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를 했다.
6시에 시작해서 9시 30분에 끝났다. 진지한 송년회는 아니었다. 먹고 잡담한 후 노래방에서 한곡씩 하는 것으로 마감.
실장님은 식사하면서 과제 이야기도 하고 내년도 할 일도 이야기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하지만 팀장님께서는 그냥 편한 분위기의 식사를 원하셨는지 일 이야기는 별로 나오지 않았다.

오전 회의시간에는 경영직 계약 완료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우리 팀장님이 경영직이다. 선임연구원 위 책임연구원이 없어지고 경영직이라는 직급으로 대치되었는데 경영직은 2년 계약직이다. 회사가 재임용하지 않으면 나가야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2년 완료시기가 바로 코 앞에 다가왔다. 아랫동네에 사는 나는 그 분위기의 심상찮음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데 실장님은 틈나는 대로 그 사실을 언급하신다. 이번에 경영직이 대다수 재임용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그 속에 우리 팀장님도 포함되는 것일까? 솔직히 말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아마도 내년은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다. 오늘 아무도 일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은 그것을 다 실감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당장 나만 해도 파트너였던 사람이 회사를 떠나고, 할 일은 늘어만 갈테고 실장은 새로운 역량을 요구하니 새로운 분야도 섭렵해야 하고.. 지금보다 더 바짝 긴장해야 하는데 큰 자신감은 없다. 고민스러운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누구나 다 답답해 할 것이다. 실장님 속을 알 것도 같다.

암튼.. 송년회가 끝났다. 그런데 왜 한 해 떨어낸 마음이 더 무거워 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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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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