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러지..
두 기관에 문서를 보냈는데 정말 어처구니 없게도 내용물이 바뀌어 버렸다.
분명 문서와 첨부문을 챙기고 봉투에 주소까지 잘 썼는데.. -_-;;
연애편지 뒤바뀐 사연은 아니지만 정말 창피해 죽겠다.
'문서 바뀌었는데요' 하는 전화 받고는 정말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
아.. 왜 이러지..
좀 쉬어야 할까봐..
확실한 건 아니지만..
스트레스가 내 몸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머리가 지끈거린다던가, 속이 미슥거린다던가, 공허한 느낌이라던가, 반복되는 말의 반복이라던가,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던가.. (늙어가는 증세라고 하면 할 말 없다. -_-;;)
아마도 같은 실에서 비슷한 업무를 4년째 지속해오면서 너무나 무기력해지고 매일같이 마주치는 사람들 면면을 다 들여다 보게 되고 때론 염증도 느끼고 몇몇 사람들의 이중성에 넌더리가 나고 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나를 기진맥진하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마땅한 역할모델(이건 얼마전 읽던 책에서 발견한 단어다)이 없다. 여전히 혼돈 뿐인 것이다. 10대나 20대도 아닌데 여전히 이런 식의 방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창피한 일일까.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까운 곳에 자신의 역할 모델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있다면 참 운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가만 앉아 스트레스라는 놈으로부터 당하고 있을 수 만은 없으니.. 나름대로 탈출을 시도한다.
골프나 스쿼시, 스키 같은 운동도 하나의 작은 탈출구가 될 수 있다. 공부하는 일도 탈출구가 될 수 있다. 사실 요즘 같아선 학교도 안다닌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아득한 생각마저 든다. 그렇지만 잠시 잠깐의 바람쐬기일 뿐 근본적인 변화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스트레스를 껴안고 살 것이냐.. 아니면 현실을 무시하거나 나 자신의 욕구들을 무시하고 살 것이냐..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들에 대해 느끼는 스트레스는 너무나 엄청나고 미운 사람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상상까지 하게 된다. 물론 자살 욕구도 느낀다. 나는 이러한 느낌들이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판정을 받고 싶다. 하지만 누가 이런 판정을 해줄까.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아야 할까.
모든 짐을 내려 놓고 편안해 지는 길은 정녕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