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의 현악 사중주 중에서 들어본 곡은 '죽음과 소녀' 딱 하나. 그것도 2악장만 줄창 듣고 있다.
우리 회사 박실장님은 매주 수요일에 클래식 곡을 선곡해서 하나씩 보내주는데 지난 주에 보내주신 곡이 마침 또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2악장이었다. 그래서 또 듣게 되고, 집에 와서 또 다시 듣고.. 이렇게 줄창 듣게 되는 것이다.

슈베르트는 병에 걸려 쓸쓸히 죽어가며 이 곡을 썼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이토록 아름답고 영감 넘치는 곡을 쓸 수 있다니.. 그리고 그 선율이 숨쉬듯 살아 오늘 내가 듣고 또 듣고.. 찔끔 눈물이 난다.

이렇게 가슴을 울리는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너무 정신없이 빠져들어서 문득 내가 누구인지 까맣게 잊게 되고, 음악에서 빠져나오면 나 자신이 어색하고 한없이 공허해진다. 그래서 어떤 날은 음악을 듣지 말자고 다짐해 본 적도 있었지만..

아.. 음악이 있는 이 봄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기엔 너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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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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