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생활의 재발견
지나친 독서
세렌디피티
2002. 11. 20. 00:00
지나친 독서는 다른 사람의 사상을 머리 속에 강하게 인식시키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스스로 무엇인가를 창조하려는 사람에게 이런 독서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사상은 다른 세계에 속한 체계이다. 그대와 전혀 다른 색채를 띠고 있는 이런 사상은 그대의 사색과 원만하게 어울리지 못하고 혼란만을 일으킨다. 독서는 그대의 유기적인 사고의 틀을 파괴한다.읽어 대기만 하고, 읽는 시간 동안 말장난과 상상력을 즐기기만 하고 사색함이 없음에 대한 경고문 같다. 많이 안다는 것은 세련된 척 할 수 있을진 몰라도 독특하고 창조적인 맛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모든 면에서 양적으로 부족함을 느낀다. 스페셜리스트도 아니고 제너럴리스트도 아니다. 그 어느쪽도 양적으로 질적으로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와 전혀 다른 색채를 띠고 있는 사상이라도 알고 있을 필요는 있지 않을까.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허기지기 때문에..
- 쇼펜하우어 <희망에 대하여>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