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생활의 재발견
봄비
세렌디피티
2002. 1. 12. 15:00
봄날처럼 날이 포근하더니 비가 오고야 말았다. 내일까지 비가 내리고 다시 추워질거라 한다.
새벽녘에 빗소리와 천둥소리에 깨었는데 오늘 엄마가 팔공산에 가신다고 한 일이 생각나 벌떡 일어나 엄마 오늘 산 가지 마세요 하고는 도로 잤다.
엄마가 팔공산에 가심은 뭔가 기원할 일이 있어서인데, 문득 대학 입시 직전 엄마의 합격기원불공(?)이 생각났다. 오늘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그 당시(10년전) 점장이(?)가 내가 운이 없어서 대학에 떨어질거라고 했단다. 아마도 엄마는 그 말에 합격을 기원하는 공을 드리셨던 모양이다. 오늘 그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결과적으로 점장이 말도 맞았고 엄마의 공도 효력을 발휘한 것 같다.
뭐,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못난 딸 때문에 엄마가 고생하신 셈이다. 근데 아직도 내가 고생시켜드릴 일이 있다니 너무 너무 내가 한심해 진다.창밖을 내다보니 물안개로 세상이 희뿌옇다.
사실은 내 머리속이 더 희뿌옇다.
이럴때마다 세웠던 다짐을 다시 새겨보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