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어느 절에 들렀다가 '생활속의 기도법' 이라는 책을 사들고 나온 적이 있다.
말 그대로 나는 '기도법'을 배우고 싶었다.
그 당시 나는 내 속에서 바라는 바를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고 그렇다고 누구 붙잡고 물어보는 것도 바보스러워서 그냥 그렇게 시간을 흘려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도 그 때와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다. 그 책을 주섬주섬 읽고 난 뒤에도 난 여전히 기도는 할 줄 모른다. 가진 종교가 없어 의지할 '신'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고 체질상 비종교적인 인간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가장 큰 이유는 노력없이 그냥 바라기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뻔뻔함의 죄책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뭔가를 바라기 전에 현실적으로 내가 그래도 될 인간인가에 혼자 찔려서 나 자신을 먼저 탓해버리는 것이다. 참 웃긴 아이러니다.
그러나 나는 기도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는 안다. 간절히 바라는 것, 남들이 보기엔 너무 소박해서 웃길 수도 있고 말도 안되는 허황된 것일 수도 있고 각양각색일테지만, 오직 나에게만 중요하고 간절히 바라는 것을 기도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가끔은 나도 복잡한 생각 접고 뻔뻔한 '기도'를 하고 싶다.
Posted by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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