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은 요즘 일이 많다. 늦을 거라는 걸 알고 먼저 일찍 잘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전화를 해보았더니 역시나 한창 일하는 중. 아무래도 먼저 자야할까 보다.

사실 오늘은 200일 기념일. 별걸 다 챙긴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생활의 작은 기쁨이기도 하기에 잊지 않는 한 100일 단위 기념일은 기념해 볼 생각이다. 거창한 이벤트로써의 기념이 아니라 잠시 돌이켜보고 다시 또 함께 지나가야할 나날들을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하자는 이정표로써 말이다.

뭐.. 미안하지만 일단 난 잠이 쏟아져 오므로 잠을 청하러 가야겠다.
신랑 머리맡엔 작은 선물을 놓아두었다. 먼저 잠드는 게 미안하지만.. 들어와서 선물을 발견하고 잠든 나를 바라보며 200일을 기념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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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팁!

http://blog.paran.com/suk9327/23725280

청각 - 우뇌를 자극하는 클래식 음악을 알람으로~
촉각 - 기지개를 켜면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기분을 맑게한다
미각 - 아침식사는 건강 도우미
후각 - 레몬, 페퍼민트, 로즈마리 등 아로마테라피는 각성효과가 있다
시각 - 커튼을 열고 아침햇살을 받아라~

다섯 팁을 모두 실행에 옮겨야 겠다. 그것도 최소한의 정신이 있어야 가능하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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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교육사이트에 게시된 서머리 북 목록을 훝어보다가, 함 읽어볼까 싶어 다운로드한 목록들을 적어둔다. 감동(?)을 주는 책이 얼마나 있으려나...

12개의 전략 메모
결단의 기술
공병호 미래 인재의 조건
관심의 경제학
글쓰기의 전략
나는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
나비효과 디지털 마케팅
발칙한 여우들의 성공노트
부자들이 지구를 어떻게 망쳤나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정치의 기술
삼국지 인간력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성공 주문을 걸어라
세상 중심에 서다
세상을 바꾼 혁신 vs 실패한 혁신
아주 단순한 성공법칙
악마의 부엌으로 초대합니다
여자가 꼭 알아야 할 모든 것
영리하게 일하라
워렌 버핏, 부의 진실을 말하다
위대한 리더들, 잠든 시대를 깨우다
유능한 관리자
이코노믹 이슈 12
자신감
크리에이티브 마인드
포지티브 컨플릭트
프레임
프로 팀장의 조건
HSBC 금융제국

그리고 오디오 북 몇 개 추가

괴짜의 시대
달러의 위기 세계 경제의 몰락
부의 창조
선택의 심리학
오래 살려면 게으름을 피워라
용인술의 달인들
조직이 가르쳐주지 않는 승진의 비밀 49
주식회사 대한민국 미래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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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아침에 눈을 뜨면 신랑은 벌써 출근한 뒤다. 우리 엄마가 아시면 나를 막 나무라실 일이다.

마음은, 정말 마음은 나도 신랑 출근 시간에 맞춰 일어나 아침도 챙겨주고 옷 입는 것도 봐주고 그렇게 하고 싶은데.. 이런 노멀한 아내의 모습은 결혼 3주차가 지나면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요즘엔 매우 현실적으로 고민을 한다. 어차피 아침에 밥을 먹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신랑에게 뭘 주면 좋아할 것이며, 나 역시 준비하는데 부담이 없을까 하는..

떡을 사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아침에 꺼내 데워 먹기,
시리얼과 우유의 배합,
사과와 달걀 후라이,
식빵과 과일쨈 그리고 요구르트..

심지어 fresh한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마트에 수시로 가야하는 불편함이 싫어서 식빵과 요구르트 제조가 가능한 오성 제빵기를 살까 하는 생각까지..

어쨌거나 뭘 해먹느냐보다 요점은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데 있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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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럽고 다정한 그림이 하나 있어 링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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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러닝 머쉰이 설치되고야 말았다.

