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음악 & 예술

피터 비스펠베이의 연구소 공연

세렌디피티 2006. 8. 4. 21:31
지난 7월 12일 유명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님이 연구소에 왔다. 음악회 공연장이 아닌 연구소 방문이라니!! 이런 기회는 흔하지 않아 나름대로 싸인 받을 준비에 들떴던 날이었다.

정식 공연과 다르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시작했으므로, 대전 시향 지휘자 함신익님이 중간 통역을 하면서 비스펠베이와 시향 연주에 대한 인터뷰도 했다. 엘가의 첼로 협주곡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설명과 함께 주제 선율을 몇 분간 연주해 주었다.

연구소 공연은 애초에 30분 정도 예정된 공연이었는데, 거의 1시간 가량 지속되었던 것 같다.  첫 곡은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이 홈피 <음악 듣기> 페이지에 다니엘 바렌보임의 피아노 반주와 자클린 뒤-프레의 첼로 연주로 올렸던 그 곡)
보통의 첼로 소곡보다는 다소 긴 곡인데 멜로디가 귀에 익숙하지라 훨씬 수월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두번째 곡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중에서 사라방드를 했는데, 몇 번 곡이었는지 확실치가 않다. (그 당시엔 알았었는데 지금 잊어버렸음) 세번째도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중에서 한 곡을 연주했다. 원래 계획에는 없었으나 청중들의 앵콜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여 연주한 곡이었다.

비스펠베이가 들고 나니는 첼로는 바로크 첼로인데 하는데 음색이 더 명료하고 깔끔하다고들 평가한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는 바흐의 첼로 조곡을 들어봤을 때 명확히 알 수 있다.

가까이서 직접 보니 훤칠한 키, 기대보다 나이 들어 보이는 외모, 그러나 일반적인 음악가들의 까탈스러움이 없는 인상 좋은 아저씨 같은 느낌이 강했다. 첼로 케이스에 바퀴가 달려 있어 큰 키로 성큼 성큼 걸어오며 첼로 케이스를 끌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그 첼로가 5억 정도 한다는 소문..) 아아.. 그러나 안타깝게도 연주 소리가 기억에서 희미해져 버렸다. 소리도 사진 찍는 것처럼 머릿 속에 오래 남아주면 좋으련만..

연구소 중앙 로비, 연주 준비하는 비스펠베이


이번 내한 때 로댕갤러리라는 곳에서도 연주회를 가졌다고 한다. 그 때 사진.


곡 설명에 여념없는 함신익 지휘자. 손에 들고 있는게 스코어 북.


나 찾아봐요.


* 로댕갤러리 사진 빼고는 모두 울 연구소 모연구원이 찍고, 내가 아무 말 안하고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