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물(Things That think)
닐 거센펠트 지음, 이구형 옮김/나노미디어/초판 1999년(초판1쇄 1999년)
미래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곳이 내가 살아야 할 곳이기 때문이다. - 닐 거센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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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나와 동시대에 살면서 미래를 만지고 사는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우리 자신의 생각과 상상력은 통제당하지 않아도 되는, 우리가 가진 것 중에 가장 자유스러운 부분이 아닌가 말이다. 그러나 많은 생각과 상상은 그저 생각과 상상에 그쳐버리고 만다. 만약 생각하는 바를 구체화 하고 현실화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신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디어 랩의 TTT 프로젝트는 또 하나의 즐거운 작업 그룹이라 할 수 있으며 살짝 그들의 생각을 엿봄으로써 색다른 발상, 생각의 전환점에 가까와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생각하는 사물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에는 내용이 변하는 책,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신발, 3차원 출력 프린터와 같은 만화에 나옴직한 물건들에 대한 설명과, 그 사물들의 구현 에피소드 등이 담겨있다.
    제2부 '왜 사물이 생각을 해야 하는가?'에서는 멍청한 사물이 사람을 무진장 귀찮게 하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 궁긍적으로 인간은 현재보다 더욱 자유로와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3부 '생각하는 사물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에는 경험, 학습, 협력등을 포함한 생각하는 사물 개발에 필요한 노력들이 언급되어 있다.

    너무 혁신적이어서 오히려 불필요하게 여겨지는 내용들도 있는데 아마도 이런 부분이 생각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부분일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수백메가용량의 D램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논란 등을 떠올려 볼 수도 있고 지금 내 일과 관련해서도 어렵지 않게 비슷한 논의들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모든 사람들이 다 인정할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훌륭한 생각은 막강한 반대에 부딪히며 겉만 번지르하고 실속없는 생각이 대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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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 이야기가 새나갔다. 이 책 겉표지에 등장한 신발-사실은 착용 컴퓨터 이다-에 대한 내용을 인용하면서 SF가 아닌 현실 속에서 상상력을 실현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칠까 한다.

   
 작품 속에서 개인 영역 네트워크의 가장 가까운 선례는, 주인에게 전화하기 위해서 항상 최악의 상황에서 구두를 벗어야 하는 맥스웰 스마트의 구두 전화다. 개인 네트워크라면 맥스웰은 항상 구두를 신고 있을 수 있으며, 그 구두가 실제로 이상적인 컴퓨터가 될 수 있다. 우리들은 거의 언제나 구드를 신고 있다. 아침에 집을 떠날 때 구두를 신어야 한다고 일부러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구두 안에는 회로를 설치할 수 있는 많은 공간이 있다. 아직 어떤 회사도 구두에 접속하려 경쟁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될 것이다. 걸을 때에는 수 와트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발을 통하여 전달되어 신발을 마모시키면서 소비되고 땅에 충격을 준다. 따라서 신발 안에 눌리면 전압을 발생시키는 물질을 넣어서 전원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발전 효율이 몇 퍼센트 밖에는 되지 않더라도 전력 소모가 적은 컴퓨터를 가동하기에는 충분한 에너지다. 노트북 컴퓨터의 전원 장치와 어댑터를 메고 다니면 충전하는 대신, 가끔 산책하기만 하면 스스로 충전되는 컴퓨터가 가능한 것이다.

    관련 링크를 방문해 보면 저자와 그의 학생들이 MIT 미디어랩에서 수행하는 TTT(Things That think) 프로젝트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200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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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정재승 지음/동아시아/초판 2001년(초판2쇄 2001년)
이 세상은 명확한 법칙으로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로 가득하며 따라서 우연적인 사건을 기술하는 확률과 통계에 익숙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확률적으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 재수나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하거나, 확률에 관한 오해가 살인자를 세상으로 내보내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정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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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구입해서 자기전에 한 챕터씩 읽곤 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이곳 저곳(신문이나 TV)에서 많이 추천되고 있는데, 사실 읽어서 손해볼 건 없다. 최근에는 베스트셀러 챠트에도 진입한 것 같은데, 아마도 인기 비결은 이 책의 주제가 '호기심 천국'같은 TV 프로그램에 나와도 나쁠 것 같지 않은, 평소에도 한번쯤 궁금해 했던 내용들을 간략하지만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끝까지 이 책을 다 읽지도 않았기에 이런 감상문을 쓴다는 게 조금 우습지만 이거 읽고 쓰나 쓰고 읽으나 내용은 별반 다를 것 같지 않기에 그냥 쓰도록 한다.

