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던 소나기도 안오고 열대야 속에 잠을 깨어버렸다.
급하게 선풍기를 틀고 다시 잠을 청했으나 한시간 동안 뒤척이다 완전히 일어나 앉았다.
인터넷으로 잠시 방황(?)을 하던 중 사랑의 정의는 '상대에게 최고의 것을 주는 것'이라는 글을 읽었다.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한 때 내가 알던 사람이 쓴 글이었기에 더 마음에 와닿는 듯 했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을 내 관점에서 조금 바꾸어 보려고 한다. 사랑이란 상대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이다.
'주는 것'이라는 행위와 '주고 싶은 마음'이라는 심리 상태 사이에는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다. 정말 하늘과 땅 차이다. 내 속에서 발현되는 마음과 그것을 실제로 행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것 사이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둘 중에 더 귀한 것을 가려내라면 나는 '상대에게 최고의 것을 주는 것' 즉 행위를 택할 것이다. 그러나 그 둘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른다면 '상대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싶은 마음'만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언제나 사랑에 어리숙하고 부족하다고 느낀다. 심지어 어떤 때는 기준을 달리 적용하기도 한다. 내가 사랑할 때는 '마음'만으로 충분한 거고 남이 사랑할 때는 사랑하기 때문에 실제로 행해진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한마디로 나 편할대로의 사랑에 대한 기준이자 정의인 셈이니 내가 여태껏 싱글로 잘 살고 있는 것이 저 몇 줄로 다 설명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사랑이란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통해 내가 얻는 행복이라는 메커니즘으로 동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로 인해 행복하다면 나도 행복한 거고, 불행하다면 나 역시 불행한 것이다. 이런 매커니즘 때문에 심리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게 되는 것이 청춘남녀간의 사랑이다. 한마디로 사랑이 없다면 괴로움도 없고 사랑이 없다면 기쁨도 없다. 참 아이러니하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아이러니를 뻔히 알면서도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짝을 찾으려 한다는 것이 참 우습게 느껴진다.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식상한 이유. 달리 다른 답을 찾을 수도 없지만..
그러나 사랑의 아이러니를 다 떠나서 오늘은 사랑에 대해 보편적인 생각을 해본다. 왜냐면.. 나도 혼자 살고 싶은 생각이 없거든. 남들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짝을 이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열대야 속에서도 최고의 것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으니까..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뭐가 있나 생각해 보는 것이다.
최고의 것을 주기 위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사랑의 매커니즘 아래 내게 돌아올 행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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