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이 꿈이야기를 들으니, 노처녀들이 현경의의 꿈 속에 등장해 농성이라도 한게 아닌가 싶다.
정체모를 여자는 일전에 네가 소개팅 시켜주기로 한 재용이의 처제가 아닐까. 너는 그녀를 본 적이 없잖아.
그냥 노처녀들 대거 등장, 시위하는 꿈? 정도로 생각하면서 웃어 넘겨버리면 될 것도 같고..하하.
이 언니(우린 왜 서로 언니라고 우기지? 내가 동생할께. 밥 사줘. 히히~) 신상에 생긴 일은 언제 만나면  말할 기회가 있겠지 뭐.

그런데 나도 어젯밤에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을 거의 꾸지 않는데다 꾸었다 하더라도 기억을 잘 못하는데 어젯밤 꿈은 기억할 수 있다.
그것은 내가 회사를 서울로 옮기는 꿈이었다. 낯선 곳에서 일을 시작해야 하는 꿈이었는데 외로운 서울에서 어떻게 살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끝났던 것 같다.
여기서 한가지 힌트. 이 꿈을 '회사' 대신 다른 단어로 바꾸어 해석해 보면 어떨까?

P.S 그건 그렇고.. 납땜질을 잘 한다니 부럽구나. 그래도 납은 많이 마시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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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네 편지가 오늘 아침 나를 넘 웃게 하는구나.
오늘은 이 언니가 어제에 이어 6시에 일어났다는 거 아니냐.
그래서 회사에 8시 전에 나왔지.
다 좋은데 8시엔 에어콘이 안나와서 무지 덥다.

오늘 아침엔 자동차 보험료를 가지고 엄마랑 입씨름을 했다.
몇가지 사소한 문제들이 있는데 엄마는 보험료가 30만원 넘는게 불만인지 이러쿵 저러쿵 하시길래,
원래는 70% 할인받아야 하는데 99년도에 사고가 나서, 1년 뒤에나 70%를 할인받을 수 있는 거라고 하면서 너를 잠깐 씹었다. 네가 사고냈잖아. 금전적인 손해를 끼치고 시집갔다고 그랬지. 키키.
네가 미워서 그런건 아니니 서운해 하진 말거라.

심심하면 뭘 하면 좋을까를 한번 궁리해 봐라.
하고 싶은게 뭐 없나? 하고 반문해보고 할 수 있는지도 한번 생각해 보고..
너는 오래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거 알곤 있지만 시간도 많으니 한번 해봐라.
원하는게 뭔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자기자신을 잘 쳐다보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는새 답이 떠오른단다.
잘 지내고 심심하면 내 보드에 도배라도 해라.
안녕.

-----------------

그러고 보니, 나는 우리 가족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한번도 그걸 가족에게 말해본 적이 없다.
반면에 내가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양심에 찔려한 적은 몇번 있다.
결국 필요에 의해 말하는 것이다. 정말로 사랑하고 좋아하면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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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마지막 날. 뜨거울테면 뜨거워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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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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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232 케이블 납땜질 하다 오전이 다 갔다.
점심시간이 된 것도 모르고 열중하다가 회사 아저씨가 불러서 밥먹고 왔다.
사실 납땜질은 금방 끝났다.
문제는 납을 마셨다는 사실보다, 내가 수전증 증상이 있다는 걸 발견한 것에 있다.
납실을 든 왼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이다. 이럴수가. 순간 수전증 땜에 집도를 못한다는 외과의사가 생각났다. 일단 내가 외과의가 되어 나이 서른에 수술방에서 쫒겨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
세상은 그렇게 살아야 하나 보다. 외과 의사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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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사랑은 반드시 잘못된다.
                                           
                                               - 헤어진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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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더위에 지친것 같다. -_-;;
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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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글제목이다.
사실 난 쪽박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르는데 말이다.
암튼 여기서 깨진 쪽박은 엎질러진 물과 일맥상통하는 의미인데, 가끔은 너무나도 절실하게 이미 엎지른 물을 도로 주워 담고 싶고, 깨진 쪽박을 다시 붙여 쓰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깨진 꽃병을 다시 붙인다 해도 예전의 그 꽃병이 아니라고..

김종필이 박통시절에 일본과 독도 때문에 머리 아픈 일이 자꾸 생기자 독도를 폭파시켜버리라고 했다던가.. 나중에 해명했다고는 하지만 그 이야길 잊은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떠오르는 예가 없어서 다소 엉뚱한 예를 들긴 했지만..
암튼 그렇다. 이미 내뱉은 말을 뒤에 가서 취소하고 해명한들 구차하기만 하다.

이런 사실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 나는 속에 없는 말을 내뱉고는 나중에 후회하곤 한다.
위 김종필처럼 전후사정 생각 안하고 짜증이 나서 툭 튀어나온 말이나, 괜히 아는 척 하려고 한 말들.
그 중에서도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순간의 자존심을 지키려 맘에도 없는 소리를 해버리고 마는 경우이다.

