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런 선전이 있다.
"치과의사 아무개입니다. 병원일이 끝나면 재즈를 들어요.. " 어쩌고 하는 선전 말이다. 자산관리는 무슨 투자증권에 맡기고 자신은 취미 생활등으로 자기 자신에게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무엇을 광고하는지 분명한 카피이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 왈가왈부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자기자신에게 투자'한다는 것이 뭐냐에 딴지를 걸고 싶기 때문인 것이다.

내 경우, 나 자신에게 투자한다는 개념에서가 아니라 그냥 좋아서 즐기는 취미생활이 많다. 직장이 생기고 경제적 상황이 좋아질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 졌는데 집에 쳐박혀 음악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골프를 배운다던가 겨울에 스키를 타기 시작했다던가 하는 것을 들 수 있겠다. 그러나 내가 다소 싱숭생숭한 것은 '외모 가꾸기'에 대한 주변의 조언을 투자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외모를 가꾸는 것도 자신에 대한 투자이며 전략이다" 이렇게 말들을 한다. 또는 마케터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표현을 쓰는 사람도 있다. 혹은 첫인상이 아주 중요하다고도 한다. 이 논리는 그럴듯하다. 한두번 만나본 것 가지고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가 없을 것이고 따라서 첫인상을 좌우하는 외모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로서는 여기까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렇다면 어떤 첫인상을 주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 말이다. 난 바로 이 부분에서 조금 헷갈린다. 나는 고급스런 정장을 입은 내 모습보다 털털하고 볼품없어 보일지라도 면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모습을 보여 주고 싶으며 그런 모습을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길 바라는데, 현실은 별로 그렇질 않은가 보다. 왜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을 피해가면서 일부러 꾸며야 하고 멋져져야 하는가 말이다.

이런 피곤함이 때론 날 우울하게 한다. 전략 따위가 다 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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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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