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여행 & 해외

2007년 6월의 싱가폴

세렌디피티 2007. 11. 15. 20:12

매우 늦은 싱가폴 여행기이다. 이제서야 디지탈 카메라에서 사진을 꺼냈기 때문에 할 말 없는 게으름이 입증된 것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사진을 보는 거라 새록해서 더 좋긴 했다.

지난 6월 18일 오후에 출국, 그리고 6월 24일 새벽에 들어왔다. 길지 않은 출장이었는데다 자유시간이 별로 없어서 싱가폴 곳곳을 투어할 시간은 거의 없었지만 밤 시간과 마지막 날 일정을 활용해서 돌아다닐 수 있었다. 간간히 찍은 사진을 올려본다.

인천공항에서는 KAL라운지를 이용했다. 모닝 캄 카드를 챙겨가지고 다니지 않아서 그간 못 들어갔었는데 이번엔 식상한 KTF라운지를 벗어나 볼 겸 잘 챙겨 갔었지. 언젠가는 일등석 라운지도 들어가 볼 수 있겠지 하는 생각도 해보며.. 대충 찍은 라운지 모습. 매우 컸다. 사진은 그런 넓은 공간을 담지 못했으나.. 칸막이 뒷편에 음료와 다과 실속있게 있었음.

KAL 라운지


KAL 라운지에서 활주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라운지에서 놀다가 비행기 타고 도착한 싱가폴. 10년 전에 분명 왔던 곳인데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다. 그러나 싱가폴에서는 껌을 살 수 없다는 기억은 또렷해서 자일리톨 껌을 잔뜩 사가지고 갔었는데, 불안한 마음에 창이 공항에 도착해서 휴지통에 버렸다. 껌 반입이 안된다잖아..  아무도 검사 안했는데 순진하긴.. 쯧쯧..

묵었던 호텔은 Bugis 거리의 Golden Landmark Hotel. 4성급 호텔로 매우 비쌌으나 아침 식사나, 침대, 욕실 등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도 Bugis 역과 가까워 이동이 쉬웠고 주변에 아랍 거리와 말레이시아 유적지 그리고 이슬람 사원(모스크)이 있어서 구경할 것들이 많았다. 호텔 주변엔 아랍 상가들이 즐비한데, 시장통 아랍 식당에서 먹은 피쉬 카레가 독특하고 맛있었다. 특이한 향의 음식에 도전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안 먹는게 낫다. 매운 카레맛에 매운 소스향 그리고 담백한 생선요리가 먹을만 했다. 입맛 없을 때 먹으면 좋을 것 같다. 요즘에도 가끔 그 독특한 향이 생각나고 먹고 싶어지곤 한다.

Golden Landmark Hotel


호텔 로비


호텔 주변 아랍 스트리트의 상점들


아랍 스트리트에 있는 이슬람 사원 Masjid Sultan Singapura


위 사진과 같은 아랍 사원과 그 주변 거리와 상가. 말레이 유적지로 이어짐.


Malay Heritage Center


Malay Heritage Center 내


Malay Heritage Center 내 전시된 악기와 물건들


말레이 유적지 근방 상가에서 팔던 물건들


내가 정말 좋아라 했던 것이 이런 민속 인형들을 발견했을 때였는데.. ㅎㅎ.. 사실 2개나 사가지고 들어와 내 다른 인형들과 잘 놀고 있다.

말레이 유적지 근방 상가에서 팔던 물건들


밤에 갔던 곳은 세 곳. 센토사섬의 저녁 이벤트, 쥬롱 새공원 근방의 나이트 사파리, 그리고 클락키(Clark Quay) 이다.

센토사 섬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큰 휴양섬이다. 내부에 골프장도 있고 수영장도 있고 지금에도 뭔가 레조트형 시설들이 지어지며 발전하고 있는데 저녁 이벤트인 Water fountain show 는 그저 그랬다. 빛과 물 그리고 불, 음악에 맞춰 춤추는 분수인데 공주를 구하는 스토리가 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딱 좋을 것 같다. 어른들만 오면 심심할 수도..

