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결혼 & 육아
결혼일지 2.2 - 매달 기부를 하자는 신랑
세렌디피티
2009. 1. 8. 17:23
결혼 전부터 신랑은 기부를 하거나 남을 돕는 일을 하자고 말해왔었다. 각자 일 하면서 돈 벌고 있고 우리 둘이 그냥 먹고 사는데 힘들지 않으니 조금이라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자고..
곰곰 생각.
기부나 봉사를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돈 나가는 것이 선뜻하진 않지만, 적어도 한가지 확실한 내 생각은 만약 기부를 한다면 그냥 자선단체에 돈만 내는 무성의한 기부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왕이면 내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에 기부를 하고 싶고,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구체적으로 누굴 돕는지, 그 누군가를 도와서 어떤 효과가 있는 지 알지도 못한 채 기계적으로 자동이체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누굴 도울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많지만 나는 결손가정이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자칫 잘못하면 범죄의 길로 갈 수 있는 아이나 소중하고 가치있게 보내야 할 유년시절을 환경에 의해 낭비하는 안타까움을 가진 아이를 돕고 싶다. 내가 경험하지 못해서 알지 못하는 그늘이 있고 이 속에 사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알았고 참으로 마음 아프고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사회시설 중에 퇴교하고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모아 공부도 시키고 유치원이나 공부방 역할을 해주는 곳들이 있는데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시설도 좋지 않고 봉사하는 사람도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런 곳 중에 내가 기여할 만한 곳이 있을까? 퇴근 후나 주말에 신랑과 함께 가서 애들 공부도 좀 봐주고 이야기도 해주고 그럴 만한 곳이.. 찾아보면 아마도 너무 많아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매달 10만원이라도 기부를 하자는 착한 신랑.
이런 신랑에 영향을 받고 조금 더 도울 방법을 고민하게 되는 나.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있어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