    귀가 솔깃하게, 아니지, 눈이 똥그래져서 재미있게 읽은 챕터가 하나 있다. '어리석은 통계학'이란 제목에 'O.J.심슨 사건의 교훈'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장은확률과 통계를 이용한 말장난에 속아 넘어가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신문에도 한동안 단골 기사로 자주 실렸기에 O.J.심슨 사건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미식축구 선수였던 O.J.심슨이 이혼한 아내와 아내의 애인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고, 증거라던가 정황이라던가 모든 것이 다 O.J.심슨이 범인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음에도 심슨이 막강한 변호군단을 내세워 재판에 이긴, 결국 무죄로 살인 혐의를 벗은 그 사건 말이다. 그렇담 이 사건과 어리석은 통계학이 무슨 관련이 있는가 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여기에 책의 내용 가운데 한 귀절을 인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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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이 확률론적으로 흥미를 끄는 대목은 심슨의 변호인단이 제기하는 몇가지 주장들이다. 피해자의 변호인단측이 '평소 O.J.심슨이 아내를 때리고 폭언을 일삼았다'는 증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O.J.심슨의 살인 가능성을 주장하자, 심슨의 변호사 중 하나인 알랜 더쇼위츠는 이에 맞서 줄기차게 다음과 같은 주장을 했다. 실제로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는 아내 중에서 자신을 때린 남편에 의해 살해당한 경우는 1천명 중의 하나, 즉 0.1%도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O.J.심슨이 아내를 때렸다는 사실이 O.J.심슨이 아내의 살인범이라는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단서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템플 대학교 수학과 교수이자 우리에겐 <수학자의 신문읽기>(1995)로 유명한 수학 이야기꾼 존 알랜 팔로스John Allen Paulos 교수가 이 문제에 대해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지에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한 계산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범하는 오류라고 한다. 만약 매맞는 아내가 있다고 하자. 이 여자가 자신을 때리는 남편에 의해 죽을 확률은 얼마일까? 이 문제에 대해서라면 심슨의 변호사가 주장하는 내용이 맞다. 0.1%밖에 안 될 것이다. 그러나 O.J.심슨 사건의 경우에서는 이미 아내가 죽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매맞던 아내가 죽었을 때 그녀를 평소 때리던 남편이 범인일 확률'을 계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럴 확률은 무려 80%가 넘는다. 따라서 심슨이 평소 아내를 때렸다는 사실은 심슨이 아내 살인범일 가능성에 대해 충분한 단서가 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저자는 O.J.심슨 사건의 확률과 관계된 몇가지 예를 더 들어놓았는데 그 오류가 너무 명백해서 알고 속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암튼 나는 이 글을 읽고 나서 문득 생각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사다리 타기'를 하면 매번 내가 종종 걸리고 마는 난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답은 '사다리 타기'를 많이 하면 할 수록 내가 유리하다 라는 것인데, 그 까닭은 이 사건이 사다리를 타서 내가 걸리는 경우와 안걸리는 경우라는 단 두 개의 경우의 수를 가지므로 동전 던지기와 동일한 사건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번 던져 연속 세번 앞면이 나올 확률과 백번 던져 연속 백번 앞면이 나올 확률은 어마어마한 차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
(200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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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즉 원래 내가 했어야 할 일인 실험과 관련된 근본 문제들을 다루지 않았다. 시험에서 빈은 Fabry-Perot 간섭계의 분해능에 관해서 물었다. 그것을 나는 전혀 공부한 적이 없었다. 물론 시험중에 나는 그것을 풀려는 시도는 했다. 그렇지만 짧은 시간 안에 성공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내가 전혀 흥미를 갖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는 화가 났고, 현미경의 배율(분해능)에 관해서 물었다. 내가 그것을 모르자 그는 망원경의 배율에 대해서 물었다. 나는 그것도 역시 몰랐다. 그러자 그는 납 축전지의 작용방식에 대해서 물었고, 나는 그것도 마찬가지로 몰랐다. 나는 그가 나를 시험에서 떨어뜨리려고 했는지는 확실히 모른다. 아마 그 다음에는 좀머펠트와 그 사이에 격렬한 논란이 벌어졌을 것이다.

