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이상하게만 느껴졌던 것이 지금은 오히려 카타르시스처럼 느껴진다. 내가 변한 것인지 세상이 변한 것인지 좁은 우물 속의 나는 알 수 없지만 다음 글이 이런 상태를 어느 정도 설명 해주는 것 같아 옮겨 놓는다.
러시아의 화가 칸딘스키는 그의 저서《예술에 있어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1912) 속에서 '정신의 3각형'이라는 비유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전위미술의 선구적인 정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의하면 시대의 정신생활이 형성하는 3각형 속의 저변(底邊)에는 광범위한 대중이 있고, 정점(頂點)에는 고독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예술가가 있다. 그런데 이 3각형 전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앞으로, 위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으며, 오늘 고독한 정점에 있는 예술가의 예감에 지나지 않던 것이 내일은 지식인의 관심사가 되고 모레는 대중의 취미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From 야후 백과사전 아방가르드)
그러니까 나도 모르는 새 삼각형 정점에 있던 전위적인(아방가르드적인?) 정신이 점점 움직여 내려와 저변을 형성하고 대중적 취향에 맞게 되는 것이다. 과거의 전위성이 현대의 대중성이 되고 이 시점의 삼각형 꼭지점에는 또다른 소수만의 전위적 정신이 시작된다. 그리고 아마도 나는 이 꼭지점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그것이 저변이 될 즈음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칸딘스키가 고독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예술가라고 했을지언정, 혁신을 창조하는 사람들은 구속받지 않는 정신적 자유의 소유자들로써 즐겁다고 할 수 있겠다. 뭐... 한마디로 부럽단 얘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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