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세금정산이 끝나고 2001년과 비교해 본다.
납부해야 할 결정세액 자체가 80만원 가량 줄어들었다.
그동안 없던 교육비 지출이나 신용카드 사용액이 많이 증가한 탓이기도 하지만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에 찍힌 총급여가 2001년보다 500만원 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해 보면 정부 발표대로 세금이 줄긴 줄었나 보다.
급여는 늘어났는데 세금이 줄어들다 보니 돌려받는 세액도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그 액수를 보니 올해는 100만원 돌려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평소에 내는 게 그만큼 거품이란 의미도 있긴 하지만 뭐.. 이미 나가 버린 돈에서 들어오는 공돈 같기도 하고 나쁘진 않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늘 미심쩍었던 부분을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게을러서 항상 그냥 지나쳤던 부분인데 대강 감이라도 잡아야 겠기에 계산해 보기로 했다. 만약 내가 세대주라면 얼마나 더 돌려받을 수 있었는가 하는 걸.. -_-;;
내 경우 세대주가 됨으로써 추가공제를 더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두 가지. 부녀자공제와 주택자금(저축)공제다. 계산해 보니 약 50만원의 세금을 더 돌려받는 것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이 중 부녀자공제가 미치는 영향은 10만원 가량으로 미미하다고 할 수 있지만 주택자금으로 인한 공제가 짐작보다는 큰 것이었다. 괜히 계산해 봤다는 생각 들지 않는가.. 억울타.
그리고 이 손해(?)를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주택부금 만기일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한가지 방법이 있다면 전액 공제받을 수 있는 기부금을 300만원 내면 된다. 그렇다고 진짜로 300만원을 교회나 절에 가져다 주라는 소리는 아니고 우리실 누구누구처럼 연말에 5만원 절에 갖다 내고 300만원짜리 영수증 끊어다 제출하는 방법을 쓰라는 소리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뻔뻔한 행동은 도저히 못하겠다. 절세가 아니라 탈세에 가까운 행위다. 정말 웃겼던 것은 우리실 독실한(?) 천주교 신자 아저씨가 교회도 아니고 절에 5만원 내고 300만원 영수증 끊어다 절세인지 탈세인지 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였다. 우리실 또 다른 사람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데 평소에 기부금 내고 영수증을 안받았는데 기부금의 효과를 실감하고서는 엄마가 다니는 친분있는 교회로부터 300만원 짜리 영수증을 받아와 절세인지 탈세인지 했다고 했다. 이런 사실 때문에 괜히 억울하단 기분이 드는 걸 보면 나도 참 한심한 인간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확실한 건 정직이 돈벌어주는 세상은 아닌 것이다.
거짓말 안하는 수준에서 절세하려면 많은 방법들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세금에 대해서 많이 아는 수 밖에 없단 소리이기도 하다. 재테크할 돈은 없지만 노력하면 세테크는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올해는 내가 세대주가 되는 꽁수를 부려도 별 이득이 없다는 사실이 우울하게 한다. 아아..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거냔 말이다. 짜증나게.. -_-;; 빨랑 잊어버리자. 뭐 굳이 잊자고 안해도 내일 아침이면 깡그리 잊긴 할테지만 일단은 기분 나쁘니까..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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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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