- 하이젠베르크, 토마스 쿤과의 인터뷰 중에서

위 이야기는 하이젠베르크가 박사학위 시험 중에 격었던 일을 회상한 것이다. 그 다음 이야기는 짐작하겠지만, 빈 교수는 하이젠베르크에게 '지독한 무지' 판정을 내렸고 지도교수인 좀머펠트가 '한 번 나타나는 천재'라고 주장함으로써 간신히 겨우 합격 했다는 스토리다. (여기서 또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는 좀머펠트가 2년 전 파울리의 구두 시험에서도 그를 '한 번 나타나는 천재'라고 했다는 것이지만..)

암튼.. <하이젠베르크>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전기문의 하나다. 대학 1학년 때 어찌나 재밌게 읽었던지 다시 읽고 싶은 귀절을 찾아 펼치는데 몇 초 걸리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이만큼 지나버리고 좋아하는 귀절이 생각나 다시 읽어 보려고 펼쳤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엉뚱한 내용만 위에 인용하고 말았다. 시키는 실험 안하고 파울리와 딴짓(?) 하다가 시간 다 까먹고 절대음감으로 간신히 실험 결과를 써냈다 어쩌구 하는 내용이었는데..

나는 천재도 아니고 따라서 천재라고 우겨줄 지도교수도 없으니 Fabry-Perot 간섭계의 분해능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거고, 절대음감도 없으니 해야할 실험이 있으면 착실히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실험실에 쳐박혀 있다가 우연찮게 일 저지른(?) 사람도 많으니까..
문제는 어디서 무얼 하건 간에 어떻게(!) 라는 것이 중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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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의 유마대사가 말하길, 법을 설할 때는 그것을 듣는 자의 수준에 맞추어야 한다고 했다.
아주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실제로 실행하기엔 그리 만만치 않다.

또한가지 덧붙이자면 제대로 된 답을 들으려면 질문부터 현명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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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자기의 마음을 바꾸는 여자는 변덕쟁이, 혹은 머리가 산만한 사람이라고 불리워 진다.
남에게 쉽게 영향을 받아 자기의 의견을 자주 바꾸는 남자 역시 우유부단한 사람, 혹은 의지가 약한 사람으로 여겨지며,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은 이중인격자라거나 심지어는 정신병자라고까지 불리기도 한다. 반면에, 강직한 일관성은 심리적인 그리고 지성적인 강점으로 간주된다. 일관성이야말로 논리, 이성, 안전성 그리고 정직성의 핵심으로 인정받고 있다.
(로버트 치알디니 저 "설득의 심리학" p.95)


(저자는 위의 일반적인 통념을 언급한 후 그 올가미에 빠져 허덕일 여지가 있다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일관적으로 행동하고 말하면 편하긴 하다. 다만 그로 인한 오류가 없을 경우에..

어제 세미코가 한 말을 예로 들어보자.
회사 사람들 앞에선 남편 이야기를 할 때 칭찬보다는 흉(?)을 보게 된다고 했다. 문제는 그렇게 말해 놓고 그 날 저녁 회사 앞에서 기다리는 남편 차를 보고는 '먼저 갈께요' 하고 달려갔다고.. ^^
앞 이야기와 뒷 행동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쑥스러웠다고 했는데 이런 경우가 일종의 일관성의 함정에 빠진 예가 된다.
(To semiko : 이거 사생활 침해 아니쥐? 그러나  난 알쥐. 흉이 흉이 아니란 것을..^^)

