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왈.
"언니 다이어리를 보니 일하는 날보다 노는 날이 더 많은 것 같아.."
음.. 그런가? 목표할당된 연차휴가를 몰아 쉬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긴 한데 대체 얼마나 놀았길래.. 암튼 그래서 세어보았다.
31일 가운데 일요일 다섯번과 대통령선거일, 크리스마스 그리고 울 회사 창립기념일 휴무를 빼면 23일이 일하는 날이다. 이 중에서 네번의 토요일 휴가와 세번의 평일 휴가를 다시 빼면 16일이 된다. 그러니까 한달 동안 딱 절반만 일하게 되는 셈이다.
내 동생이 "언니, 월급은 다 나와?" 하고 물었는데.. 여기서 답을 하자면 월급은 다 나온다. 깍이는 건 연차수당 뿐이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아니 올해보다 더 인건비 감축이 예상된다. 아니 말이 조금 잘못되었다. 어느 신문에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실 아저씨가 스크랩해 보내 준 기사를 보니 내년도엔 임금이 삭감될 거라고 한다. 올해 초에는 임금 동결이었는데 내년엔 삭감이라니.. 호봉이 오르면 저축을 조금 늘여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건 그냥 계획으로 끝나고 말 것 같다. 음.. 이야기가 잠깐 빗나갔다. 휴가와 인건비 감축이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보니..
암튼.. 이번 달엔 참 많이 쉬었는데 나는 전혀 느끼질 못하겠다. 쉬면서 한 것도 별로 없고 말이다. (한심한 건가?)
뭐랄까.. '뭘 해야지!' 하는 생각조차도 귀찮아 지기 시작한 것 같다. 집에서 편하게 책이나 들춰보고 있는게 가장 좋다니.. 어제는 엄마로부터 '너는 바보같이 데이트도 없냐?' 라는 말을 들었다. 그 전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엄마로부터 직격탄을 맞고 보니 정말 '내가 바보로군'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지만 그런 생각 이면에 '나는 지금 이 상태가 편하고 좋은데..' 하는 마음도 있고..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게 관성이라는 건가.. 아아.. 싱글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무섭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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