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생활의 재발견

무엇을 확인하고 싶었던 걸까?

세렌디피티 2004. 5. 31. 20:03
약 한달 전. 신용카드를 분실했다. 사실 분실이라기보다는 음식점에서 계산하고 놓고 나온 것인데, 음식점을 다시 찾아가기 귀찮아서 카드사에 분실신고 하고 재발급을 받았더랬다. 그렇다면 분실처리된 그 카드는 여전히 그 음식점에 남아있다는 소리인데, 음식점 주인이 보관해두었다가 결국 버리겠지 하고 신경도 안쓰고 있었다.

그러던 어젯밤. 그러니까 일요일 밤 01시 06분. 휴대폰으로 '카드승인거절' 메시지가 날아왔다. 금액은 천원이고 상호는 카드를 놓고 나온 바로 그 음식점명. 그러니까 천원을 결제처리하면서 신용카드를 시험해 본 것이리라. 그러나 분실카드이므로 승인이 나지않고 거절 처리되었겠지. 그리고 카드사는 내 핸드폰으로 이런 정보를 실시간 전송해주고 말이다. (어제 처음 안 사실인데, 분실카드의 정보도 전송된다. 왜냐.. 재발급 받은 카드넘버가 이전 카드와 같기 때문. 유효기간만 달라진다.)

그래서 웃긴 음식점 주인이다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얼마 후 새로운 메시지들이 날아왔다.

01시 07분, 1만원, 승인거절
01시 11분, 2만 5천원, 승인거절
02시 23분, 10만원, 승인거절

대체 그 깊은 밤, 남의 카드를 가지고 뭘 하고 싶었던 것일까? 결제금액을 증가시키면서 승인이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었던 걸까?

그리고 과연 나는 안전한 카드를 쓰고 있는 것일까? 카드사에 확인을 안해봐도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