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해서 집은 하나로 합쳐졌지만 자동차는 여전히 2대. 신랑과 나 모두 출퇴근 길에 차가 필요없는 지라 두 대 중 한 대는 처분하기로 했었다. 내 차를 팔까, 신랑차를 팔까? 나는 세단, 그의 차는 SUV. 그는 놀러다닐 때 유용한 SUV를 남기길 원했지만 결국 내 차를 남기고 그의 차를 팔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아빠가 내 차가 아깝다고 하셨기 때문이다.(사실 연식도 같고 가격대도 비슷하고 주행거리만 신랑 차가 조금 더 많을 뿐, 처분가도 비슷했을 듯)
어쨌거나 신랑 차를 팔기로 하고 중고차 시장에 내놔야지 하던 무렵, 울 회사 후배 직원와 이야기를 하다가 그 친구가 차를 사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 나는 팔 차가 있는데' 했더니 마구 관심을 보이는 것이었다. 아는 사람한테는 차를 팔지 말라고 했던 것 같은데.. 어쩔까 신랑한테 물어보니 후배 예산이 얼마나 되냐고 되묻고는 '뭐 팔지' 하는 것이었다. 사실 후배가 가진 예산은 형성되어 있는 중고차 시세보다 적었지만.. 착한 신랑. 나도 아는 후배한테 도움준다고 생각하고 그냥 신랑 뜻대로.. -_-;;
그리고 오늘 열쇠를 넘겼다. 세차라도 하고 넘겨주려고 했는데 뭐 시간이 여의치 않아 그대로 이전. 그리고 후배랑 나랑 낑낑대며 구청에 가서 차량이전등록을 했다. 그간 자동차영업사원이 모든 행정처리를 다 해주었었기에 자동차 등록하는 게 이렇게 시간도 많이 걸리고 번잡스러운 일인지 몰랐었는데 오늘 어쩌다 직접 하다 보니 허걱.. 뭐 이리 쓰는 것도 많고 번잡스럽던지..
신랑한테 차도 내가 다 팔아주고 양도매매처리와 이전등록 포함한 행정처리까지 내가 다 해주고 브로커랑 대리인 노릇 다 해주느라 힘든데 자긴 도장이랑 신분증만 달랑 집에 두고 갔을 뿐이라고 투덜투덜거리니.. '내 차 팔아도 그 돈은 다 네 통장으로 갈거잖아' 한다. ㅋㅋ. 사실 그렇다. 신랑 차 판 돈은 다 내거다. 게다가 그의 통장도 이미 내 것이 되었다. 내가 남자였다면 내 재산을 아내에게 그렇게 간단히 다 넘겨주었을까 싶지만서두.. (아니, 생각해 보니 아직 신용카드는 회수를 못했군. 이제 곧 가져올 참이다.ㅋㅋ)
암튼 이제 자동차도 하나가 되었다.
결혼이란 이렇게 하나씩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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