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생활의 재발견

밥벌이의 지겨움

세렌디피티 2003. 9. 27. 00:00


최근 베스트셀러로 올라온 책 제목. 밥벌이의 지겨움.
남들도 다 벌어 먹느라 지겹구나.. ㅋㅋ.
암튼 위안이 된다니 서점가면 한번 들춰보려고 생각함.

회사가 직원들에게 일 이외에도 많은 부분을 간섭하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전사적 금연캠페인과 사랑의 쌀 기증 등의 일이 벌어졌고, 올해는 사랑의 봉사활동으로 그 범위가 더 넓어졌다. 회사에서 알아서 봉사반을 만들고 거기 참여하기만 하면 되는데.. 암튼 이 일을 두고도 나는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봉사활동이 귀찮아서가 아니라 왜 그런 일이 벌어질까 하는 의문 때문에..

갑천이나 계룡산에 휴지를 버리는 사람이 없다면 휴지 줍고 청소하는 봉사반은 없을 거야.
자식이 부모를 버리지 않고, 젊없을 때 착실히 돈을 모아 노후를 준비했다면 독거노인은 안 생겨날 거고 그들을 보살피는 봉사반은 없을거야.
책임없이 아이를 낳아 버리지 않는다면 고아원도 없을 거고 그들을 찾아가는 봉사반도 없을거야.

그러나.. 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섞여 살고 그들 각각의 운명 또한 너무나 다양해서 세상이 도덕책과 같지는 않은 거다. 비록 원해서 한 일은 아니었겠지만 누군가는 일을 저지르고 또 누군가는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걸 수습해야 하기도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 혼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질서를 유지하고 평안하게 지내려면 규율이 생겨날 수 밖에 없고 도덕과 윤리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지.. 한가지 분명한 것은 혼탁함과 불안함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

어쩌면 다행스럽게 여겨야 할지도 모른다. 이 정도면 괜찮잖아..
사람들 모두가 밥벌이가 지겹다고 세상의 일정한 룰을 모두 무시해버리지 않아서.
가끔은 세상이 너무나 불공평하다고 툴툴거리면서도 막가파들 처럼 날뛰지 않아서..

사람들 마음속엔 선함을 향해가려는 강한 욕구가 있잖아..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