모델명: SKYLINE 803TV, 6인치 액정TV가 달려있는 거 빼고는 평범한 가정용 러닝 머쉰이다.

집에 러닝 머쉰을 설치하고 신랑이 내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여기 옮겨 놓는다.

"움하하~설치하고 시운전 마쳤다~ 앞으로 네 지방이 강처럼 녹아흐르리라~ 몸짱 재은~"
(2009.02.04 오후 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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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타의 미니가계부를 5개월 정도 쓰다가 네이버 가계부로 잠깐 옮겨 탔다. 약 20여일 네이버 가계부를 쓴 것 같은데 금방 기능에 한계를 느껴 다시 모네타 가계부로 돌아갈까하는 생각 끝에 결국 유료 가계부를 쓰기로 했다.

이지데이와 머니플랜을 포함해 한 세가지 유료 가계부를 trial 해 본 끝에 결국 머니플랜으로 결정했다. 머니플랜의 유료가계부는 연간 4만5천원 사용료를 내야하므로 온라인 가계부 중 꽤나 비싼(지금까지 알아본 결과 가장 비싼) 가계부이다.

기능에 만족하냐고?

일단 복식부기 가계부라는 장점을 내세운 가계부이니 만큼 계정간 흐름에 한 눈에 볼 수 있어 꼼꼼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은행, 신용카드, 증권사들과 online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른 장점으로는 '거래 나누기', '이체연결' 등 다른 가계부에는 없던 기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약간 불편한 점도 없진 않지만)
어쨌거나 이러한 기능으로 인해 다른 가계부보다 현금흐름과 지출관리에 강한 가계부라고 생각되어 선택하였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리포팅(보고서) 기능인데 내가 원했던 것은 어느 부분에 지출이 가장 많은지를 보여주는 지출내역과 돈이 어디에서 들어와 어디로 나가고 옮겨가고 어떻게 늘어나는지 등의 자산변동을 한 눈에 그래프로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사실 머니플랜이 제공하는 보고서 기능은 약간 복잡스럽고 한 눈에 잘 안들어온다.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고, 챠트의 경우 모양이 이쁘게 안나온다. 이런 점이 아쉽긴 하지만 1년 정도 잘 써보기로 했다.

신랑은 머니플랜의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보고는 그거 꾸준히 잘 할 수 있겠어 하며 의문을 표시하지만, 모르시는 말씀. 이미 모네타 미니가계부로 5개월 이상 가계부 습관이 베어있단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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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딜 가든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찍을 수 있는 핸디 캠코더 (산요 작티나 소니 핸디캠?)
2. 필요치 않다고 생각해 신혼품목에서 빠졌던 김치냉장고 (하우젠 칸칸 아삭?)
3. 멋진 작품사진을 찍을 수 있는 DSLR (캐논 5D Mark II ?)
4. 신랑이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피아노를 위해 작은 디지털 키보드 (야마하 ?)

끝으로 No-Wish List
1. 러닝 머신 - 말이 필요없다. 신랑이 내 지방을 미워해 집에 들여다 놓으려고 벼르고 있는 제품. 난 뛰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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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대하는 나의 자세가 예전 같지 않다.
일단 이번 설 연휴는 앞이 길고 뒤가 짧다. 참으로 애매한 상황이다. 설 끝나고 대전 가기엔 무리인 것 같고 그렇다고 일찍 다녀오려니 그것도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엄마는 연휴 짧고 길 막히니 아예 설 지나고 주말에 오라고 하신다. 괜히 억울한 기분에 짜증이 추가된다. 울 엄마 아빠는 딸만 둘이고 시댁은 아들들이 있는데 말이다.

동생도 시댁에 가야해서 설 전에는 힘들다고 한다. 아들이 없는 우리 부모님은 설날 아침을 두 분이서 단촐히 맞게 생기셨다. 예년 같으면 내가 모시고 큰 집에 가면 되는 것인데.. 이번엔 두 분이 어케 하시려나..

