 성공을 거둔 미래 사회에 오래 살고 싶어하는 돈 많은 갑부가 있다면 어떤 사업이 잘 나가게 될까?

<스텔스> 또한 볼거리가 많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최첨단 전투비행기와 전투 조종사. 비행기는 잘 훈련된 조종사가 몰고 전투 또한 그들이 하지만 대형 화면을 응시하는 관객 또한 직접 전투에 참가하는 느낌을 주니까 말이다. 그리고 엄청난 스피드가 있다. 전투기가 어찌나 아찔하게 어찌나 빨리 날던지. 그리고 이 영화의 기계 주인공. 신형 스텔스 전투기가 있다. 이 놈은 무인전투기다. 그러니까 사람대신 인공지능이 조종하고 전투한다. 그런데 다른 인공지능 영화에서 처럼 이 녀석도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해서 인간의 예측을 넘어버린다. 모든 영화에서 기계가 이렇게 된다는 것은 곧 재난을 의미한다. 이 영화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인간적인 반전이 있으니 기대하시라.

마지막으로 할 말 많은 <친절한 금자씨>. 으.. 이영애가 등장하는 거의 모든 장면 장면은 좋았다. 그녀의 말투, 창백한 얼굴색에 떠올랐던 천진한 표정, 차가운 표정, 여성스러운 하늘거리는 원피스부터 전사같은 검은색 하이힐 부츠도 좋았다. 뭐든지 예뻐야 한다며 예쁜 총을 만들어 달라 주문해 만들어진 예쁜 총도 좋았으나.. 아마도 좋았던 것은 이게 다였던 듯 싶다. 아니 다시 말해, 모든 좋았던 것은 이 영화의 티저광고에 다 들어있었고 그것이 좋았던 이유는 그게 말 그대로 티저였기 때문이었다. 그냥 우리는 약올림을 당한 것이다. 전체 영화에서 약올리기 위한 프레임 몇 장을 추출해 내고 그것을 이어붙혀 뭔가 있을 듯하게 만들어 크게 광고를 하고..  
음.. 그렇지만 이 영화가 형편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어쨌거나 보는 사람의 감상이야 다 다른 거 아니겠는가? 기대가 컸을 뿐..
금자씨가 잘 만든다는 케잌을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가 만든 케잌만큼이나 훌륭한 볼거리로 생각했던 것도 지나친 기대였다.
심하게 아름다운 천진한 얼굴의 20살 미녀가 어린아이를 유괴하고 살해를 했다는 것. 그러나 뭔가 진실은 감추어져 있을 거란 암시. 그렇담 그게 무어냐? 이 부분은 모든 사람이 예상했던 대로지만 설명이 조금 빈약하다. 그는 대체 왜 그랬던 걸까? 영화는 설명이 없다. 좋게 생각해 보려면 감독이 한 인간의 본성부터 악한 타고난 악을 표현하려 했던 거라 할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역시 이 부분은 설명이 부족해. 역시 내 지나친 기대였다.
그리고 금자씨가 '친절한' 금자씨가 되어야 했던 이유. 이것은 처음엔 그럴듯해 보인다. 감옥에 간 13년 전 그 날부터 복수를 계획하고 이 복수를 도울 사람을 모은다. 감옥에서 다른 여자 죄수들을 '도우면서' 말이다. 금자의 선행은 지나칠 정도로 크고 이것에 감화된 죄수들은 너도 나도 금자의 편이 된다. 물론 이들은 나중에 금자의 복수를 도울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서도 부족하고 약한 것이 있다. <범죄의 재구성> 시나리오의 반에 반에도 못 미친다. 그저 몇몇 장면만 이쁘다. 그것도 수제 권총에 관계하는 부분만.  
복수를 실행한 부분에 있어서도 뭔가 찝찝한 기분을 말이라도 해보고 싶은데 그럼 영화를 너무 많이 비판하는 게 되는 것 같아서..  그래도 한국 감독의 자존심 박찬욱 감독의 영화인데.. 흑흑.. ( <--  마구 비난하고 싶어지는 걸 참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지막 장면에 대한 이 기대감의 반전. 아마도 난 전체적으로 꿀꿀한 이 영화에서 희망적인 결말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비록 진부하지만 '해피할 수 있는' 결말을 말이다. 그러나 조금 모호하다. 금자씨는 구원을 받은 걸까 받지 않은 걸까? 감독은 금자씨를 용서한 걸까 용서하지 않은 걸까? 그저 내 느낌은 이렇다. 구원받을 거라 기대했던 금자씨의 복수는 결국 구원을 이루지 못했고 정당한 듯 보이는 복수를 실행했음에도 악을 악으로 되갚는 것을 감독은 용서하지 않았다. 그래서 금자씨는 '하얗게' 되고 싶었지만 되지 못해 울었다. 위안이 하나 있다면 금자씨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금자씨를 용서하고 이해했다는 정도.
암튼.. 영화가 끝나고 극장 안 사람들은 아무도 웅성이지 않았다. 침묵이 이어졌다. 뭔가 이 꿀꿀함과 찝찝함을 달래야 할 텐데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 같았다.

