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에 너무 늦게 참여한 탓에 연주회 전 참여했던 총연습은 딱 세번.
첼로 입문 1년도 안된 완전 왕초보가 부족한 실력에 무리해서 무대에 선다는 것이 난감하기 그지없어 집과 회사에서 연습은 열심히 했지만, 일찌감치 '욕심은 접고 할 수 있는 부분만 제대로 소리 내자고 다짐했던 것이다.

사람들에게 줄 초대권이 나왔지만 이걸 나눠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도 했다. 내가 썩 잘하지 못하니까.. 그러나 잘하건 못하건 나한테는 첫 공연이고 몇몇 지인들에게 초대권을 드렸다. 못 만나는 친구한테는 전화로 연락하고 말이다. 사실 굉장히 민망 민망. 나 보라고 오라는 건데 소중한 일요일 저녁 시간을 소득없이 보내게 할 순 없으니 모든 연주에 최선을 다할 밖에.. 암튼 와준 지인들에게는 뭐라 말할 수 없이 고마운 마음이다.

음.. 우리 엄마도 오셨는데 소감이 어떠셨나 물으니 하신 말씀. '다른 사람은 다 손가락 떠는데 너만 손가락 떠는 거 안해서 너무 표시나더라'. 흑.. 모두들 비브라토를 하는데 너만 안하더라는 말씀이다. 사실 나 비브라토 못한다. 첼로 선생님이 안가르쳐 준다. 비브라토 하느라 왼손가락에 신경쓰면 오른손 보잉이 망가질까봐 아예 안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안하는 건데 울 엄마는 참.. -_-;; 암튼 왕초짜인게 너무 표시나서 좀 민망하긴 하다. 다음 연주회 기회가 있다면 비브라토 흉내라도 낼 수 있었으면..

실수도 몇 번 있었고, 혼자 연습하면서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줬던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잘 하는 사람과 비교하지 말자. 나이 서른 넘어 1년 배운 첼로로 무대 섰으면 운 좋은 거지 뭐.

민망. 실력을 키워서 더 좋은 연주 들려줘야 할텐데 하는 욕심이 물밀듯이 밀려오지만 너무 무리는 하지 말자. 이걸로 너무 스트레스 받음 못 살잖아.

암튼
Posted by 세렌디피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