이런 걱정을 한켠으로 하고 나는 인터넷 쇼핑몰을 오가며 시댁 식구들 선물들을 챙긴다. 필요하신게 정확히 어떤건지 몰라 인사치레로 별 문제 없을 법한 건강식품들을 고른다. 대전 식구까지 챙기니 7개나 사게 된다. 그래도 부족함이 있을까 싶어 시댁에 전화를 걸어 여쭤봐야지 생각한다. 아버님이 신랑에게 너는 우리보다 장인, 장모에게 더 잘해라 잘해라 계속 말씀하시지만 신랑은 그걸 몸소 실천하는 것 같진 않다. 그래야한다라고 생각만 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싸울 수도 없으니 신랑 퇴근하고 집에 오면 설겆이를 시키는 것으로 화풀이(?)를 하곤 한다.

음.. 점점 아줌마다워 지는 것 같다. 달리 아줌마가 아니다. 시댁 생각, 친정 생각, 명절 걱정에 각종 집안일들. 지난 주엔 코스트코에서 사온 햄을 처리하기 위해 부대찌개를 끓였는데 제법 맛이 괜찮았다. 신랑 왈, 이젠 제법 아줌마 티가 나는데? 한다. 집에 있는 식재료를 보고 음식을 뚝딱 만드는 솜씨가 늘었다는 소리긴 했으나.. 별로 반갑진 않았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시간이 간다.
너무도 평범하고 너무도 안정적이지만 어딘가 한 편에 아쉬움이 자리잡고 가끔 고개를 쳐들곤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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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부터 신랑은 기부를 하거나 남을 돕는 일을 하자고 말해왔었다. 각자 일 하면서 돈 벌고 있고 우리 둘이 그냥 먹고 사는데 힘들지 않으니 조금이라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자고..

곰곰 생각.
기부나 봉사를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돈 나가는 것이 선뜻하진 않지만, 적어도 한가지 확실한 내 생각은 만약 기부를 한다면 그냥 자선단체에 돈만 내는 무성의한 기부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왕이면 내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에 기부를 하고 싶고,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구체적으로 누굴 돕는지, 그 누군가를 도와서 어떤 효과가 있는 지 알지도 못한 채 기계적으로 자동이체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누굴 도울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많지만 나는 결손가정이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자칫 잘못하면 범죄의 길로 갈 수 있는 아이나 소중하고 가치있게 보내야 할 유년시절을 환경에 의해 낭비하는 안타까움을 가진 아이를 돕고 싶다. 내가 경험하지 못해서 알지 못하는 그늘이 있고 이 속에 사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알았고 참으로 마음 아프고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사회시설 중에 퇴교하고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모아 공부도 시키고 유치원이나 공부방 역할을 해주는 곳들이 있는데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시설도 좋지 않고 봉사하는 사람도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런 곳 중에 내가 기여할 만한 곳이 있을까? 퇴근 후나 주말에 신랑과 함께 가서 애들 공부도 좀 봐주고 이야기도 해주고 그럴 만한 곳이.. 찾아보면 아마도 너무 많아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매달 10만원이라도 기부를 하자는 착한 신랑.
이런 신랑에 영향을 받고 조금 더 도울 방법을 고민하게 되는 나.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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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이란게 뭐 거창한게 아니었다. 가족이나 친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식사하고, 집 소개하는 것. 그리고 이런 모임을 위해 청소하고 음식을 마련하는 것(직접 하거나 사거나). 모였을 때 좋은 분위기를 위해 적절한 놀이거리나 이야기 소재를 마련하는 것(내 경우 닌텐도 Wii가 모든 사람이 다 즐길 수 있는 놀이거리를 제공해 주었기에 30여만원 들인게 전혀 아깝지 않았다).

결혼한지 4개월인데 그간 4번을 한 셈이니 한 달에 한번 꼴이다. 빈도는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짧은 기간에 다 모아서 하는 것 보다는 효율적이고 재밌었으니..

첫번째, 울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 식구들과 밥을 먹었다. 메뉴가 뭐였더라.. 9월에 했는데.. 벌써 기억이 가물거린다.

