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에 대한 스트레스
내가 종종 받는 스트레스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나 자신의 인격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닌가 한다. 이것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경험한 내부적인 모순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데, 쉽게 말하면 이상적 인격과 실제 내 인격의 격차에서 오는 괴리감,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인것이다.
따지고 보면 별것도 아니지만 내 맘 같지 않다던가, 기대에 못 미친다던가 하는 일들이 정말 많다. 또한 주변에 별로 좋게 봐주고 싶지 않은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부딪혀야 하는 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론 웃어야 하고 참아야 한다는 사실, 참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싫은 사람을 씹는다던가 하는 일이 생겼을 때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 따위. 이런 자질구레한 일들이 하나 둘씩 쌓여가며 스트레스라는 성을 쌓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이런 모든 스트레스의 원인을 내가 만들어 내는 병이라 생각하고 화살을 나한테 쏘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스트레스의 일부가 되어 버린 것 같다. 내가 조금 더 큰 그릇, 마음이 넓고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저깟 일로 화가 나고 스트레스 받을까 하는 생각 따위. 모두 다 마음이 피곤한 일이다.
살아가며 겪는 일들, 기쁘거나 슬프거나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거나 간에 그 모든 일들을 소소한 것으로 넘겨 버리고 본질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해본다. 그러나 그렇게 될 자신은 없다. 그래서 마음이 피곤한 건지도 모르겠다.
아.. 피곤한 밤에 피곤한 생각을 하니 정말 피곤하다. 항상 쉴 곳을 찾아 헤매다니는 것도 다 이런 이유 탓인가..
쉽고 단순하고 둔감하고 제멋대로.. 난 정말 그렇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