나 역시 오늘 있었던 일을 예로 들어보자.
옆 실 선배가 광섬유 36조각의 무슨 무슨 특성을 측정해놓고는 계산법을 물어왔다.
각 광섬유 조각을 다 이으면 1,000 km 길이가 되는데 한번에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 조각을 측정한 것이었다.
그 선배의 계산방법을 보고 나는 통계적 분포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 방법이 일반적이지 않아 틀렸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내 식으로 하면 값이 너무 크게 나와서 포설된 그 광섬유가 테스트베드로 사용할 수 없는 아주 불량한 놈이 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따라서 내 주장을 믿고 싶지 않았던 선배는 다른 사람을 불러왔고, 결과적으로 내가 틀리고 그 선배가 옳은 것으로 판별되었다.
즉 일반적이 아니라는 내 주장이 오히려 아주 재수없는 상황(확률로 따지면 무지 작은 경우)에만 적용되는 셈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서로의 일관성을 주장하기 위해 그 선배는 다른 사람을 부르게 되었고, 나는 나대로 내 일관성을 주장하기 위해 '그렇게 큰 값이 나올 소지가 있다, 확률은 적지만'이라고 수습하기에 이르렀다.
암튼 그렇게 둘러내긴 했지만 내가 얼마나 창피했을지 생각해 보라.

어긋나버린 일관성에 대한 예는 도처에서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그 사실 때문에 스스로 난처해지는 상황 역시.

그러나 내가 오늘 이 글을 쓰는 까닭은 이러한 일관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조금 더 신중하고 세밀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싶어서가 아니다.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물론 충분히 신중히 생각하고 말해야 하겠지만,
대부분 우리 살아가는 상황에선 늘상 함정에 빠지고 오류를 범하고 살고 있기 때문에, 또한 그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다소의 뻔뻔함이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말하고 싶어서다. ^^;

* 물론 늘 일관됨을 유지하는 사람이 부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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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독서노트/독서 & 인용 2001. 12. 11. 00:00
삶의 괴로움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은 시간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얼른 지나가 버리는 시간에 쫓겨 좀처럼 숨을 돌릴 여유를 가질 수 없다. 시간은 형무관처럼 우리의 등 뒤에서 회초리를 들고 서 있다. 그리고 시간은 권태라는 이름의 병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고통을 안겨준다.
- Schopenhauer
쇼펜하우어의 말을 음미해보았다. 이래저래 시간은 괴롭다는 뜻이다. 바쁠 땐 여유가 없어서 한가할 땐 권태로와서 말이다. 인생을 비관하면서 이래 저래 삶은 괴롭다는 에세이를 써내려간 것인지 혹은 주체할 수 없는 권태로움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였는지 알 길은 없지만 적어도 글 쓰는 동안 만큼은 시간의 흐름을 잊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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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어찌된 일인지 종교, 죽음, 신비주의(Kabbalah, Zohar, 바르도 토돌에서 시작하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런 말들에 고개가 자꾸 돌아간다.
이런 말들이 갑작스레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다가 혹시 삐걱하여 종단에 수정구슬 들여다 보는 마녀가 되는 건 아닐까나.. -_-;;)
그런데 문제는 이 호기심을 충족시킬 만한 여력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현실과 호기심 사이의 로드 밸런싱을 제대로 하지 못할까 하는 우려감 때문이고,
그 다음 이유는 주제가 무엇이건 간에 그것에 대해 한우물 파는데 공력이 딸릴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 이유 자체가 스트레스가 된다.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란 책.. 재용이가 선물해줘서 무척 고맙게 읽고 있는데 현재까지의 나는 전적으로 '과학'과 한편이다. 칼 세이건과 같은 편인고로 이 과학자가 사이비 과학(?)으로 정처없이 떠돌아 다닐 우려가 있는 내면을 간신히 잠재우고 있는 셈인거다. 크크.

