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음악 & 예술

베토벤 다시 들으며..

세렌디피티 2005. 9. 20. 23:56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
베토벤의 곡들은 사람을 완전히 사로잡는다.

교향곡.. 피아노 협주곡.. 바이올린 협주곡..
후기 현악 4중주..
피아노 소나타.. 첼로 소나타..
쓸쓸하면서 아름다운 감상을 전해주는 가곡까지..

나는 그냥 베토벤을 생각하면 마냥 마음이 아프다. (흑.. 오랜만에 감상적 모드다.)

왜냐.. 한번쯤 이야기한 듯도 한데.. 그는 늘 마음 아픈 인연 없는 사랑을 했고 자신이 치는 피아노 곡이 안들려 건반에 귀를 가져다 대고 연주를 해야했으며 나중엔 완전히 귀머거리가 되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쉴새없이 다른 이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는 곡들을 써내려갔다.

오늘은 첼로 소나타를 하나 올리며 괜히 감상에 젖는다.
저음의 첼로로 시작해서  피아노가 받아주고 계속 두 선율이 주거니 받거니 진행되는 곡이다. 두 소리 중 어느 소리 하나 튀거나 뒤쳐지지 않는다. 선율도 매우 아름답다. 다소 빠른 템포지만 한없이 발랄한 느낌은 아니고 적당한 무게감으로 마음 속을 밀고 들어온다.

만약 나에게 연인이 생긴다면 딱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가벼워서 쉽지 않고 그렇다고 무거워서 버겁지 않고, 밝지만 때론 슬픈 느낌을 주고 조심스럽고 상냥하고 아름다운 느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