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복잡한 생각을 많이 한다.(분명 이 말에 누군가는 웃겠지만.)
마치 링크된 웹페이지를 아무 생각없이 클릭해 가는 모양으로 머리속에 떠오른 어느 한 생각에 상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 분명하게 답이나 결론을 얻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저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있는 것일뿐.
여기 출구가 여럿 있는 복잡한 미로가 하나 있다고 생각해 보자.
출구의 수는 셀 수도 없이 많고 나는 그 미로 한가운데 떨구어져 있다.
출구를 찾기 위한 갖은 노력 끝에 간신히 그 많은 출구 가운데 하나의 출구를 찾았다고 치자.
출구 밖의 세상이 자신의 이상과 같았다면 그보다 훌륭한 미로찾기 승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미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죽을 때까지 길을 못찾고 헤매다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쩌다 찾게된 출구 밖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스스로 미로 안으로 들어 올 수도 있으며, 여기가 미로인지 아닌지 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살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미로인들 무슨 상관이랴. 미로 안에서 적당히 살면 되지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니면 자신이 있는 이곳은 미로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고, 출구 밖이나 미로 안이나 다 같은 곳이라고 생각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어느 경우에도 완전히 옳거나 완전히 그릇되지 않다.
그리고 이런 것이 나의 복잡한 생각의 실체이다.
내가 왜 여기 있으며 왜 살고 있는가 하는 사라지지 않는 질문은 미로안에서 출구찾기와 비슷하다.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로까지 이어지기엔(그리고 그렇게 이어지면 답이 나오는지도 모르겠고..), 내 뇌용량과 프로세싱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만 두겠지만 바로 이런 질문들과 나 자신의 한계가 스스로를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고 만다.
점점 더 한계들을 느껴가면서 혹은 다른 말로, 점점 나이가 들어 적당히 합리화해가면서 내 나름대로 얻은 답은 이런 것이다.
단순함.
조르쥬 상드(George Sand)가
'Simplicity is the most difficult thing to secure in this world;
it is the last limit of experience, and the last effort of genius.'
라고 말한 걸 보면
이 여류시인도 어쩌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나름대로 한계를 느낀 모양이다. :)
복잡한 이 삶을 단순화 시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임에 틀림 없지만, 분명 편안한 삶은 단순하다는 단어와 깊은 관계가 있으리라..
아.. 하지만 난 여전히 머리가 복잡하다.
이 성능 떨어지는 머리로 너무 많은 연산을 하려고 애쓰는 셈이니까.
오늘도 나는 복잡한 생의 방정식을 들여다보며 낑낑거리고 있다.
'Simplicity is the most difficult thing to secure in this world' 를 뇌까리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