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커즈와일 SP2XS 또는 SP3X를 사려고 나갔다가, 예술의 전당 근방 삼익악기사에서 야마하 제품을 보고 DGX-630을 구입했다. 건반 터치감과 피아노 음색이 탁월하다는 커즈와일은 구경도 못했고, DGX-630이 더 저렴한데다 이것 저것 기능도 많고 또 영업점 아저씨 꾀임(?)에 넘어가 덜컥 구매하고 말았다.
실제 물건은 낙원상가에서 보내준다고 하는데, 택배로 받으려면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집엔 받을 사람이 없고, 퀵 배송으로 받으려니 좀 불안하고 해서 서초에서 낙원상가까지 직접 물건을 가지러 갔다. 워낙 깍아서 사는 바람에 물건을 받는 과정에서 약간의 불친절함을 겪었으나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동일 제품을 11번가 쇼핑몰에서 헤드폰과 의자까지 주는 옵션으로 95만원 이하에 팔고 있다. 이 가격을 참조로 해서 비슷한 수준으로 깍아서 샀기 때문에 낙원상가에서는 기분이 나빴던 듯..ㅋㅋ)
암튼 가격과 배송과정은 저러하였고..
이 제품은 야마하의 디지털 키보드 중 Portable Grand 시리즈라고 분류되어 있는 녀석인데, 사실 포터블은 좀 뻥이 심한 듯 하다. 거취받침대도 전용 나무합판 제품으로 고정형으로 되어 있고 휴대용 받침대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소프트 케이스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굳이 포터블로 하려면 일반 피아노보다 훨씬 유리하긴 하지만 야마하 Stage Piano 시리즈 보다는 훨씬 무거운 녀석인 것이다. (연주자가 아니라면 사실 포터블 필요없다. 움직일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다만 일반 어쿠스틱 피아노보다 훨씬 작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큰 장점인 것이다)
무게는 전용받침대 포함 약 25kg 정도.. 집에 와서 받침대 조립하고 키보드 얹으니 딱 보기 좋다.
전원어댑터는 제품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 악기사에서 한글 매뉴얼과 함께 주었고, 전원 연결하고 매뉴얼 차분히 읽으며 따라하니 일단 이 녀석이 가진 기능들이 감이 온다. (고가 제품을 사면서 공부를 이렇게 안하고 가서 덜컥 사버려 기능 하나하나가 새롭다는..)
피아노, 스트링, 드럼 등의 음색, 재즈, 디스코, 보사노바 등의 스타일, 기본 내장곡과 이들이 합쳐져 퍼포먼스가 가능한 Music Database 등 단어를 읽히고 조작법을 배워본다.
음색 선택하는 것, 2개 음색까지 동시에 낼 수 있어서 건반 하나에 피아노와 드럼 소리를 동시에 낼 수 있다. 또한 왼손과 오른손 분리(split)이 가능하다. 즉 왼손은 스트링 앙상블 음색으로 화음을 내고 오른손은 피아노 음색으로 멜로디 연주가 가능하다.
동시 반주 기능(Accompaniment)은 왼손으로 누른 근음에 맞춰 선택된 스타일로 자동 반주가 된다. 근음을 단조와 장조를 선택할 수 있어서 분위기가 바뀌는 걸 바로 느낄 수 있다.
연주 보조 기능(Performance Assistance)은 연주를 할 수 없는 사람도 연주할 수 있도록 느끼게 해주는 기능인데 멜로디를 전혀 모르더라도 곡 리듬에 맞춰 오른건반을 두드리면 키보드가 알아서 맞는 음을 내준다. 악보가 LCD창에 나오기 때문에 리듬에 맞춰 적당히 두드려 주면 연주하는 것 처럼 보인다. (이 경우에는, 정확한 건반음을 찾을 필요가 없다)
편곡 기능(Song Arranger)은 곡의 반주/멜로디 음색, 곡 스타일 등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인데 아마도 작곡가들이 이런 기술을 쓰겠구나 싶다. 조금 더 고급 장비를 사용하겠지만..
그 외 기능은 PC와 연결하여 곡을 상호 옮기거나 연주한 곡을 녹음하는 기능인데 PC연결까지는 해봤고 MIDI 녹음은 시도 전. 아마도 난 이 기능을 쓸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 PC는 제품에 포함된 CD로 소프트웨어를 몇 개 설치하고 USB로 연결하면 되는데 사실 기대했던 것 보다 기능이 훨씬 많아서 조금 놀랐다. 야마하 온라인 서비스 사이트(
http://services.music.yamaha.com/)에서 판매하는 음색이나 스타일, 또는 많은 MIDI 곡들과 레슨, 악보 등은 다소 비싸게 느껴져 야마하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Lesson이나 Sheet Music 등을 가지고 PC와 연결해서 좀 놀아보다 말았다. 제품에 내장된 것만 가지고도 놀기 충분하므로 그냥 이런 서비스들이 있구나 하고 넘어간다. (다른 벤더 제품도 이런 기능들을 충분히 제공하는지 궁금.. 야마하 소프트웨어는 상당히 괜찮다는 느낌을 받은 관계로.. ㅋㅋ)
아쉬운 점은, 물론 아래 내용들은 고가 제품으로 가면 대부분 극복되리라 보지만..
LCD 창이 조금 작아 악보보기 불편하다는 거,
기본 페달로 넘 썰렁하게 생긴 넘이 들어 있어 모양새가 빠진다는 거 (3 페달 옵션이 따로 있긴 함),
Graded Hammer Keyboard 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터치감이 어쿠스틱 피아노와는 확 다르게 많이 떨어진다는 거,
내가 튜닝을 제대로 못하긴 했겠으나 볼륨이 좀 들쑥날쑥하다는 거 (내장곡과 함께 연주를 좀 하려다 보면 반주가 크고 멜로디는 넘 작고, 가끔 적당할 때도 있고 등등),
이왕 포터블로 만들었다면 조금 더 콤팩트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거..
그리고 다른 고급 제품처럼 검정색이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거..
사실 다른 제품은 전혀 만져보질 않아서 비교는 못하지만, 이 제품은 가격 대비 여러모로 맘에 들고 만족한다. 잘 산 것 같다. 열심히 손가락을 써보자..^^
관련링크:
ㅇ 야마하 DGX-630 소개
http://music.yamaha.com/products/specifications.html?productId=792248&hierarchy_id=20024_20023_16277
ㅇ 야마하 온라인 서비스
http://services.music.yamaha.com
ㅇ 야마하 디지털 뮤직 노트븍
http://www.digitalmusicnotebook.com
ㅇ 아마하 뮤직소프트
http://www.yamahamusic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