물로 스크린을 만들고 레이저로 그림을 그려낸다


조명과 춤추는 음악 분수쇼


물 스크린과 구출에 성공한 공주!


물과 불 쇼 결합. 불 쇼가 더 볼만함.


나이트 사파리는 혼자서 갔다. 역시 아이들 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딱히 밤에 혼자 할 일도 없었으므로... 쥬롱까지 가야하는데 제법 멀고 일반 교통수단이 없으므로 호텔에서 픽업해주는 관광버스를 이용했다. 관광버스 이용하면 훨씬 편하고 버스 안에서 여러가지 설명도 들을 수 있고 직접 이동하는 것에 비해 비용도 큰 차이가 안나므로 효율적이다.

나이트 사파리는 쥬롱새공원을 밤과 사파리로 옮겨 놓은 버전이다. 10년 전 쥬롱새공원에서 엄청나게 많은 홍학들을 보았을 때 입이 떡 벌어졌었는데 나이트 사파리는 그 정도 규모는 아니고, 야생동물(?)들도 매우 얌전하게 있었다는 거.. 트램을 타고 숲을 투어하는데 사진을 절대 못 찍게 하므로 사진이 없다. 아래 사진들은 트램 투어 전 공연이다. 플래쉬 때문에 동물이 놀라므로 절대 사진을 못 찍게 하는데 말 안듣고 찍었다. 플래쉬는 안터뜨렸다.

나이트 사파리, 트램 기다리면서..


뱀 쇼. 내가 앉은 자리 뒷 좌석 바닥의 나무판을 여니 저 뱀이 웅크리고 있었다. 사람들 놀라고 난리법석.


매우 좋아했다. 뱀이 이 남성의 특정 부위로 접근을 해가는 장면이라 모두 웃음.

클락키는 리셉션 파티가 있어서 갔다. 파티 전에는 저녁 미팅이 있었고 사람들과 식당에서 싱가폴 슬링을 마시며 식사를 했다. 매우 뜨거운 돌 판 위에 큰 새우을 익혀서 먹는 음식. 이름이 Hot plate prawn steak 였던 것 같음. 싱가폴은 싱가폴 고유음식이란게 사실 없다. 중국인이 많긴 하나 다민족 국가고 역사도 짧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만들어 낸 것이 싱가폴 슬링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두 잔이나 마셨드랬다. 거의 취하지는 않는다.

클락키의 한 식당에서 먹은 새우 스테이크

클락키는 젋고 재미있고 놀 수 있는 곳인데 주변을 둘러보진 못했다. 다음에 갈 기회가 있으면 좀 돌아다녀봐야지 생각해 보지만, 싱가폴 그만 가도 된다. ㅋㅋ

먹는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먹는 이야기로 이어갈까 한다.

점보 식당은 싱가폴에서 진짜 유명하다. 아마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죄다 점보에서 칠리 페퍼 크랩 요리나 다른 해물 요리를 먹었을 것이다. 씨 푸드 식당가가 즐비해 있는데 현지인이 점보가 가장 맛있게 잘 한다고 거길 데려갔다.

유명한 점보 식당. 현지인 왈 이 곳이 제일 맛있다 함.


점보식당과 이어져 있는 다른 식당들 내부. 바다와 인접해 있어 view가 좋다.


까무잡작한 것이 페퍼 크랩. 물에 담겨 있는 것은 그 유명한 Drunken Prawn이다. 근데 호주에서 먹은 것 보다 맛이 없었다. 칠리 크랩은 사진에선 보이지 않는다. 칠리 크랩이 일반인 입에 잘 맞을 거고 페퍼 크랩은 도전적.

까무잡작한 것이 페퍼 크랩.


아.. 그리고 정말 정말 인상적인 곳. 바로 과일 시장이다.
싱가폴 곳곳에 큰 과일 시장이 있는데 두리안을 쌓아 놓고 파는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두리안은 뭘까나? 바로 아래 사진에 있다. 이 요상하게 생긴 과일 이름이 두리안으로 맛과 냄새, 절대 잊지 못한다. 못 먹는 사람도 매우 많다. 나를 여기 데려간 현지인 미스터 탄은 내가 못 먹을까봐 걱정을 했드랬다. 그런데 너무 너무 맛있게 먹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것 같은데 한 철 과일이라 저 많은 과일들이 밤에도 계속 팔려 나간다. 관광객들도 많이 온다. 상점 안 테이블에서 주문해서 먹을 수도 있다. 코코아 쥬스랑 리치, 두리안을 배부르게 먹었다. 두리안은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그 맛, 입에 들어갔을 때 느낌과 절대 잊을 수 없는 향이 특이해서 다른 과일 맛은 생각도 안난다.

