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스스로에게 쓸데없는 질문을 던지고 말았다.
반지의 제왕에서 포르도가 갠달프에게 던졌던 바로 그 물음. 그리고 나는 애써 갠달프의 대답을 떠올리며 위안한다.

베토벤이 고뇌 없인 환희도 없다고 했다던가.
그렇게 거창하게는 아니더라도, 노력이 있어야 이루는 기쁨도 있는 것임에 분명한데 나는 간혹 삐딱한 질문을 던진다. 그 '왜' 라는 의문사를 또 끄집어 내고 마는 것이다.
조금 나아진 게 있다면 지금의 나는 '그들도 모른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한다는 것일 뿐.

베토벤이 환희를 맛보려고 고뇌를 마다하지 않은 것인지, 달리 할 게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알 길은 없지만 이왕이면 전자가 멋있으니까.. 나도 그런 척 하자.
반지가 왜 내게로 왔는지 따지지 말고, 왔으니까 와버렸으니까 그 다음 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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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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