관심사가 무엇이건 간에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둘러봐야 겠다.
스스로에겐 정신적인 취미일 뿐이라고 타이르고 있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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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책에서 좋은 글 하나를 보았는데, 요지는 '긍정적인 생각과 의심은 함께 다녀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 글 때문에 긴 사설을 늘어놓은 것과 마찬가지인데,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해 볼 때,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은 낙관과 의문이 적절히 잘 섞여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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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복잡한 팩터들이 얼기설기 엉켜있는 것이므로, 몇개 법칙과 몇몇 단어만으로 표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중에서 끄집어낸 저 두단어 - 오만과 편견은 너무 무섭다.
오스틴도 저 두 단어를 두고 뭔가 할 말이 있어서 소설을 써내려 갔겠지만, 그녀를 차치하고도 저 두 단어는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섬뜩해진다.
왜냐하면, 나 역시 저 두개 범주 안에서 판단되어 지고, 우물안 개구리 마냥 판단하므로..
우리는 그 어느 것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자신의 오만과 편견을 벗어 던져야만 겨우 한 걸음 더 진실에 가까워 질 뿐..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理想)을 가지고 있다면 가지고 있지 않는 것만 못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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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테스트가 어찌 생겨났는가 하는 내용을 우연찮게 읽고 있는데, 재미있게도 Catherine Cox라는 학자가 역사상 유명한 남녀들을 상대로 IQ 테스트를 적용해 보았다는 것이다.
물론 그 대상들은 이미 고인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자서전이나 전기문 그리고 입수가능한 자료들에 근거한 간접적인 테스트였다. 영광스런(?) 1위를 차지한 사람이 다름아닌 John Stuart Mill (존 스튜어트 밀, 영국,1806-1873). 나에겐 고등학교 국민윤리 철학 부분에서 스쳐지나간게 전부인 인물이었다.
그렇담 어떻게 이 사람이 1등을 차지하게 되었는가 하는 설명이 있다. 내용을 대충 요약하자면 3살 때에 그리스어로 이솝우화를 읽었으며, 7살에 기분 전환으로 플루타르크를 번역했고, 8세에는 라틴어를 동생들에게 가르쳤고, 11세에는 미분학, 12세에는 물리학 화학, 13세에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홉스에 이르는 고전논리학, 역사, 문학, 수학, 경제학 등을 배웠다는 것이다. 정식 학교 교육은 받은 적이 없고 아버지의 영향아래 엄격한 사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그의 아버지는 한가지 책을 읽고 나면 비슷한 주제를 다루되 관점이 다른 다른 저술을 읽게 하고 그 둘을 비교 논증까지 하게 시켰다. 비유하자면 과외로 공부해서 수능 논술고사를 검정고시로 치룬셈이다. ^^;

암튼.. 그런 연유로 John Stuart Mill 이란 이름이 머리에 들어있던 참인데 오늘 또 우연찮게 그의 연애담을 읽게 되었다. 여기 옮겨 본다.

밀이 정신적 위기에서 벗어날 무렵인 1832년의 어느 날, 25세의 그는 런던의 약종상 존 테일러의 초대를 받았다. 여기서 그는 테일러의 부인인 헬리오트를 알게 됐다. 그녀는 지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여성으로 밀의 이상형이었다. 그들은 곧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그들의 친밀한 관계는 영국 상류 사회의 스캔들이 되었다. 테일러의 양해로 계속 유지될 수 있었던 그들의 관계는 밀이 44세가 될 때까지, 그러니까 헬리오트의 남편인 테일러가 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계속됐다. 그리고 밀이 46세 되던 1851년, 주위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헬리오트와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려온 결혼이었지만 프랑스 여행 중에 얻은 감기와 폐렴으로 헬리오트가 갑작스레 죽게 됐다. 밀은 아내의 유해를 묻은 아비뇽 근처에 집을 마련해 그녀의 무덤을 평생 돌보는 열정적 사랑을 보여줬다. 그는 <자서전>에서 <자유론>은 헬리오트와 함께 내용을 공유하며 함께 수정 검토한 두 사람의 합작품이라고 밝혔다. 헌사에서도 헬리오트에 대한 그의 존경과 뜨거운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여성의 인권과 민주주의, 자유로운 개성의 발현에 관한 자신의 사상 대부분이 헬리오트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밀이 IQ 1등이라는 것보다 이 연애담(?)에 더 놀라고 말았다(^^). 연인의 남편의 이해로 20년간 교제를 하고 결국 남편이 죽고 나서 결혼까지.. 밀은 개인 각각의 개성과 자유 자체를 존중하는 철저한 자유옹호론자였다고 한다.
우상화할 생각은 없지만, 아마도 밀은 타고난 지성뿐만 아니라 감성적으로도 탁월했을 거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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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연인들을 보라. 간신히 고백이 시작될 때에는 이미 속고 있다.
- 라이너 M. 릴케, <말테의 수기>


속고 있으면서 동시에 속이고 있다.
부디 이 사기행각을 깨닫지 못하고 하시고,
의심에서 구하소서.