자존심. 정말 그 놈의 자존심이다. 자존심이 대체 뭐냔 말이다.
다른건 몰라도 내가 얻은 사실 하나는 확실하다.
자존심이란 내세울 때와 그러지 말아야 할 때가 있는 법.
쓸데없이 자존심 내세우다가 나중에 후회할 게 뻔한데다가, 그럴 필요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는.. 깨진 쪽박은 열심히 붙여봤자 줄줄 샐 것이기 때문에..

초강력 울트라 에폭시 소유자로 조각 맞추기 퍼즐에 자신있는 사람만 쪽박을 깨기 바란다.

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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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피로해도 머릿속은 늘 깨어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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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다. 비. 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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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고있남?
회사에서 일은 안하나봐
오늘도 홈페이지에다 여러개 글을 남겼던데...
내가 우려한대로 스파이더겜하다가 날을 샜더군
나한텐 중급은 문제없는듯이 얘기하더니
승률이 10%라고 하하하
난 요즘 그거 안하는데
재미없어
인터넷도 재미없고
사는것도 재미없고
결혼을 넘 일찍 했나봐
언니는 재밌게 살어
(언니는 지금 결혼해도 일찍하는거 아니니까 걱정하지말고 어서어서 해)
여긴 어제오늘 종일 비가오더니 지금은 그쳤어
아파트도 안떠내려갔구
..
잘 지내셔~~


동생이 심심한가 보다. 이 언니가 좀 놀아줘야 하는데 안타깝구만.
언니가 네 편지 여기에다 올려서 삐졌니? 언니 동생은 착하니까 이해하리라 믿는다.
참고로 동생은 이번 폭우로 시달린 인천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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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첨으로 Windows XP를 사용한 소감  (0) 200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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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내 동생은 엄마와 통화하고도 꼭 나를 바꿔달래서 시집가기 전처럼 어리광부리는걸 잊지 않는다.
동생이 어린애처럼 굴수록 나는 어른처럼 구는데, 사실 아는 사람이라곤 제 남편밖에 없는 곳에 시집가서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이 되곤 한다. 도와준 것도 별로 없고 잘해준 것도 성에 차지 않아서 그냥 어리광부리는 동생을 받아주는 것 밖에 할 일이 없는데, 그것도 이제 몇해 안남은 일 아닌가.
덤덤한 얼굴 속에도 정은 있고, 말하지 않아도 그리워 하는 두 사람은 서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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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할 필요를 느껴서 내친 김에 이것 저것 정리했다.
책상정리, 홈페이지 정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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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첨으로 Windows XP를 사용한 소감은 이러하다.

우선 껍데기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쓴 것이 눈에 띈다.
기본기능이 크게 달라진게 없으니 옷이라도 잘 입어 달라 보이게 하자는 취지일 수도 있겠다.
직선에서 곡선으로, 색깔은 회색에서 초록과 파랑 주황 원색 위주로 갔다.
그리고 아이콘과 마우스에 그림자가 있어서 바탕화면에 달라붙어 보이는게 아니라 둥둥 떠 보이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버튼들은 웹상의 플래쉬나 자바인 것 처럼 다이나믹하게 움직인다.
(물론 언제라도 테마를 바꾸면 고전 윈도우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는 네트웤 부분은 아직 설치작업이 끝나지 않아서 감상을 못했다.(근데 모가 좋아졌다는 것일까.. ---;)

또한 Movie Maker라고 동화상 편집기가 기본 탑재되어 있는 것이 맘에 들었고,
기본 게임은 가지수가 조금 늘어났고,
windows media player도 편집/복사 등의 기능이 향상되어 있는게 눈에 띈다.
(그러나 위 세가지를 사용할 일은 별로 없을것 같다. ---;;)

응용 프로그램 설치가 약간 문제가 될 것 같긴 하다.
MS 계열의 소프트웨어들은 문제없이 설치가 되었지만, 우려했던 바대로 내 C++ 프로그램이 컴파일을 하지 못한다. 즉 일일이 XP용 패치를 다운 받아서 설치해야 할 것 같다.
어쩌면 몇몇 프로그램 때문에 Win98로 퇴향을 해야할 지도 모른다.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길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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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소식과 유산 소식이 번갈아 들린다.
빈도로 볼때, 임신이 더 많긴 하지만 유산이란 그것을 겪는 사람의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는 것이라서..

1. "위로는 필요없습니다."
벌써 삼년 전 이야기 이지만, 입사동기 한 사람이 결혼 후 바로 아이를 가졌는데 유산이 되고 말았다. 친한 동기 몇몇에게도 알리지 않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여자 동기 하나가 안부메일에서 결혼 했으니 아이는 안생겼느냐고 묻는 일이 생겼다. 그것에 대한 답글로, 짧막한 이메일이 날아왔으니, 아이가 유산되었고 위로의 말은 필요없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아무도 위로 메일을 쓰지 않았지만, 우리는 모두 가슴이 아팠다. 어떤 말로도 위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그 사람은 건강한 아이 둘의 아버지가 되어 있다.

