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음악 & 예술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 오늘 연주회

세렌디피티 2002. 9. 27. 00:00

세달만에 참석한 음악회였다.
뭔가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이 듣고 싶은 터..

오늘 대전시향의 연주는 그 어느 때보다도 좋았다. 한껏 풍부해진 소리도 그랬거니와 베토벤의 곡이 두 곡이나 있었고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이 들어있는 레파토리였다.

오늘 첫 곡은 이름에 걸맞게 베토벤의 프로메테우스 서곡으로 시작했다.
처음 듣는 곡이었지만 대부분의 서곡들이 그러하듯 활발하고 씩씩하고 거기에다 베토벤 특유의 아름다움이 묻어 나와서 아주 좋았다. 이 곡은 연주시간도 짧게 5분 정도이고 기분전환에 알맞을 것 같다.

오늘 음악회가 다른 때보다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두번째 레파토리 - 베토벤의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Triple Concerto for Violin, Cello & Piano in C Major, op.56)' 때문이다. 협연자들의 연주가 너무나 너무나 훌륭했을 뿐더러..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만큼이나 귀에 들어오는 멜로디가 귀를 자극했기 때문에..

빠른 1악장은 첼로 소나타와 매우 흡사한 느낌이다. 다만 첼로소나타가 첼로와 피아노의 대화라면 이 삼중협주곡은 바이올린이 가세해서 첼로와 바이올린이 피아노와 어울리고 있다는 점이다. 오케스트라가 떠받쳐 주고 있어서 심심하지도 않고..
느린 2악장 초반부는 베토벤의 피협 5번(황제) 2악장 초반부를 연상케 한다. 낭만적인 음으로 시작해서 아름다운 선율이 퍼져나가다가 역시 피협 5번 2악장이 3악장으로 소리소문없이 이어지듯 론도 형식의 빠른 3악장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마지막 곡, 너무나도 유명한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동을 자아낸다. 그리고 지금 나는 비창을 CD 데크에 올려놓고 듣고 있는 중이다. ^^; 1악장의 멜로디는 너무나 아름답다. 다시 말하면 애절하다. 어쩐지 나는 비통한 3악장을 들을 때 보다 애절한 주선율에 눈물이 난다. 2악장은 1악장과 다소 비슷하다. 전반부는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후반부는 간결하고 깔끔하게 끝을 맺는다. 3악장은.. 전체적으로 슬픈 분위기를 띠고 선율에 몰입하고 있다가는 금새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2악장 맺음과 정반대로 3악장은 가라앉다가 아주 조용히 긴긴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난다. 박수를 치려면 2분은 기다려야 한다. 박수대신 그 긴 여운을 즐기는 편이 훨씬 나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