* 측정을 시작한 순간 오차를 갖게 되듯, 사랑도 확인하려 하는 순간 금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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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독서노트/독서 & 인용 2001. 11. 20. 23:59

엊그제 밤부터 '교양'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고 있다.
거부감이 느껴지는 제목이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가슴에 너무나 팍팍 와닿는다고 해야할까, 가려운데를 긁어준다고 해야 할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키득키득 웃지 않을 수가 없다.
겨우 몇주전에 국내에 나온 독일어 번역본인데 아마도 원어를 읽을 수 있다면 두세배는 더 재밌었으리라.

나도 그렇게 매몰찬 독설을 마구 내뱉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나, 그런 독설을 마구 내뱉어서 뭘 할 수 있느냐.. 암것도 없다.
이 한몸 먹고 사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냥 잠깐동안의 정신의 해방이라고나 할까..
사실 이런 재미도 없다면 곧 미쳐버리거나 숨막혀 죽을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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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잠과 부담 없는 독서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어느 경우에도 심장의 고동이 부드러워지고 긴장감이 풀리며, 마음은 냉정하게 된다. 최선의 독서법은 잠자리 곁에서의 독서이다.
- 임어당(林語堂)


나: 엄마, 난 결혼하면 남편이 옆에서 책을 읽어줬으면 좋겠어.
엄마: 그런 남자가 어딨냐..
나: 웅.. 찾을 때까지 결혼 안할래.

며칠전 엄마와 오간 대화 내용이다.
엄마가 직접 읽을 것이지 왜 남편이 읽어줘야 되냐고 반문하셨는데, 예상질문(^^)이었기에 나름대로 아래와 같은 요지의 몇가지 이유를 들었다.

사실은 게으름과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탓인데, 이것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소리내어 책을 읽는 것이다. 대신 읽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따라서 페이지가 빨리 넘어가진 않지만 나름대로 정독을 하게 되니까 남는 건 더 많은 것 같다. 문제는 내가 읽는 것 보다 누가 옆에서 읽어주는 걸 들으면 우선 편하고(^^) 이해도 더 잘 된다는 사실이다. 나에게 난독증세가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요즘엔 간혹 혹시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 누가 이런 나를 위해서 저녁마다 책을 읽어줄 것인가. '애정'이나 '의무'란 이름으로 (사슬에) 묶여진 남편밖에 없지 않는가 말이다. 그렇다고 애초부터 책하고 거리가 먼 사람한테 이런 일을 시키면 이혼사유가 되는 거나 아닐까 하는 고민도 되고..

너무 바라는 게 많은가. 혹 나 좋다고 해서 결혼했는데 책 안 읽어주면 '좋아한다면서 책도 못읽어주냐'고 따지게 될까. 그럼 신랑은 '책 안읽어줬다고 삐지냐'고 하겠지.
에구.. 생각해보니 결론은 뻔하고 그냥 눈 아퍼도 내가 읽는게 낫겠다. 엄마 말대로 그런 남자는 없을 것 같다. 그럼 결혼 안해도 되겠다. 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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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선물'이라는 말이 있다. 주었다가 도로 가져가는 선물이라는 뜻이다. 대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담긴 이 관용구는 인디언에 대한 백인들의 몰이해에서 나온 것이다. 사실 인디언은 누군가에게 선물을 줄 때 아무 형식도 차리지 않고 그저 상대방의 눈에 띄는 곳에 선물을 놓아 두고 그냥 가 버린다. 그리고 인디언은 뭔가 팔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그것을 백인의 발 곁에 놓는다. 백인이 전혀 갖고 싶어하지 않으면 인디언은 그 물건을 집어 들고 말없이 가 버린다.
- 포리스터 카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Review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다. 주고 싶은 건 말없이 그냥 주고, 팔고 싶은 것은 상대가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광고나 흥정없이 도로 가져간다는 이야기다.
다시 해석해보면 팔고 싶은 물건은 사고 싶은 사람을 혹은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아 주기 위해 도로 가져가고, 주고 싶은 물건은 그냥 주면 그만인 것이다.

