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음악 & 예술

C 현이 끊어지다

세렌디피티 2005. 4. 8. 19:02
연습할 요량으로 첼로를 꺼낼 때마다 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매번 튜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한 것이다.
게다가 튜닝이 쉬운것이 아니라는 것도 것도 알게 되었다.

튜너 기계가 정확한 음을 판단해 주지만 나는 그 소리로 가기 위해 음이 높거나 낮음에 따라 현을 조였다 풀었다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한번 조인 위치가 정확히 딱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조금씩 풀리고 움직이고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요령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한 현의 음을 맞추고 다른 한 현의 음을 맞춘 후 첫번째 현으로 돌아오면 또 음이 달라져 있는 것이다. 아.. 이런 난제가 있을 줄이야..

암튼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쳐 1,2,3 번을 튜닝하고 4번현에 이르러 현을 조여주다가 급기야 현이 끊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그래서 악기사에 전화를 했다. 내일 가도 되냐고 물어보려고..

"저.. 지난번에 정현 첼로 300 구입한 사람인데요. 줄이 끊어져 버렸어요."
악기사 사장님 왈..  크게 놀라지도 않으시고 그렇다고 나를 비난하는 것도 아닌 정중한 톤으로
"잘하셨어요.."
하는 것이다. 암튼 나에게는 그 말이 줄 끊을 정도로 첼로를 만졌다니 기특하다.. 이런 뉘앙스로 들렸다. 그래서 줄 끊어 먹은 속상한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줄이 끊어지는 게 다반사는 아닐지라도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보면 첼로 입문 초기에 이런 일을 겪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