2. "..."
회사 동료 하나가 사적인 자리에서 아내가 두번째 아이를 임신했다고 밝혔다. 밤에 실수로 생긴 아이라고 농담삼아 이야기하길래 모두 웃었었는데, 그로부터 몇 주 지나지 않아 갑자기 휴가를 내더니, 휴가 후 회사에 돌아와서도 전혀 웃지도 않고 말도 거의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중요한 물건들을 빠뜨리고 출장을 가는 등 평소와 너무 다르게 행동해서 신경이 쓰이고 있었는데, 그즈음 나는 일이 많아서 일요일에 나와 일을 하게 되었다. 나와보니 마침 그 동료가 나와있었고 점심을 먹으러 근처 식당에 함께 가게 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아이는 잘 있냐고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덤덤한 얼굴로 말투로 아이가 유산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나는 어떻게 위로해야 좋을지 생각이 나지 않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3. "내가 더 많이 울었다."
얼마전 결혼한 양아저씨. 집들이 한다고 하길래, 그리고 출장이다 뭐다 해서 오랜동안 소식을 전하지 못해서 말을 걸었다. 집에 일이 생겨 집들이를 미루게 되었다고 하길래 특별한 일들 없냐고 물어보았다. 그런데.. 자연유산. 아내보다 자신이 더 많이 울었고 엄마 얼굴 못보고 하늘나라로 간 녀석을 생각하니 너무 아프다고 하는 것이다. 주변의 이런 일들을 처음 겪는 것도 아닌데 뭐라 말해줘야 할지.. 주섬주섬 위로의 말은 하지만 그저 말뿐인 것을.

자신의 아픔은 자신이 추스려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픔들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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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는걸 간만에 보고 집에 들어가 세시간 자다 나왔는데, 엉뚱하게 눈이 아프다.
어젯 밤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뚫어져라 쳐다본 탓에 라식 수술한 내 두 눈이 반항을 하는가 보다.
웅.. 빨개진 내눈.. 빨리 하얘져라앗~
그리고 사실은 배도 몹시 고프다.
아. 나의 유월은 배고프고 눈 아프게 시작되는가.
유월이 육월이 아니라 유월인 것은 너무나 가벼운 달이어서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나의 배도 가볍게 유월을 시작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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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복잡한 생각을 많이 한다.(분명 이 말에 누군가는 웃겠지만.)
마치 링크된 웹페이지를 아무 생각없이 클릭해 가는 모양으로 머리속에 떠오른 어느 한 생각에 상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 분명하게 답이나 결론을 얻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저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있는 것일뿐.

여기 출구가 여럿 있는 복잡한 미로가 하나 있다고 생각해 보자.
출구의 수는 셀 수도 없이 많고 나는 그 미로 한가운데 떨구어져 있다.
출구를 찾기 위한 갖은 노력 끝에 간신히 그 많은 출구 가운데 하나의 출구를 찾았다고 치자.
출구 밖의 세상이 자신의 이상과 같았다면 그보다 훌륭한 미로찾기 승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미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죽을 때까지 길을 못찾고 헤매다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쩌다 찾게된 출구 밖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스스로 미로 안으로 들어 올 수도 있으며, 여기가 미로인지 아닌지 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살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미로인들 무슨 상관이랴. 미로 안에서 적당히 살면 되지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니면 자신이 있는 이곳은 미로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고, 출구 밖이나 미로 안이나 다 같은 곳이라고 생각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어느 경우에도 완전히 옳거나 완전히 그릇되지 않다.
그리고 이런 것이 나의 복잡한 생각의 실체이다.

내가 왜 여기 있으며 왜 살고 있는가 하는 사라지지 않는 질문은 미로안에서 출구찾기와 비슷하다.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로까지 이어지기엔(그리고 그렇게 이어지면 답이 나오는지도 모르겠고..), 내 뇌용량과 프로세싱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만 두겠지만 바로 이런 질문들과 나 자신의 한계가 스스로를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고 만다.
점점 더 한계들을 느껴가면서 혹은 다른 말로, 점점 나이가 들어 적당히 합리화해가면서 내 나름대로 얻은 답은 이런 것이다.
 
단순함.

조르쥬 상드(George Sand)가
'Simplicity is the most difficult thing to secure in this world;
it is the last limit of experience, and the last effort of genius.'
라고 말한 걸 보면
이 여류시인도 어쩌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나름대로 한계를 느낀 모양이다. :)
 
복잡한 이 삶을 단순화 시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임에 틀림 없지만, 분명 편안한 삶은 단순하다는 단어와 깊은 관계가 있으리라..

아.. 하지만 난 여전히 머리가 복잡하다.
이 성능 떨어지는 머리로 너무 많은 연산을 하려고 애쓰는 셈이니까.
오늘도 나는 복잡한 생의 방정식을 들여다보며 낑낑거리고 있다.
'Simplicity is the most difficult thing to secure in this world' 를 뇌까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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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변하지 않는 영원함을 생각하곤 합니다.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평온함과 변치않고 영원한 사랑입니다만, 이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습니다. 산다는 것 자체는 곧 변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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