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 까르푸 맞은편에 위치한 활게 전문점 게도락에 갔다.
호주에서 중국식으로 요리한 King Crab 을 먹어본 적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어디 비싸서 그런걸 먹을 수가 있나.. 누가 사준다고 하기에 군말 않고 따라갔다. (^^)

게도락의 메뉴는 크게 활게와 냉동게 찜으로 나뉜다.
앗. 여기서 말하는 게는 알래스카산 킹 크랩이다. 몸통이 영덕게보다 서너배쯤 큰 것 같다. 주로 먹는 부위는 살이 꽉찬 게다리.. 그리고 속은 나중에 게알밥으로 만들어 준다.
어제 들은 말인데 알래스카산 킹 크랩이 원조 킹 크랩이라고 한다. 호주에서 먹어 본 킹 크랩은 알래스카산 킹 크랩보다도 서너배쯤 더 큰 놈이지만 남반구 크랩이고 맛도 약간 떨어진다. 만약 호주에서 해산물을 먹을 기회가 있다면 킹 크랩말고 drinking prawn(술취한 새우)을 먹으라고 권하고 싶다. 보통 fish market 에서 파는 새우는 잔새우인데 prawn이라고 안하고 shrimp 라고 한다. 그리고 이미 데쳐 나오므로 신선한 맛은 좀 떨어지지만 값이 싸므로 몇 접시고 실컷 먹을 수 있다. 이에 반해 prawn은 shrimp 보다 크다. 암튼 이 놈을 중국식당에선 drinking prawn 이라는 이름으로 파는데 팔딱거리는 왕새우를 아주 독한 술(고급 고량주?)에 푹 담가 취하게 하는 것이다. 그럼 새우에 술의 향과 맛이 배게 되고 이걸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먹는 것이다. 나는 익힌 것보다 날로 먹는 걸 더 좋아해서 데치지 않고 먹었는데 많이 먹으면 술에 취하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암튼 drinking prawn은 인기 있는 메뉴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맛난 새우를 먹을 수 있는데 대천 남당리의 대하 축제 기간의 왕새우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 있으면 하기로 한다. 파닥거리며 튀는 새우를 손으로 꽉 잡고 껍질 벗겨서 먹는 맛이란!

음.. 잠깐 샛길로 샜다. 다시 알래스카 킹 크랩 이야기로 돌아오자.
애초 계획은 냉동 킹 크랩 요리를 먹는 것이었다. 왜냐면 활게는 아주 비싸기 때문이다. 1kg에 9만원인데 두 명 정도 먹을 수 있다. 대신 게알밥 식사가 나온다.
냉동 킹 크랩은 찜 버전, 아구찜 같은 매운 버전 등 여러 버전이 있는데 그냥 찜이 가장 비싸다. 뭔가 양념을 많이 할 수록 싸지는 것 같다. 냉동 킹 크랩은 기본 8만원인데 세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다. 단 식사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밥을 먹으려면 별도로 시켜야 한다. 5천원쯤 할 거다.

세 명이 갔기 때문에 비용을 고려해서 냉동 킹 크랩 찜을 시켰는데 주인 아저씨인지 주방장 아저씨인지 나오시더니 마침 반마리 활게가 있다는 것이다. 낮에 단골 손님이 반마리만 먹겠다고 해서 반을 해주고 반이 남았는데 그걸 먹으라고 권하는 것이다. 운 때 좋게 마침 활게 반마리가 우릴 기다리며 남아있었던 셈이다. 대강 가격을 계산하면 냉동 킹 크랩 먹는 거랑 비슷해 지니..  당근 활게를 시켰다. ^^ (먹기 전에 수조의 활게 구경도 하시라~)

사실 엄청나게 특이하고 맛있는 맛을 기대할 건 못된다. 보통 게보다는 훨씬 양이 많고 쫄깃하고 먹을게 많다는 것. 밍밍한 맛은 아니고 게살 특유의 맛이 난다. 맛있다. 넘 비싸서 그렇지..

식사 중 주로 나눈 대화는 '먹는 것'에 관한 것. 메콩강 유역의 베트남과 태국에서 먹는 새우 요리. 메콩강에서 새우가 많이 난댄다. 새우를 먹으려면 동남아에 가라나.. 그리고 가재 요리.. 캘리포니아 근방 멕시코 해안에서 먹는 가재.. 엄청 싼 값에 질리도록 먹을 수 있댄다. 내가 먹은 남반구 크랩.. 캥거루(맛없다. 냄새만 나고.) 먹자도시 홍콩.. 재작년에 홍콩 갈 기회가 있었는데 아깝다!

살다보면 우연찮게 여러 도시에 들를 일이 있을텐데 미리 미리 알아두면 간 김에 맛난 것도 먹고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나라에서만 먹을 수 있는 값싸고 맛난 요리를 부지런히 먹어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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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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