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몹시도 우울한 월요일이었다.
회사일이 뜻대로 잘 안되니 노력한 보람도 없고 허무해지기만 한다.
공 들이나 마나 노력하나 마나 거기서 거기.. 표시도 안나고 보람도 없다고 생각하니 일에 대한 애정이 뚝 떨어지며 '요령껏' 이라는 잔재주를 왜 안피웠나 후회스럽기 짝이 없다. '적당히', '대강', '하는 척' 하는 것이 나를 위해 현명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암튼 이러저러해서.. 너무나 꿀꿀하고 이 기분이 저절로 달래질 까닭없어 일부러 기분 좋은 생각을 해 보려고 한다.
최근에 그나마 좋은 일이 있었던가..? 아.. 맞다. 지난 주 금요일에 체육행사를 하는 날이어서 3시간 등산을 하고 밥을 먹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한쪽에서 동양화 다른 한쪽에선 서양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고스톱과 포커 판이 벌어졌었다. 세시간 정도 플레이를 했던 것 같은데 나는 고스톱을 못하는 관계로 포커를 했고 한참 잃다가 막판에 갑자기 패가 잘 들어와 왕창 따버렸다. 워낙 작은 판이라 삼만원 딴게 다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일 성적이 좋았던 것 같다. 내가 돈 딴게 좋은 것이냐, 남이 돈 잃은게 기분 좋은 것이냐.. 반대로 나 때문에 배아펐을 사람도 있을 것인데.. -_-;;

그리고 나서 또 열심히 생각해 본다. 뭔가 기분 좋을 만한 일이 있었나..?
갑자기 한심스러움이 밀려 온다. 기분 좋은 일이라고 해봐야 다 아는 얼굴끼리 모여앉아 포커판 벌이고 돈 삼만원 딴 게 다라니..

여기서 다시 알 수 있는 사실 하나..
사람은 돈보다는 보람과 사랑으로 산다는 사실.. 우하하..
세시간 동안 삼만원 따서 간식 사먹는 것 보단, 삼만원 들여 뭔가 보람있고 좋은 일.. 혹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는 일.. 그런 일을 하는 것이 나은 것이다.

오늘 내가 꿀꿀한 것도.. 준비해 간 자료가 다 소용없게 되고 실장은 여전히 뒷북에다 헛소리만 하고 있는 것을 안보고 싶기 때문이다.

아.. 사소한 사건 하나로 또 열가지 백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월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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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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