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잠이 안온다. 이렇게 길게 길게 썼는데도 말이다. 볼링 첫 게임 후 커피 한잔을 마셨는데 아마도 그 후유증 때문이리라. 그래도 그 커피 한 잔 덕에 두번째 게임은 잘 했다고 생각한다. 이변이 없는 한 연말에도 볼링을 하겠지.. 그 때도 첫 게임은 적당히 중간만 하고 두 번째 게임은 잘하는 작전을 쓸 거다. ㅋㅋ.
졸음운전을 참을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서울에서 회사를 다닐 때.. 거의 매 주말마다 대전에 내려왔다가 월요일 새벽에 서울로 출발하곤 했었는데 원효로에 위치한 회사에 늦지 않기 위해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6시쯤 대전집을 나서야 했었다.
아침잠이 많은 지라 새벽 운전은 정말 싫은 일 중의 하나였는데 거기에다 월요일 특수.. 서울 근교의 교통체증까지 감수해야 했다.
시속 100을 놓고도 순간적으로 깜박 졸다가 번쩍 눈이 뜨이고를 반복하는데 막히는 고속도로상에서는 졸음의 고통이 수배가 된다. 정말 참기 힘들다. 1차선에서 깜박 졸다가 가드레일에 부딪힐 뻔 한 적도 있었는데 아마 내 뒤에 있던 차가 눈치 채고 경적을 울려 주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번쩍 정신이 들지 않았더라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얼마나 편안한가를 생각해 본다.
월요일 아침에 새벽잠을 포기하고 일어날 일도 없으며 길이 막힌다고 투덜댈 일도 없으며 꾸벅꾸벅 졸 일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두세번은 회사에 지각을 하고 게으름 피우고.. 각성하라.. 각성하라..
생활이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 오랜 타성에 모서리가 깍이어 무뎌지고 무뎌지고.. 그걸 뻔히 알면서도 교정이 잘 안되는 건 역시 한계라는 게 있기 때문일까..마치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있는 것처럼..
사는게 재미없다고 하면 성래는 '너는 인생을 재미로 사니?' 하고 한마디 하겠지.
그래.. 나도 안다.
인생이란 재미있는 시간 보단 고민하는 시간이 더 많고 고민하는 시간 보다는 아무 생각 없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또 안다.
이렇게 뻔한 걸 두고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의미있게 시간을 보내보려고 바둥바둥 거리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지..
그렇지만 나는 애써 생각을 돌려 놓는다.
허무한 상상,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끈,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속내. 하나를 얻기 위해 하나를 버려야 할 때 느끼는 공허함.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다는 권태감. 먼저 마음을 열면 바보가 되는 세상. 그러나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
싫으나 좋으나 피할 수는 없는 것.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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