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생활의 재발견

썩은 갈치를 낚는 꿈

세렌디피티 2003. 9. 8. 00:00

지난 금요일과 어젯밤 이상한 꿈을 꾸었다. 둘 다 지저분한 꿈이었는데 여기선 어젯밤 꿈 이야기나 함 써보자.
바다낚시를 갔다.
바다 위에 조각배 띄워놓고 줄낚시를 하는데 낚는 고기마다 괴상한 물고기인 것이었다. 색이 짙푸른 복어같이 생긴 물고기도 한마리 잡았는데 못먹는 것이라 해서 버려 버렸고, 그 담엔 꽤 무거운 고기가 입질을 해서 들어올렸는데 속이 시커멓고 꼬리가 썩어 잘려나간 커다란 은색 갈치 한마리였다. 공들여 잡은 물고기마다 쓸모없는 고기여서 화가 나는 꿈이었다.

왜 이런 꿈을 꾸었나 가만 생각해 보니 세 가지 일이 얽힌 탓인 것 같다.

첫째는 집에 사다 둔 참치회감을 냉동실에서 냉장실로 옮겼는데 제법 해동한 후 꺼내 보니 비린내가 나는 것이었다. 상한 물고기에 대한 연상이 여기에서 시작된 것 같다.

둘째는 삼육학원 때문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학원 교회는 일반 교회와는 약간 다르다. 이야기하면 기니까 짧게 이야기 하면 안식일로 토요일을 섬기는 점, 그리고 바다 바닥에서 지저분한 음식을 먹고 산다고 여겨 오징어와 조개의 섭생을 금하는 점 등이 특징이다. 우연히 글 읽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바다 바닥을 기어다니는 오징어, 조개, 그리고 어쩐지 시커멓고 지저분하게 연상되는 깊은 바다 바닥 등을 떠올리게 되었었다. 그래서 꿈에 오징어도 나왔고 썩은 갈치도 나왔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일종의 암시 때문이다. 며칠 전 누가 내 손금을 봐줬는데 쓱 보더니 하는 말이 '일 열심히 하고도 욕 먹을 팔자구만..'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열심히 고기를 낚아도 아무 소용없이 썩은 물고기만 낚아 올리지..

꿈 하나 꾸고 혼자 해석하고 잘 놀고 있는데.. 괜히 저런 꿈 하나가 나를 심란하게 한다.
작더라도 맛있는 고기 한마리 낚는 꿈.. 이런 꿈 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