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그 사이 이런 많은 일들이..
다음 회동 때 수다로 풀자..
대학때 내 필기 노트 빌려간 복학생들 학점이 더 좋았던 악몽이 떠오른다. 적어도 똑같은 학점을 받아야 정상 아닌가 말이다. 만약 지금의 나라면 필기를 놓치더라도 설명을 집중해서 듣는 방법을 택했을 거 같다.
각설하고, 자료를 모으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고 또 모아둔 자료를 꼼꼼히 훝는 것도 힘든 일이다. 기억능력이 탁월하면 모를까 오히려 기억력이 점점 둔해지는 이 판국(?)에 닥치는 대로 자료를 읽고 치워버리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닭짓+노가다로 모아둔 자료로 남들 좋은 일만 시킬 수도 없는 일 아닌가 말이다.
결국 내가 택한 방법은 많은 자료를 모을 생각도 하지 말고, 그걸 다 읽을 욕심도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의 바다가 아무리 넓고 아무리 깊다 해도 쓸만한 건 사실 몇 개 안되기 때문이다. 만약 내 손안에 자료를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 찾으려고 하는 것을 정확하게 정의한 다음에 모으는 단계에서 재빨리 훝어 보고 필요없으면 그 자리에서 버려야 한다. 그리고 좋은 자료를 발견하면 될 수 있는 한 빠른 시간안에 그걸 소화시켜야 한다. 생소하거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별도의 노트에 메모를 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쌓아두고 다음에 보자는 것은 정말 희망사항일 뿐이다. 아마도 좋은 자료 하나의 소화가 끝날 무렵이면 다른 자료를 더 찾아보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하는 스타일의 차이니까 결국 자기 특성에 맞는게 제일 좋을 것 같다. 내 경우엔 쌓여둔 자료를 읽지도 않고 내버려 뒀다가 일년 지나면 몽땅 내다버리는 식의 실패를 여러번 겪었기 때문에, 그리고 주변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많이 보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방법을 정해본 것이다.
(그리고.. 참 좋은 세상 아닌가. 만약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자료라면 그걸 왜 내가 따로 스크랩을 하여야 한단 말인가. 키워드만 기억하면 된다. ^^)
그리고 적성 문제. 적성과 재능이란 말은 동전의 앞뒷면 같다. 한방향을 바라보기가 참 어렵다는 뜻이다. 우리 실장님은 철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고, 우리 팀장님은 예술가가 되고 싶다고 했으며, 우리실 김박사는 음악 편곡하는 일이 매력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이 매력을 느끼는 일과 자신이 별 노력없이도 그냥 잘하는 일 그리고 현실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은 조금씩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을지 몰라도, 특별히 못하는 것도 없다.
지난번에 보험설계사가 된 동료 엔지니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재밌는 것은 그 보험회사에 다니는 또 다른 보험설계사는 과기고-과기대 출신이다. 언뜻 보기엔 뭔가 어색하기만 하다. 하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변신에 대한 적극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세상이 많이 달라진 것도 이유지만.
내가 보기에 세미코는 어디서 무얼 해도 큰 탈없이 잘 할 것 같다. 본인이 조금 더 부지런하고 조금 더 적극적일 수만 있다면 일하는 것 자체가 훨씬 즐거울 거란 생각이다.
뭐.. 다 아는 이야기, 늘 하는 이야기의 리바이벌이다.
하지만 많은 고민을 하고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그런 노력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좋아지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은 그 자체로도 정말 즐거운 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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