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생활의 재발견

봄맞이 가족여행

세렌디피티 2009. 4. 1. 20:54

결혼 후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대전 부모님과 인천 동생 식구들 그리고 나와 신랑 이렇게 8명이었다.

조카 서준이는 초등학생이 되었고 서준이 동생 이준이는 다섯살이다. 서준이는 여전히 개구장이고 땀이 뻘뻘나도 뛰어다니며 놀기 좋아하지만 훌쩍 큰 듯 하다. 이제 울지도 않고 아기처럼 떼쓰지도 않고 혼자서도 잘 하는 일이 많다. 아이가 저렇게 크는 거구나 싶은 거다.

이준이는 다섯살이지만 여전히 애기같고 여자애처럼 어찌나 애교가 넘치는지, 게다가 우리 신랑을 얼마나 좋아라 하는지 안하던 짓도 많이 한다. 신랑 얼굴 쓰다듬기, 목에 매달리기, 무릎에 앉아 놀기 등등. 다른 사람한테는 아예 하지 않는 행동들이다. 신랑 왈, 얘들이 원래 날 좋아해~ 하지만, 내 생각엔 이준이가 뉴 페이스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사랑받길 원하는 듯 하다. 정이 부족한 녀석도 아닌데..ㅋㅋ 그런 애교를 피는 이준이를 보며 나랑 동생은 깔깔대며 웃기 바쁘고.. 한편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그런 것이다.

설 이후 거의 두달만에 찾아뵌 부모님은 여전하시지만 난 늘 건강이 걱정인거다.

신랑은 서울-대전-구례-담양 그리고 돌아오는 여정까지 운전하랴 먹어주랴 이야기 들어주랴 나름 피곤했을텐데 즐겁게 지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그리고 여행지 지리산은 벌써 세번째인데 3월 말이라는 애매한 날짜 때문에 피다만 벗꽃, 져가는 산수유와 매화 등등 참 애매한 풍광이었다. 쌍계사와 천은사의 벗꽃은 눈이 시리도록 봤기에 노란 산수유 꽃을 노린 3월 말 일정이었으나.. 나의 실수..
기대했던 담양은 뜻밖으로 많은 사람들 때문에 북적거렸고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은 푸른색은 찾아볼 수 없어 썰렁했더랬다. 기대 만빵으로 갔던 소쇄원은 뒷산 대나무 슾을 배경으로 하곤 있었으나 정원의 꽃이 다 피기 전이었고 담장 아래 계곡물은 활기차게 흐르기 전이어서 '자연과 인공을 가장 잘 조화한 한국식 정원'의 느낌을 완전 느끼기엔 2%가 부족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멀찍이서 바라본 오픈된 소쇄원 정원은 확실히 뭔가 다른 그림같은 느낌이긴 하였다. 좋은 날에 다시 한번 들를 수 있음 좋으련만.. 
담양에서 구례로 돌아오는 길에 섬진강변 (구)곡성역 기차마을에서 바이크라도 타지 않았더라면 추억이 거의 없을 뻔 했다. 20분간 자건거 폐달 밟듯 바이크 폐달을 밟으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ㅎㅎ.. 울 아빠도 좋아하셨다. 담양-구례 17번 국도는 섬진강을 왼편으로 끼고 가는데, 이 길을 4~5월에 지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또 가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