두리안. 온 시장에 가득하다.



두리안 껍질 벗겨주는 상점 주인


망고?


리치?


Bugis 스트리트에 남대문 시장 같은 큰 시장이 하나 있다. 과일 주스부터 중국식 도우넛 등등 시장 음식이 가득했다. 옷이나 음반 등등 이것 저것 잡다하게 많이 파는데 별로 살 만한 물건은 없어 보였음. 쇼핑에 관심이 없어 더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부기스 스트리트 시장 입구


부기스 마켓 과일 가게


우리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는 여기에서도 확인 가능


시장을 돌아다니고 바깥 쪽으로 나오면서 푸드 코트를 발견. 여기에서는 정말 서민적인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음식값도 싸고 양도 많이 준다. 나는 두리안이 그리워 두리안으로 만든 음식을 먹었다.

시장 음식 중 하나. 두리안으로 만든 것임.



두리안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조금 더 걸어 나가니 상가는 종교용품점들로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나 불교용품점. 중국식 불교인데 우리나라와 다른 특징들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불교 용품점. 우리나라 불교 용품점과 많은 차이를 느꼈다.


불교 용품점에서 발견한 불상


불교 용품점 앞에서 서있는 도사? 인기 만점. 주로 배를 만지고들 감.


시장 가까운 곳에 절도 있다. 꽤 큰 절이었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무슨 기념일인지 모르겠으나 너도 나도 향을 피워 허리를 굽히며 기도하고 기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이 안에 들어가진 못했음.

불교 사찰. 이날이 무슨 기념일인지 엄청나게 많은 인파로 붐빔. 향을 피워 기원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재밌는 건 절 바로 옆에 힌두사원이 있다는 거다. 싱가폴은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지라 종교도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다양하다. 현지인 왈 종교분쟁이나 인종차별 전혀 없다고 한다. 동양인들이 종교의 자유에 더 깊은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불교 사찰 옆 힌두 사원.


힌두 사원 조상들 클로즈업.


호텔 주변의 거리에서 싱가폴에서 가장 큰 오픈 마켓과 절, 힌두 사원을 보고 나니 볼만큼 봤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지막 장소로 다운타운의 오차드 로드 쇼핑몰을 남겨두고 들를 곳으로 리틀 인디아와 차이나 타운 두 곳 중 어디를 가볼까 고민했다. 차이나 타운이 비교적 멀다는 이유로 가볍게 탈락시키고 리틀 인디아에 가긴 했는데 차이나 타운은 어떨지 지금도 궁금하긴 하다.
리틀 인디아의 상점 구경은 재밌었다. 인도에 갈 기회가 거의 없을 테니 리틀 인디아를 인도로 생각하고 구경했고, 힌두교적인 물건들 구경이 제일 신났다. 그 다음은 금 구경. 금이 그렇게 많은 건 첨 본다.  

리틀 인디아의 상점

리틀 인디아의 상점


이런 상점들이 즐비해 있고 내부는 훨씬 크다. 화려한 금 장식은 인도인들에게 완전 인기. 이쁜 팔찌가 있기에 하나 사오려고 값을 물었으나 금 값은 한국보다 비쌌다는 거. 그래도 그 때 사왔으면 이득일 뻔 했다. 그 이후 금값이 더 올랐으니까..

리틀 인디아의 보석가게. 금장구를 주로 판다. 반짝거리는 금 목걸이들.


리틀 인디아를 보고 오차드 로드에서 명품 세일기간의 백화점들을 구경하고 싱가폴을 떠났다. 적은 시간으로 인도, 중국, 아랍과 명품 가방을 저렴한 택시비로 볼 수 있는 곳.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