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틈틈히 경문사에서 나온 '신의 베틀'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경문수학산책 시리즈 중 한권인데 내 입맛에 딱 맞는 책이다.
책의 저자는 종교수학자이다. 이제 종교수학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지만... 내가 반가웠던 것은 어떤 현상들을 대할 때 그 속에 신이 숨겨 놓은 것만 같은 질서정연한 규칙,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수식으로 표현되는 현상, 수학으로 그림을 그리고 수학으로 음악을 써 나가는 것 같은 느낌들을 많은 과학철학자와 수학자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이해하고 그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자 애써왔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종교와 수학, 세계를 수학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신(神)과 수(數)에 대한 고찰 등 읽을 거리가 많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유대교 카발라 그리고 어쩐지 인도인의 세계관이 묻어나는 고대의 비밀집단 이야기가 숫자와 뒤엉켜 흥미롭게 전개되어 있는 책이다. 이런 쪽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입맛에 맞을 것이다.
폭풍우 몰아치는 이번 주말은 신의 베틀을 벗삼아 지내야 할 것 같다. 수(數)들의 신비함에 빠져있는 동안 루사가 조용히 물러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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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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