두번째, 시부모님과 신랑 누나 식구들과 밥을 먹었다. 이마트에서 한우를 사다가 구웠는데 맛도 좋았고 시아버님이 좋아하셨다.

세번째, 시부모님, 신랑 형님 식구, 시댁 작은아버님댁들과 그 식구들 그리고 미국에서 잠깐 들어오신 시고모부님. 한마디로 시댁 식구들이 총 출동한 모임이었다. 집 근처 괜찮은 뷔페식당을 잡아 식사를 한 후 울 집에 모여 담소를 나누다 헤어졌다. 시댁식구들 대부분이 조용조용한 성품이신지라 차분하고 화기애애하게 지냈다.

네번째, 신랑 대학 친구들과 그 부인들, 4가족이 모였다. 이 모임에는 결혼 전에도 세네번 참석했기 땜에 이미 친해진 상태. 노량진에서 회와 매운탕거리를 직접 사와서 서비스했다. 매운탕은 신랑이 끓였다. 난 별로 한게 없으나, 맛은 정말 좋았고 다들 좋아라 했다. 늦게까지 이야기 나누며 재미있게 놀다가 헤어졌다. 4~5집이 모이는데 접근성이 가장 좋은 우리집이 아지트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별 부담은 없다. 나도 집에 누가 찾아오는 걸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

아마도 가까운 회사사람들, 그리고 내 친구들 불러 한두번쯤 더 모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때는 또 무슨 음식을 마련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뭐.. 신랑이 다 알아서 할거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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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서비스가 런칭될 때마다 여기는 난리 부르스다.
언제나 그렇듯이 촉박한 개발일정, 별로 똘똘하지 않은 개발 PM, risk를 싫어하는 운용부서, 런칭 일정만 따지는 owner 들과의 이해관계 속에서 하루 하루 일이 넘쳐나고 있다.

결혼 100일 기념일(?)에는 뭘하고 놀까 하고 고민하던 것이 결혼 한달이 되던 날이었는데 실제로 그 뒤로는 하루 하루 일이 많아 날짜 세는 것조차 잊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난 이 날 새벽 4시에 집에 들어갔다. 새벽 2시 반 쯤 집에 전화 했더니 역시나 신랑, 잠 안자고 기다리고 있다. 더 늦을 것 같으니 먼저 자라고 이야기해두고 일 마무리를 한다. 슬프게도 이 날 적용키로 했던 서비스는 적용을 중단시켰기에.. 시험 기간 중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가 최종 확인 때 발견이 되었고.. 그걸 덮고 가기엔 문제가 더 커질 것이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stop 이라고 의사결정해야만 했던.. 그걸 발견한 것도 나이고 미리 확인을 못 시켜둔 것도 결과적으로는 내 불찰이니.. 문제는 내 손에 발견이 되었지만 불행히도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그래서 우울해졌다. 암튼, 적용 실패에 대해 상무님과 관계자들에게 쪽지를 쓰고 난 타박타박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 날이 결혼 100일째 라는 것을 다음 날에나 알았다. 다행히도 무딘 신랑 역시 100일인지 90일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고 둘 중 하나만 아는 것보다 둘 다 모르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착한 신랑, 인지하지 못한 채로 휙 지나가버린 100일을 내가 무지 서운해할거라 생각한 것인지 오늘은 날 밖으로 불러내 준다. 어제도 적용 실패건에 대해 내가 서무 시무룩하게 있어서 위로라도 해주려는 걸까.. (글쎄, 이 사람 그렇게까지 세심하진 않는데..ㅋㅋ)

4지 선다형 문자가 휙 날아온 것이다.

1번 시립미술관
2번 세종문화회관미술관
3번 태양의 써커스
4번 기타

음.. 뭘 할까나.. 고민 끝에 3번을 택했다. 나는 작년에 태양의 써커스단의 퀴담 공연을 보았지만 신랑은 보지 못했고 이번엔 음악이 더 훌륭하다는 알레그리아라고 하니까..