이상 3편의 영화에 대한 소감을 마친다.
비됴로 보건 영화관에 가서 보건 Divix로 보건 시간 낭비란 생각은 안드는 영화 세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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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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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영화 연구기관인 미국영화연구소(AFI)는 1500명의 영화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미국 영화 100대 명대사를 발표했다. 예비심사 과정에서 400개의 대사를 골라낸 다음 문화적 영향력을 기준으로 명대사를 최종 선정했다고 한다.

1위: “솔직히, 내 알 바 아니오(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에서 비비안 리에게 실증을 느낀 클라크 케이블이 던진 대사
...

선정된 명대사 10개 중 1위가 저 대사이다.
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
이 대사가 나온 장면이 정확히 어느 장면인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스칼렛과 레트의 딸 버니가 죽기 전 별거 비슷하게 레트가 버니를 데리고 긴 여행을 떠났다 돌아와서 비웃듯 던진 대사일까? 이 때 스칼렛은 레트의 말에 상처를 받아 그에게 덤벼들다 계단을 굴러떨어져 유산을 했었다. 나중에 레트가 후회하긴 했지만 둘 사이 벌어진 오해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었지.. 음.. 그런데 이 장면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버니가 말에서 떨어져 죽어버리고 결국 레트가 스칼렛을 떠나면서 던졌던 차가운 대사일까? 냉정하게 떠나버리는 레트와 그를 붙잡으려 달려나가는 스칼렛이 애처로왔던 장면.

뭐... 저 명대사가 어느 장면에 나왔는지를 따지자고 이 업무시간에 글을 쓰는 건 아니고..  우습게도 나는 저런 심정이 너무나 잘 이해되기 때문에 그래서 글을 써보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무지 좋아했었다. 레트가 스칼렛을 얼마나 좋아했었나 생각해 보면 된다. 자존심 강하고 약은 그가 2번 결혼에 2번 남편을 다 잃은 스칼렛에게 청혼했고 그 둘은 한 때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더랬다. 그러나 결국 애슐리와 얽힌 일이 오해의 씨앗이 되고.. 하긴 그제서야 스칼렛은 자기가 좋아한 남자가 애슐리가 아니라 레트라는 것을 깨닫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미 때는 늦어 레트는 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 를 던지고 떠나버린다. 레트의 마음은 한없이 피곤하다. 스칼렛에게 얻지 못하는 것을 버니로 부터 찾았고 모든 애정을 다 쏟아 부었지만 그 소중한 딸마저 죽어버린다. 이제 마음이 머물 곳이 없다. 스칼렛과 함께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 마음에 애정이 불씨만큼 남았던 안남았건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현재잖아..

만약 나에게도 그런 일이 있다면 나 역시 주저치 않고 내던지고 떠날 것이다. 네가 어찌되건 내 알바 아니라고.. 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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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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