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글제목이다.
사실 난 쪽박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르는데 말이다.
암튼 여기서 깨진 쪽박은 엎질러진 물과 일맥상통하는 의미인데, 가끔은 너무나도 절실하게 이미 엎지른 물을 도로 주워 담고 싶고, 깨진 쪽박을 다시 붙여 쓰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깨진 꽃병을 다시 붙인다 해도 예전의 그 꽃병이 아니라고..

김종필이 박통시절에 일본과 독도 때문에 머리 아픈 일이 자꾸 생기자 독도를 폭파시켜버리라고 했다던가.. 나중에 해명했다고는 하지만 그 이야길 잊은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떠오르는 예가 없어서 다소 엉뚱한 예를 들긴 했지만..
암튼 그렇다. 이미 내뱉은 말을 뒤에 가서 취소하고 해명한들 구차하기만 하다.

이런 사실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 나는 속에 없는 말을 내뱉고는 나중에 후회하곤 한다.
위 김종필처럼 전후사정 생각 안하고 짜증이 나서 툭 튀어나온 말이나, 괜히 아는 척 하려고 한 말들.
그 중에서도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순간의 자존심을 지키려 맘에도 없는 소리를 해버리고 마는 경우이다.

자존심. 정말 그 놈의 자존심이다. 자존심이 대체 뭐냔 말이다.
다른건 몰라도 내가 얻은 사실 하나는 확실하다.
자존심이란 내세울 때와 그러지 말아야 할 때가 있는 법.
쓸데없이 자존심 내세우다가 나중에 후회할 게 뻔한데다가, 그럴 필요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는.. 깨진 쪽박은 열심히 붙여봤자 줄줄 샐 것이기 때문에..

초강력 울트라 에폭시 소유자로 조각 맞추기 퍼즐에 자신있는 사람만 쪽박을 깨기 바란다.

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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