암튼.. 저 글을 인용하면서 촛점을 맞추고 싶은 것은 '그냥 준다는 것' 자체다.

받는 사람 보다는 주는 사람 쪽이 더 즐거울 것이란 게 확실하다. 그건 무엇을 왜 주는가 하는 문제를 곰곰 생각해 보면 된다. 내가 주어도 자신이 받고 있음을 모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주게 되는 까닭 말이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을 기대하면서) 한없이 주는 것은 분명 피곤하고 괴로운 일이며 엄청난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분명 주고 있지만 자신이 주고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해버리는 것이다.

* 물론 나는 그 방법을 모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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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어느 사이트로부터 메일이 하나 배달되었는데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가 실려있었다.
워낙 유명한 시인지라 익숙함에도 다시 읽으니 새록새록하다. 시는 그대로 인데 사람이 변한 탓이리라.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 시의 제목이 '즐거운 편지'인 까닭을 알지 못하겠다.
언젠가는 이 역설적인 제목을 마음으로 이해할 날이 올런지도 모르겠단 생각과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을 떠올리면서..

즐거운 편지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황동규 '삼남에 내리는 눈'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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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러의 영향도 있고, 잠자기 전 조금씩 조금씩 읽어나갔던 네루의 세계사 편력의 역사순서가 이슬람 근처까지 온 까닭도 있고..
역사가 재미있는 것은 그것을 기술한 사람 나름대로의 해석 때문인데, 비교적 보편 타당하게 기술한 네루의 역사 이야기는 간단하지만 재미있었다.
이슬람교를 종교와 정치가 일치된 사회시스팀으로 보는 관점은 일반적이고, 이를 통하여 분열되었던 사막 유목민족이 이슬람교라는 일치된 믿음 아래에 최초로 뭉치게 되고 세력을 확장해서 세계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고 했다. 또한 그들의 과학,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과 능력을 높이 사면서 한편으론 집안싸움이 멈추지 않는 다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란 것이다. (그 싸움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다. 어쩌면 미국이 믿는 것도 아랍인들이 결코 하나로 뭉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일지도..)

아랍인들이 유럽에 끼친 영향과 십자군전쟁으로 번진 세력싸움까지 이야기가 이어졌고, 장 마지막엔 이런 내용의 귀절이 있었다.
이슬람교도인 아랍인들은 화해와 관대함을 보이는데 반해 기독교인들은 관대하지도 화해하지도 않다고..
(그 예로 초기 이슬람교도들이 정복한 지역에서는 이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아무 문제없이 생활했다는 것이다.)

엉성하게 여기까지 읽고나서 더 많은 내용을 읽고 싶은 욕심이 생겼는데 네루의 편력은 이슬람을 떠나 인도로 넘어가버렸다. 다른 기회를 만들어 살펴봐야 겠다.
역사를 읽는 것은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는 것 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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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점심을 먹고나서 잡담을 하고 있는데, 팀장님이 불쑥 끼어드셔서는 '설득의 심리학'과 '털없는 원숭이' 라는 책 두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시는 것이었다. 이 책들은 꼭 사서 소장해놓고 두고두고 읽어야 한다고 말이다.
'털없는 원숭이'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설득의 심리학' 이건 또 뭐지 하면서 경청을 하다가 거기 있던 두명의 여자(나와 친한 여동료)는 그 날로 책을 주문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물론 인터넷 서점의 리뷰를 다 읽어보고 확인 후 결정한거다.)
암튼 그 책이 어제 수중에 들어왔다. 어젯밤엔 성경 시편 137장의 밋밋한(?) 해석을 시적인 해석과 대조해 보다가 전도서까지 넘어가는 바람에 설득의 심리학은 전혀 손댈 수 없었지만,책 뒷표지글이 재미있어 여기 적어놓는다.
설득하는 방법에는 여섯가지 원칙이 있다는 책의 주제을 약간 엽기적으로 요약한 내용인데 오히려 한눈에 파악하기 수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움직이는 여섯가지 원칙