그렇지만 나에겐 이벤트 아이템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고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좋을 것 같기 때문에. 100일이면 결혼이 지루한 시간은 아닌 것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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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해서 집은 하나로 합쳐졌지만 자동차는 여전히 2대. 신랑과 나 모두 출퇴근 길에 차가 필요없는 지라 두 대 중 한 대는 처분하기로 했었다. 내 차를 팔까, 신랑차를 팔까? 나는 세단, 그의 차는 SUV. 그는 놀러다닐 때 유용한 SUV를 남기길 원했지만 결국 내 차를 남기고 그의 차를 팔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아빠가 내 차가 아깝다고 하셨기 때문이다.(사실 연식도 같고 가격대도 비슷하고 주행거리만 신랑 차가 조금 더 많을 뿐, 처분가도 비슷했을 듯)

어쨌거나 신랑 차를 팔기로 하고 중고차 시장에 내놔야지 하던 무렵, 울 회사 후배 직원와 이야기를 하다가 그 친구가 차를 사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 나는 팔 차가 있는데' 했더니 마구 관심을 보이는 것이었다. 아는 사람한테는 차를 팔지 말라고 했던 것 같은데.. 어쩔까 신랑한테 물어보니 후배 예산이 얼마나 되냐고 되묻고는 '뭐 팔지' 하는 것이었다. 사실 후배가 가진 예산은 형성되어 있는 중고차 시세보다 적었지만.. 착한 신랑. 나도 아는 후배한테 도움준다고 생각하고 그냥 신랑 뜻대로.. -_-;;

그리고 오늘 열쇠를 넘겼다. 세차라도 하고 넘겨주려고 했는데 뭐 시간이 여의치 않아 그대로 이전. 그리고 후배랑 나랑 낑낑대며 구청에 가서 차량이전등록을 했다. 그간 자동차영업사원이 모든 행정처리를 다 해주었었기에 자동차 등록하는 게 이렇게 시간도 많이 걸리고 번잡스러운 일인지 몰랐었는데 오늘 어쩌다 직접 하다 보니 허걱.. 뭐 이리 쓰는 것도 많고 번잡스럽던지..
신랑한테 차도 내가 다 팔아주고 양도매매처리와 이전등록 포함한 행정처리까지 내가 다 해주고 브로커랑 대리인 노릇 다 해주느라 힘든데 자긴 도장이랑 신분증만 달랑 집에 두고 갔을 뿐이라고 투덜투덜거리니.. '내 차 팔아도 그 돈은 다 네 통장으로 갈거잖아' 한다. ㅋㅋ. 사실 그렇다. 신랑 차 판 돈은 다 내거다. 게다가 그의 통장도 이미 내 것이 되었다. 내가 남자였다면 내 재산을 아내에게 그렇게 간단히 다 넘겨주었을까 싶지만서두.. (아니, 생각해 보니 아직 신용카드는 회수를 못했군. 이제 곧 가져올 참이다.ㅋㅋ)

암튼 이제 자동차도 하나가 되었다.
결혼이란 이렇게 하나씩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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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대전에서 택배로 김치를 보내셨다.
김치국물 새지 않게 비닐 봉투에 두겹 세겹 싸서 밑반찬과 함께 보내셨다.
그렇게 받은 김치를 김치통에 옮겨 담는다. 김치만 먹어도 배부르고 맛있을 것 같다.

시집간 딸에게 김치를 보내는 엄마 마음, 밑반찬을 만들어 꼭꼭 싸서 보내는 마음. 이번 주엔 서울에 올라오신다는데 진짜 맛있는 동치미를 만들어서 그걸 가지고 오시겠단다.

신랑의 말을 인용하자면 '장모님의 은총으로' 우리는 정말 맛있게 잘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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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토-토-일-일
지인 다섯 사람의 결혼식이 몰린 주간이었다.

일요일 2개 결혼식은 시간이 정확히 겹쳤고 멀리 광주에서 한 결혼식도 있었다. 광주에서 하는 친구 결혼식에는 꼭 가려고 했는데 사정상 못가고 말았다.

