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수요일엔 <아일랜드>, 목요일엔 <친절한 금자씨> 그리고 금요일인 오늘은 <스텔스>로 이어지는 영화 휴가를 갖게 되었다.

연짱 3일을 막 개봉한 영화들로 채우다니.. 꽤 괜찮은 경험이다. 그리고 그것도 다 얻어봤다는.. ^^;;

감상은 이러하다.
가장 기대했던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였고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친절한 금자씨>였다.
스토리를 전혀 짐작치 못한 채 아무 생각없이 본 영화 <아일랜드>는 몇 초 분량의 군더더기만 빼면 입맛에 딱 맞는 영화였다.
설마 무진장 재밌기야 하겠어 라고 생각하며 본 영화 <스텔스>는 무진장 재밌는 영화였다.
<친절한 금자씨>를 제외한 두 영화는 아무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신나는 오락영화로써 <아일랜드>는 인간복제와 유전공학의 최전선을 <스텔스>는 인공지능의 최선전을 테마로 하고 있다고 하겠다.

<아일랜드>는 볼거리가 참 많은 영화로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미리 겪어 보았던 미래세계와 바이오 분야의 최첨단을 실컷 공상할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 중반까지 안 나타나는 비밀을 이야기해 버리면 혹 이 영화를 볼 지 모르는 지인들에게 해가 되니 말하고 싶어도 참자. 그러나 조금 힌트를 준다면, DNA가 성공을 거둔 미래 사회에 오래 살고 싶어하는 돈 많은 갑부가 있다면 어떤 사업이 잘 나가게 될까?

<스텔스> 또한 볼거리가 많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최첨단 전투비행기와 전투 조종사. 비행기는 잘 훈련된 조종사가 몰고 전투 또한 그들이 하지만 대형 화면을 응시하는 관객 또한 직접 전투에 참가하는 느낌을 주니까 말이다. 그리고 엄청난 스피드가 있다. 전투기가 어찌나 아찔하게 어찌나 빨리 날던지. 그리고 이 영화의 기계 주인공. 신형 스텔스 전투기가 있다. 이 놈은 무인전투기다. 그러니까 사람대신 인공지능이 조종하고 전투한다. 그런데 다른 인공지능 영화에서 처럼 이 녀석도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해서 인간의 예측을 넘어버린다. 모든 영화에서 기계가 이렇게 된다는 것은 곧 재난을 의미한다. 이 영화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인간적인 반전이 있으니 기대하시라.

마지막으로 할 말 많은 <친절한 금자씨>. 으.. 이영애가 등장하는 거의 모든 장면 장면은 좋았다. 그녀의 말투, 창백한 얼굴색에 떠올랐던 천진한 표정, 차가운 표정, 여성스러운 하늘거리는 원피스부터 전사같은 검은색 하이힐 부츠도 좋았다. 뭐든지 예뻐야 한다며 예쁜 총을 만들어 달라 주문해 만들어진 예쁜 총도 좋았으나.. 아마도 좋았던 것은 이게 다였던 듯 싶다. 아니 다시 말해, 모든 좋았던 것은 이 영화의 티저광고에 다 들어있었고 그것이 좋았던 이유는 그게 말 그대로 티저였기 때문이었다. 그냥 우리는 약올림을 당한 것이다. 전체 영화에서 약올리기 위한 프레임 몇 장을 추출해 내고 그것을 이어붙혀 뭔가 있을 듯하게 만들어 크게 광고를 하고..  
음.. 그렇지만 이 영화가 형편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어쨌거나 보는 사람의 감상이야 다 다른 거 아니겠는가? 기대가 컸을 뿐..
금자씨가 잘 만든다는 케잌을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가 만든 케잌만큼이나 훌륭한 볼거리로 생각했던 것도 지나친 기대였다.
심하게 아름다운 천진한 얼굴의 20살 미녀가 어린아이를 유괴하고 살해를 했다는 것. 그러나 뭔가 진실은 감추어져 있을 거란 암시. 그렇담 그게 무어냐? 이 부분은 모든 사람이 예상했던 대로지만 설명이 조금 빈약하다. 그는 대체 왜 그랬던 걸까? 영화는 설명이 없다. 좋게 생각해 보려면 감독이 한 인간의 본성부터 악한 타고난 악을 표현하려 했던 거라 할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역시 이 부분은 설명이 부족해. 역시 내 지나친 기대였다.
그리고 금자씨가 '친절한' 금자씨가 되어야 했던 이유. 이것은 처음엔 그럴듯해 보인다. 감옥에 간 13년 전 그 날부터 복수를 계획하고 이 복수를 도울 사람을 모은다. 감옥에서 다른 여자 죄수들을 '도우면서' 말이다. 금자의 선행은 지나칠 정도로 크고 이것에 감화된 죄수들은 너도 나도 금자의 편이 된다. 물론 이들은 나중에 금자의 복수를 도울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서도 부족하고 약한 것이 있다. <범죄의 재구성> 시나리오의 반에 반에도 못 미친다. 그저 몇몇 장면만 이쁘다. 그것도 수제 권총에 관계하는 부분만.  
복수를 실행한 부분에 있어서도 뭔가 찝찝한 기분을 말이라도 해보고 싶은데 그럼 영화를 너무 많이 비판하는 게 되는 것 같아서..  그래도 한국 감독의 자존심 박찬욱 감독의 영화인데.. 흑흑.. ( <--  마구 비난하고 싶어지는 걸 참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지막 장면에 대한 이 기대감의 반전. 아마도 난 전체적으로 꿀꿀한 이 영화에서 희망적인 결말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비록 진부하지만 '해피할 수 있는' 결말을 말이다. 그러나 조금 모호하다. 금자씨는 구원을 받은 걸까 받지 않은 걸까? 감독은 금자씨를 용서한 걸까 용서하지 않은 걸까? 그저 내 느낌은 이렇다. 구원받을 거라 기대했던 금자씨의 복수는 결국 구원을 이루지 못했고 정당한 듯 보이는 복수를 실행했음에도 악을 악으로 되갚는 것을 감독은 용서하지 않았다. 그래서 금자씨는 '하얗게' 되고 싶었지만 되지 못해 울었다. 위안이 하나 있다면 금자씨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금자씨를 용서하고 이해했다는 정도.
암튼.. 영화가 끝나고 극장 안 사람들은 아무도 웅성이지 않았다. 침묵이 이어졌다. 뭔가 이 꿀꿀함과 찝찝함을 달래야 할 텐데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 같았다.

이상 3편의 영화에 대한 소감을 마친다.
비됴로 보건 영화관에 가서 보건 Divix로 보건 시간 낭비란 생각은 안드는 영화 세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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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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