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일만 기다려 왔는데, 개봉일 + 1일 째 되는 오늘 보고 왔다.

영화 보기 전에 네이버 네티즌 리뷰 평점을 봤더니 10점 만점에 6.95점(757명 참여). 오 마이 갓. 70점도 안된단 말인가? 3,000여명이 8.99점을 준 미션 임파서블 3에 비하면 형편없이 낮은 점수다. 기독교인들이 1점을 주고 있다는 루머가 나돌긴 하는데 이건 정말 우스운 일이고 암튼 일단 보고 나서 이야기 하기로 하고 극장으로 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내가 매긴 점수는 9.5. 미션 임파서블 3도 봤지만 솔직히 내 취향으론 두 영화가 비교가 잘 안된다. 각 영화를 감상하는 목적에 충실할 경우 M.I. 3도 80점 이상은 받겠지.

암튼 내 생각으론 네티즌들이 다소 과할 정도로 다빈치 코드 영화에 낮은 점수를 매기고 있는 것 같다. 다들 실망했고 책이 낫다고 하는데 이건 당연하고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다.  왜냐하면 소설 다빈치 코드가 반전과 음모, 암호 등등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내용들인데 이미 책을 다 읽어서 답을 알고 있는 감상자들에겐 감상거리가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코드를 풀어 해답도 알고 있고 범인이 누군지도 알고 있고 음모가 무엇인지도 알고 있으며 심지어 그들이 어디로 갈 것인지도 뻔하니까.. 그래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visual 뿐. 루브르 박물관이나 템플 성당, 로슬린 성당의 모습, 그리고 상상으로 머릿속에서 그려본 크립텍스나 장미 문양 은행 열쇠, 다빈치의 명화 등 소설에 등장하는 악세서리, 티빙 경이 사는 집이라던가, 알비노인 사일러스의 창백한 모습이라던가..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려 본 모든 장면 장면들과 영화로 구현된 장면 장면 들을 비교해 보면 이 영화가 정말 그렇게 낮은 점수를 받을만 한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원작에 충실하고 메시지를 전하려고 애쓴거 맞는데..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바로 주인공 로버트 랭던과 소피 느뵈의 캐릭터다. 어딘가 모르게 약한게 사실이다. 톰 행크스의 변신한 모습은 나쁘지 않았다. 넓은 이마는 랭던의 천재(?)적인 모습을 대변하고 크고 말라보이는 모습도 랭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어차피 내면 연기를 할 수 있는 장면이 맨 마지막 장면 빼곤 없는 형편이라서 그럴싸한 캐릭터라곤 없는 걸 뭐. 소피 느뵈는 음.. 뭐랄까.. 책에서도 그렇게 갸날픈 이미지 였나..? 문제를 푸는데 뭔가 많은 기여를 했던 것 같은데..  소피 자체가 워낙 중요한 인물이고 비밀 그 자체라 그녀의 역할이 축소된 감이 있어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 밖의 인물들은? 별 불만 없다. 티빙 경의 이안 맥컬런은 무슨 역을 하던 그 역할에 착 달라붙는 완벽함이 느껴진다.

책을 안 읽은 사람이라면 더 재밌게 보고 더 높은 점수를 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미 우리나라에서만 40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간 다빈치 코드를 아니 스포일러를 접한 그들이 영화평을 하라는 건 불공평한 일이지..

음.. 나는 언제 루브르 박물관에 가보나.. 로즈라인도 밟아 보고 싶고 유리 피라미드 앞에서 사진도 찍어 보고 싶다.

- 성배가 정말 존재하는가 안하는가가 심각하지 않은 재은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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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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