결혼을 하고 나니, 타인의 결혼식이 더욱 실감나게 느껴진다.
모두들 잘 살기 바란다~

* 나도 잘 살고 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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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퇴근하고 나서도 신랑은 늦도록 일을 한 모양이다. 나는 쿨쿨 잠을 잤기 때문에 새벽에도 환하게 켜있는 불을 보고 알게 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금요일과 토요일 잘 지냈었다. 토요일엔 여의도 불꽃 축제를 보러 집에서 마포대교까지 함께 걸어갔다 왔으니까.. 아마도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에서 파는 차갑고 뻑뻑한 과자를 먹고 탈이 난 모양인지 일요일은 종일 맥없이 앉았다 누웠다 반복하는 신랑.

컨디션이 안 좋으면 식체하고 탈이 나곤 한다고 했었는데 꾹 참고 말도 안하고 있다가 체했다면서 손을 좀 따달라고 한다. 양쪽 엄지 손가락을 침으로 찔러서 피를 좀 빼냈는데 영 차도가 없다. 급기야 어젯 저녁에 새끼 손가락 두 개를 빼고 여덟개 손가락을 다 땄다. 감기기운도 있다고 해서 감기약도 먹게 했는데 별 소득은 없는 듯 하고 말이다.

결국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밥을 모두 굶게하고 따뜻한 물만 주었는데 잘한건지 못한건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오늘도 6시 반에 출근을 했고 저녁에 일찍 들어와서 쉬라는 말만 건넸다.

죽을 만들어 줘야 하나 아님 나아질 때까지 못 먹게 해야 하나 뭘 해야 하나 알 수 없어 고민이다. 종종 있는 일이라며 병원에도 안 가고 참고있는 신랑.

아프지 말고 씩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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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5시 45분, 알람이 울린다. 일어나서 채비하고 출근하라는.. 내 알람은 아니고 신랑 알람이다. 침대에서 10분은 더 꿈틀거리다 각자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한다.

(음.. 여기까지는 비슷한데 그 다음은 루트가 상당히 달라지네..)
씻으러 욕실에 들어간 신랑에게 묻는다. 아침은 어떻게 할까? 밥 먹을까? 했더니 그냥 간단히 먹겠다는 답이 돌아온다. 오늘 아침엔 빵도 없고 우유도 없다. 밥하고 떡이 있는데, 밥 안먹으면 떡을 먹어야 한다고 했더니 그냥 떡을 먹겠단다. 떡? 밥 먹는게 더 좋지 않아? 반문했는데 아침 안먹고 다니는게 습관이 되어서 밥 먹으면 점심 시간까지 부담이 된단다.

음.. 아침밥을 원하지 않는 남자 그리고 아침을 먹었으면 하는 여자의 차이다. 암튼 밥 먹기 싫다하니 냉동해둔 떡을 데워 말랑하게 만들고 며칠 전 밥 지을 때 쪄둔 감자를 꺼내 역시 전자렌지에 돌려 따끈하게 만든다. 먹건 안 먹건 식탁은 풍성했으면 하기 때문에 큰 접시에 떡을 담고 감자를 따로 내고 요구르트와 오렌지 주스 그리고 생수를 꺼내 올려둔다. 밥은 신랑이 짓기 때문에 나는 차려주기만 하면 되는데 이 차려주는 일 마저 아침엔 하지 않아도 될 성 싶다. 그렇다고 저녁에 마주 보고 저녁을 먹을 수 있나 생각해 보면 그도 힘들지 않나 싶다. 시간대가 많이 다르고 나는 되도록 7시 이전에 식사를 끝마치려 하고 있으므로..