1. 상호성 : 빚 지고는 못 산다.(받은 만큼 돌려준다.)
2. 일관성 : 내가 한 말은 꼭 책임 진다.(일관성있게 행동한다)
3. 사회적 증거 :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다른사람들과 행동을 같이 한다)
4. 호감 : 착한 콩쥐는 예쁘다.(예쁜 사람은 마음씨도 곱다)
5. 희귀성 :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이 아니다.(이번이 마지막 기회)
6. 권위 : 군사부일체(상사의 말에는 무조건 복종한다)

참고로, 책의 일부 구절이 궁금하다면 다음의 링크 <a href="http://www.yes24.com/home/bk.asp?SID=c1ptX0mykWzlGQyWTBjasgCgFICgggx9ndWVzdxa*vNW21g&pk=67990#comment286774" target=new>Yes24의 리뷰</a>에 가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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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함께 근무하며 친하게 지내던 회사 동기가 있다. 이 아가씨(지금은 아줌마 되었지만)와 나는 감성이 다소 비슷했는지 좋아하는 책도 좋아하는 음악도 많이 겹쳐있었는데, 하루는 이렇게 묻는 것이다.
"재은씨는 우리나라 글 쓰는 사람 중에서 누가 제일 잘 쓴다고 생각해?"
사실 나는 소설들을 거의 읽지 않는 편이라서 소설가와는 거리가 멀고 잘 알지도 못한다. 그래서 내가 아는 수준에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쓴 유홍준 교수가 정말 글을 잘 쓰는 것 같다고 대답했었다. 그랬더니 그녀도 자기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웃는 것이었다.

요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2,3권을 책상위에 가져다 놓고 짬을 내 들여다 보고 있는 참이다. 우선 책 제목과 목차만 훛어보아도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어서 즐겁고, 실상은 다음주 휴가에 하루 정도 다녀올 만한 곳을 미리 책을 통해 답사하는 것이다.

이야기가 조금 빗나갔는데, 나는 글이란 유홍준처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아름답다. 그리고 비판적이고 실용적이고 유머와 인간과 자연,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적절한 인용문과 미학 지식이 가득하다. 사실 나는 유홍준 교수처럼 글을 써보고 싶지만 아마도 영원히 바램으로 끝나고 그의 글을 읽는 기쁨으로 대리만족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유교수가 붓을 놓지 않고 책을 계속 내주었으면 좋겠다.

P.S 아직까지 휴가 여행처를 정하지 못했는데 사실 여러 곳을 염두에 두고 고민중이다. 사실 이런 고민은 길수록 더 많이 즐길 수 있어서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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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먹었나봐.. 한숨~

1. 개인적 지식 (마이클 폴라니 지음, 표재명 외 옮김 / 아카넷 1권  21,250원) 
2. 세계사 편력 2 (자와할랄 네루 지음, 곽복희 외 옮김 / 일빛 1권  11,900원) 
3. 세계사 편력 3 (자와할랄 네루 지음, 곽복희 외 옮김 / 일빛 1권  11,900원) 
4. 신, 인간 그리고 과학 (한스 페터 뒤르 외 지음, 여상훈 옮김 / 시유시 1권  10,200원) 
5. 해석의 갈등 (폴 리쾨르 지음, 양명수 옮김 / 아카넷 1권  21,250원) 
6. 지적 사기  (앨런 소칼 / 민음사  1권  10,400 원)
7. 세계 신화 이야기  (미르치아 엘리아데 / 까치  1권  28,800 원)
8. 논어 - 동양의 지혜 1  (고려원 1권  6,800 원)
9. 노자 - 동양의 지혜 4  (고려원 1권  6,8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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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오늘 하고 싶은 일, 오늘 할 수 있는 일, 오늘 해야만 할 일을 종이에다 다 적어 보라.
그리고 중요한 순서대로 차례를 정하라. 제일 중요한 일은 제일 앞에 놓아라.
두 번 다시 없을 기회에다  하루의 첫 시간을 배당하라. 매일 당신이 계획한 대로 일을 하도록 노력하라. 당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보다 먼저 하고자 하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훈련을 쌓아라. 당신의 계획대로 해나가자면 강한 자제력이 요구된다.

I told myself to read that again and again, and memorize not to forget.
It's time to raise the alarm of my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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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접냉월  (0) 200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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