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독서 & 인용

아파테이아(Apatheia), 자유의 다른 이름

세렌디피티 2003. 2. 7. 00:00


고등학교 철학시간에 지나갔던 단어들.
서양철학 서두에 그리스 철학의 대표로 등장한 스토아 철학과 스토아 철학이 말하는 인간 최고의 경지, 아파테이아.
아파테이아는 풀이하자면 부동심(不動心)이다. 한번 더 풀이하자면 고통과 쾌락에서 초연할 수 있고 평정한 마음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 같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스토아 철학의 가르침이 불교 혹은 다른 종교철학과 유사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아파테이아라는 것은 '완전한 자유'에 도달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외부에서 가해오는 고통과 피할 수 없는 영향들, 또는 내면에서 부터 올라오는 사라지지 않는 유쾌하지 않은 생각들을 제어하고 항상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면 곧 자유를 얻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가고 싶은 곳에 못가고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해서 생기는 크고 작은 고통들은 마음을 속박하기만 할 뿐인데 그걸 알면서도 쉽게 자유로와 지지는 않는다. 어떤 연유에서건 크고 작은 괴로움은 생기기 마련이고 언제나 늘 평화롭고 안정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어렵기만 하다. 그래서 많은 현인들이 아파테이아, 도, 깨달음이란 이름으로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자유로와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건만, 세대를 이어 가르침은 계속되었건만 세상 사람 모두가 다 그 경지에 이르지는 못한 것 같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속직히 말하면 나는 아파테이아에 도달하여 영혼의 자유를 얻고 싶지만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것이 현실의 내 삶을 포기해야만 얻어질 수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 둘 사이에, 다시 말하면 물질과 정신 사이에 밸런스가 맞춰지지 않기 때문에.. 그 둘은 함께 살 수 없는 것처럼 보여지는데 이 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런지.. 그 둘 사이의 고리를 아직도 못 찾고 헤매고 있는 셈인데.. 참 어렵다. 양손엔 뭔가를 잔뜩 움켜지고 있으면서 이걸 버리지도 않고 다른 걸 또 움켜잡으려는 속셈이라니..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