그래서 '주말 빼고는 얼굴 보며 함께 박 먹을 일이 별로 없겠다'가 결혼 후 식사에 대한 요약이다. 게다가 간단한 아침도 신랑 혼자 먹고 나는 차린 후 쪼르르 침대로 달려가 다시 잠을 자니 그도 참 미안한 일이다. 아침잠을 좀 줄여야 겠다. 착한 신랑은 아침도 알아서 챙겨 먹고 갈테니 더 자라고 말해주긴 하지만.. -_-;;
(다른 집들은 어찌 사는지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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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은 아침 6시 반에 출근을 한다. 8시까지 회사에 가야하는 데다 통근시간이 1시간 반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반면 나는 출근 시간이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해도 5분이 걸릴까 말까.. 회사인지 집인지 구분 안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아침에 혼자 늦잠 자려니 미안하고, 그렇다고 나까지 일어나 새벽밥 하려니 힘에 부치고..

어제 아침까지는 전날 신랑이 지은 밥으로 버텼지만, 오늘은 정말 내가 일찍 일어나 아침을 차려줬어야 하는데.. 쿨쿨 자고 말았다. 음.. 물론 중간에 눈을 떠 미안하다고 중얼 대고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먹으라고 말해줬던 것 같긴 하다. 회사도 코 앞인데 늦잠까지 자고 신랑 출근하는 것도 못 봤다. 빵점자리 신부다. (근데 이런 사람이 많다고 한다.ㅋㅋ)

그래서 오늘은 산더미 눈더미 처럼 쌓인 회사일을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저녁상을 차려주러 일찍 퇴근해 보려 한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 나갈 것인가 상의를 해보려고 한다. 잘해주고 싶은 마음과 그렇지 못한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갈 것인지 신랑의 이해도 구해봐야 하고 말이다. 다행히 내가 살림엔 영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어 하고 또 1%라도 있을 수 있는 살림에의 재능을 전혀 개발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신랑이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로 마음에 평화를 구해 본다. (근데 완전히 홀가분해 지지는 않는다. 뭔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속박이 있는 듯 하다)

어쩌다 보니, 결혼일지가 완전 김치 냄새 나는 생활모드로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평범함과 현실감이 나를 더 생기있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조만간 신혼여행기로 화려하게 블로그를 장식해 보기로 하며.. 일지 1.0을 마친다.

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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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결혼하고 살게 될 집으로 이사를 했다. 엄마가 2박 3일간 도와주시느라 고생하셨는데, 내 동생 말에 의하면 동생 시집갈 때 엄마가 동생 신혼집 가서 이것저것 살림살이 챙겨주는 걸 내가 무척이나 못마땅해 했었다고 한다. 알아서 할 일이지 엄마 고생시킨다고 말이다. ㅋㅋ. 난 기억도 안나는데..

암튼 어수선한 짐정리는 대강 끝냈고 이제 살림살이를 더 장만해야 하는데 아직 못하고 있다. 자질구레한 살림들은 밥도 해보고 요리도 해보면서 장만한다 치더라도,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놈들을 아직 못채우고 있다. 이를테면 화장대, 서랍장, 가스레인지 이런 품목들. 이번 주중에 인터넷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장만을 해보고 아닌 것들은 살아보면서..

사람들이 아직도 퇴근 안한다고, 결혼 중비는 대체 언제 할 거냐고 아우성이다. ㅋㅋ.. 할 거 별로 없어요 라고 대답하고 있긴 하지만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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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결혼하고 들어가 살 집의 텅 빈 씽크대 앞에서 잠시 망연하였다.
이렇게 텅 빈 씽크대도 처음이거니와 이 씽크대를 채워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씽크대를 사용할 사람이 내가 되리라는 것이 엄청난 압박으로 내 가슴을 누르는 것 같았다.

생각해 보면 부모님과 함께 살 때에는 내 맘에 드는 그릇, 내 맘에 드는 후라이팬, 내 맘에 드는 양념통, 내 맘에 드는 수저통,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꽉 들어찬 큰 냉장고 때문에라도 독립을 하고 싶어했던 것 같다. 철부지처럼.

그러나.. 이젠 뭔가 내 손으로 직접 해야 하는 일이다. 문제는 이런 살림살이가 진부하고 재미없게 느껴진다는 것인데 어쩌랴... 이미 청첩장도 돌렸고 축하도 받았고 우리 부장님 말대로 이젠 물릴 수도 없는 것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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