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생활의 재발견

독감예방접종과 컴퓨터

세렌디피티 2002. 10. 8. 00:00


독감예방접종을 했다.
건강검진센터의 서비스인지 아니면 건강검진할 때 접종해주기로 계약을 했던 것인지 암튼 출장서비스를 나왔기에 가서 왼팔에 한방 주사를 맞았다.
보통 그 해에 유행할 것으로 추정되는 독감 인플루엔자들을 서너 종류 고르고 거기에 맞는 예방접종을 받는다고 하는데, 보건부의 추정이 빗나가서 엉뚱한 독감이 유행하거나 하면 아프게 주사맞은 건 다 소용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예측이 빗나가지 않길 바랄 뿐.

컴퓨터 이야기는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인데..
우리실에 오래된(?) 노트북을 쓰는 사람이 두 명 있다. 회사에서는 업무용 PC를 잘 안사주려고 하기 때문에 컴퓨터 사기가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를 최신기종으로 바꾸고자 하는 열의를 가진 박모 아저씨가 나를 살짝 부른다. 이번에 내가 장비를 구매하는 건이 있는데 거기에 컴퓨터를 끼워 사줄 수 없냐는 것이다. 물론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주고 싶다. 맨날 컴퓨터 후지다고 투덜거리는 것도 보기 미안하고 또 나도 한 때는 컴퓨터 욕심이 많았던지라 그 심정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장님만 허락한다면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여기서 실장님 허락이 필요한 이유는 컴퓨터를 끼어서 살 경우 예산이 변동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실장이 컴퓨터 사는 것에 무지 회의적이다. 그것도 이해가 된다. 왜냐면 우리실은 올 초에 노트북을 4대나 교체하면서 윗 관리부서의 눈총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때 올해안에 더 이상 PC구매는 없다! 뭐 이렇게 담판 짓고 사주기로 했는데 또 사달라고 손벌리기가 너무 민망한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척이나 컴퓨터를 개비하고 싶은 박아저씨는 실장님 선을 약간 비껴가는 선에서 나랑 해결을 하고자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뭐 내가 내 멋대로 예산 바꿔서 시스템 살 때 묻혀오자 이렇게 할 만한 권한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뭐.. 결국 도와주고 싶어도 해줄 수 있는 말은 실장님 허락 얻어오면 그렇게 해주겠다 이것 뿐이었던 것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실장님을 설득시켜오라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이 소심한 아저씨는 결국 '그냥 없었던 일로 해요..' 이렇게 나오고 말았다.

쯧쯧. 그래도 나 같으면 한번 이야기는 해보고 끝낼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