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때] 2005-10-23 ~ 25 [책 구한 곳] 갈마도서관. 읽고 반납. [서지정보] 제목: 신화 속 수학 이야기(웃기는 수학자 이광연 교수의) 펴낸곳: 경문사 지은이: 이광연 초판 1쇄 발행 2004-05-20 초판 2쇄 발행 2004-09-15 |
[요약]과 [읽고 나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익숙하다면, 일반 수학 교양 서적 대신 이 책을 읽는 것이 낫다. ^^
이 책에서는 수학에 흥미를 고양시키긴 위한 수학(혹은 과학)교양서적들에서 반복되고 있는 아이템들을 거의 대부분 수록하고 있는데 그것을 10개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풀어낸다. (거꾸로 수학에 익숙하고 그리스 로마에 익숙하지 않아도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익숙한 한 쪽의 도움을 받아 다른 한 쪽에 가까워 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루어지는 수학적인 내용은 이렇다.
완전수, 소수, 거듭제곱, 미로에서 탈출구 찾기(위상 수학), 싸이클로이드, 산술삼각형(파스칼의 삼각형), 눈금없는 자와 컴퍼스만의 작도 문제, 책력 중에서 율리우스력과 그레고리력, 마야력과 기타 새로운 달력의 소개, 천동설과 지동설, 기온에 따라 우는 숫자가 다른 귀뚜라미, 매미의 산란 후 성충이 되는 기간(결국 소수 이야기), 너무나 유명한 피보나치 수열과 피보나치 수열이 자연에서 나타난 예들, 카타스트로피 이론과 피타고라스 정리 등이다.
다루어지는 신화적 내용은 이렇다.
카오스에서 시작한 세상의 창조, 헤라클레스와 12가지 과업, 트로이 전쟁의 불씨 불화의 사과, 미노스와 솜씨좋은 다이달로스(미노타우로스와 미로), 하늘마차를 몰다 제우스 번개를 맞은 파에톤, 거미가 되버린 아라크네, 인간과의 슬픈 사랑 새벽의 여신 에오스, 지옥의 신 하데스와 납치된 여왕 페르세포네, 트로이전쟁 영웅 오이디푸스와 귀환 모험, 황금양털을 찾아 떠난 아르고 원정대이야기..
마지막으로 이 두 주제를 결합시킴으로써 책이 완성된다.
내가 칭찬하고 싶은 것은 두 주제를 엵는 솜씨뿐만 아니라 주제에 맞게 적절히 동양 신화와 고대 신화를 챙겨 넣어 신화의 범위를 넓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신화를 대강 다룬 것이 아니라 많은 책을 참고한 흔적이 보여 신화 이야기 책으로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와 컴퍼스만으로 작도하는 문제를 다룰 때 이다. 이것은 어찌 보면 고대인들의 창조 개념과 연결되어 있는데 핵심은 고대인들이 세상이 수학적으로 창조되었다고 믿었다며 흥미롭게도 이 부분에서 자와 컴퍼스를 각각 손에 든 여와, 복희씨의 창조신화를 등장시킨다. 비록 중국 창조신화인 여와, 복희씨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삽입된 그림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고 생각된다.
또한 틈틈히 중국 수학책과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수학책들도 사진과 함께 수록되어 있어 더 좋다.
끝으로 위상수학에서 출발한 카타스트로피(Catastrophe) 이론을 소개하고 글을 마치려 한다.
1950년대 말, 영국의 수학자 지만(Zeeman)이 처음으로 위상수학을 수학 이외의 다른 과학에 응용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는 뇌의 위상적 모델을 만들어 여러 가지 현상을 해석함으로써 많은 수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 후 1973년 말, 프랑스 수학자 톰(R.Thom)은 카타스트로피 이론의 기본 사상을 담은 '구조안정성과 형태형성의 이론'을 발표하였다. 그는 여기서 갑작스러운 큰 변화를 카타스트로피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파국(破局)이라고 한다. 이 이론은 예전에 연속적인 현상만을 다루었던 수학 속에 불연속 현상을 도입하는 획기적인 역할을 했다. 이로써 다양한 표현 방법이 수학자로부터 자연과학자, 사회과학자에게 제공된 것이다.
카타스트로피 이론의 쉬운 예로 저자가 제시한 것은 이렇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있는데 그들의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갔다. 물론 약간의 사랑싸움이 몇 번 있었고 사랑을 키워 가던 어느날 갑자기 크게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화가 많이 난 여자가 남자를 미워하게 된다. 예전의 사랑을 되찾고 싶어하는 남자는 어떤 방법으로 화해할까 고민하다 진심 어린 편지를 써서 여인에게 보낸다. 이 편지를 읽어본 여인은 너무 감동한 나머지 전보다 남자를 더욱 깊게 사랑하게 되었다.
이것을 수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시간을 X축으로 하고 사랑의 크기를 Y축으로 하는 그래프를 그리자. 그러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속적으로 점점 증가하는 2차 곡선 같은 그래프가 그려지다가 크게 말다툼한 시점에서 갑자기 불연속적으로 떨어져 감소한 Y를 보게 된다. 시간이 경과해도 좀처럼 Y값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자의 편지로 말미암아 또한 갑자기 그 어느 때 보다도 커진 Y값을 갖는 그래프를 그리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연속이 아닌 불연속으로 점프한 부분을 몇 번 볼 수 있는데 이런 복잡한 불연속을 어떤 한 곡면 위에 모두 나타낼 수 있고, 그 곡면의 성질로부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파국 이론이다.
지만은 이런 기법을 이용하여 국방문제에서부터 나라 사이의 외교 관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응용의 보기를 들어 파국 이론을 설명했다. 이런 설명 중에서 사회과학과 관련된 재미있는 것이 많지만 체계적으로 정립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자연과학의 여러 곳에서는 실제로 응용되고 있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 이것은 파국 이론의 실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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