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글 안쓰고 지난 것 뿐인데 아주 오랜만에 쓰는 것 같다.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된다고 했던가.
우려했던 일은 어김없이 현실로 나타나고 만다.
크게는 이번 인터넷 대란부터 작게는 우리 실 일까지..
에구.. 말해서 뭣하랴. 손가락만 아프다.

내일 낼 모레.. 암튼 설까지 무진장 춥댄다.
내일 하루, 나 포함 실사람 넷이서 과감히 휴가내고 스키장 가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막판에 틀어지고 말았다. 아니.. 사실은 조금 전에 틀어지고 말았다. 휴가는 이미 다 내놓았는데 말이다. 게다가 김밥은 누가 사오고 컵라면은 누가 사오고 봉지 커피는 누가 가져 오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은 각자 가져오자고 신나게 업무분장까지 하며 들떠 있었는데 말이다. 게다가 네명이서 십시일반, 스키 강습 받자고 스키숍까지 정해두었었는데... 아, 스키 이야기를 쓰면 쓸수록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이지 아깝고 아깝고 아깝도다.

암튼 이유는 이렇다. 넷중 한 사람에게 낼 아침까지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생겼고 나도 내일 영하 10도 미만이라는 예보에 추위와 칼바람에 지쳐 오느니 어차피 평일 휴가내서 주간 스키 갈거면 설 지나고 다시 기회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일기예보 괜히 들었단 생각이 더 강하긴 하지만.. 그리고 집에 와서 조용히나 있을 껄.. "엄마! 낼 나 스키장 가." 했다가 걱정많은 울 엄마, 내일은 너무나 추울거라 나보다 100배쯤 더 걱정. 뜯어 말리신다. 그 걱정을 무슨 수로 당하냐.. 차라리 내일 출근해서 온종일 업무에 시달리고 말지.

암튼 이렇게 저렇게 해서 일은 틀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넷 중 한사람은 그래도 못내 아쉬워서 가자고 끝까지 미련을 못버리고 있는데.. 이걸 쓰고 있자니 추위가 뭐 대수냐, 아아.. 스키장~ 하는 생각 밖에 안난다. 내가 왜 엄마의 걱정과 협박에 별 반항도 못하고 휙 넘어가 버리고 말았을까? 잠깐 미쳤었나 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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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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