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 2003. 4. 21. 00:00

한달에 한번 있는 요리모임.
배우러 간다기 보다 먹으러 가는 성격이 강하지만 덕분에 음식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고 스스로 음식 만들어 먹는 기쁨도 터득하게 되었다. 또한 가장 긍정적인 측면은 누군가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나란 사람이 음식을 서빙하면서 작은 기쁨을 누리게 할 수도 있다는 뿌듯함 같은 것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쯤이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다 표시가 나리라.. )

암튼 오늘은 요리모임에 참석해서 잘 먹었고, 주말에 만들어 볼 음식이 세가지나 된다는 사실에 혼자 즐거워하며 몇 가지 요리 재료를 사들고 들어왔고, 내친 김에 레시피를 스캔해 올렸고 그림일기도 후다닥 그려 올린 후 글 하나 쓰고 있다. 이것이 나의 변함없는 루틴이다.

아.. 내가 스쿼시 포기했다고 이야기 했던가 모르겠다. 스쿼시는 그냥 안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은 빼겠다는 마음은 여전하며 다이어트 결심도 여전하다. 다만 뜻대로 되지 않을 뿐. 또한 이것이 나의 변함없는 루틴이다.

요즘처럼 일이 넘쳐날 때에도 노는 일 다하고 책까지 보면 정작 봐야할 책은 반도 못보고 덮어버리는 게 또 나의 변함없는 루틴이다. 아.. 지난 달에 끝냈어야 하는 일을 지금도 붙들고 있는 멍청함. 하지만 도무지 아이디어가 없다. 물론 게으름도 한 몫 한다. 언제나 제자리에서 뱅뱅 도는 느낌도 여전하다. 이것도 내 루틴의 일부이다.

아.. 암튼 봄이다. 뭔가 또 부모님을 위한 이벤트를 마련해야 한다. 나야 집에서 책 읽으며 쉬는 게 가장 큰 낙이지만 항상 내 뜻대로 되는 일은 없으니까.. 뭔가 내 역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누가 강요하지 않더라도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는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일을 해야 한다. 주어진 역을 해야 한다. 그것도 루틴의 일부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