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함께 근무하며 친하게 지내던 회사 동기가 있다. 이 아가씨(지금은 아줌마 되었지만)와 나는 감성이 다소 비슷했는지 좋아하는 책도 좋아하는 음악도 많이 겹쳐있었는데, 하루는 이렇게 묻는 것이다.
"재은씨는 우리나라 글 쓰는 사람 중에서 누가 제일 잘 쓴다고 생각해?"
사실 나는 소설들을 거의 읽지 않는 편이라서 소설가와는 거리가 멀고 잘 알지도 못한다. 그래서 내가 아는 수준에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쓴 유홍준 교수가 정말 글을 잘 쓰는 것 같다고 대답했었다. 그랬더니 그녀도 자기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웃는 것이었다.
요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2,3권을 책상위에 가져다 놓고 짬을 내 들여다 보고 있는 참이다. 우선 책 제목과 목차만 훛어보아도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어서 즐겁고, 실상은 다음주 휴가에 하루 정도 다녀올 만한 곳을 미리 책을 통해 답사하는 것이다.
이야기가 조금 빗나갔는데, 나는 글이란 유홍준처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아름답다. 그리고 비판적이고 실용적이고 유머와 인간과 자연,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적절한 인용문과 미학 지식이 가득하다. 사실 나는 유홍준 교수처럼 글을 써보고 싶지만 아마도 영원히 바램으로 끝나고 그의 글을 읽는 기쁨으로 대리만족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유교수가 붓을 놓지 않고 책을 계속 내주었으면 좋겠다.
P.S 아직까지 휴가 여행처를 정하지 못했는데 사실 여러 곳을 염두에 두고 고민중이다. 사실 이런 고민은 길수록 더 많이 즐길 수 있어서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