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보안카드를 발급받으러 은행에 갔다.
창구에 앉은 은행원이 친절하게 웃으며 맞는다. 통장을 건네주고 일을 보고 있는 중에 그 은행원이 "이름이 漢字로 어떻게 되요?'" 하고 묻는 것이었다. 반사적으로 은행원의 명찰을 보았는데 분명 내 이름과는 달랐다.
"실을 재(載)에 은혜 은(恩) 이요.." 하니까
"우리 딸 이름과 같아서요.." 한다.
"아, 그래요? 있을 재(在)에 은혜 은(恩) 쓰지 않나요?" 했더니 그렇댄다. 뭐 짦막한 대화였지만 분명 딸이름과 내 이름이 같아서 분명 내가 누군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도 괜히 호감이 갔을 것이리라..(오버인가..)
암튼 그건 그렇게 지나간 일이지만 요즘들어 부쩍이나 내 이름과 똑같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일이 떠올랐다.
얼마 전 건강검진 받으러 간 한사랑종합검진센타에서 만난 간호사.
나보다 먼저 건강검진 받은 우리 연구소 직원(누군지는 모르지만 울 팀장님으로 추측됨)이 자기의 명찰을 하도 뚫어져라 바라봐서 왜 그런가 했더니 직원 중에 재은이란 사람이 있어서 그랬다고 했단다. 그러니까 그 간호사 이름이 나랑 똑같았던 것이다.
또 있다. 울 연구소 안내센터에서 일하는 젊고 이쁜 아가씨가 재은이다. 가끔 연구소 현관을 지나갈 때 누가 날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곤 하는데 날 부르는게 아니라 대부분은 그 아가씨를 부르는 것이다.
그리고 또 있다. 일 때문에 KAIST 물리과 웹 검색을 하다가 나랑 성까지 똑같은 교수님을 발견했다.
오래전으로 거슬러 내려가면 한 두명 더 찾을 수는 있지만 빈도가 그리 높지는 않은데 요즘은 왜 이렇게 많아진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