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생활의 재발견
내가 치사했을 때..
세렌디피티
2002. 6. 3. 14:02
조카가 알려주고 간 온라인 게임-크레이지 아케이드-에 빠져 있을 때..
초보방에서 1:1로 대결하게 되었는데 상대방이 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잘 하는 것이다.
1번 지고 2번 지고 3번째도 지고.. 10번째도 지게 되니 은근히 화가 난다. 거기다 상대방은 우주선을 타고 날면서 순식간에 나를 풍선 폭탄에 가둬 터뜨려 버리는 것이다. 짜증도 나고 화도 나서 한마디 했다.
'왕치사'
그러자 놀란 상대방. '???'로 응수한다. 자기가 왜 치사하냐는 것이다. 잘못한 거 하나도 없는데..
물론 하나도 없다. 안 지고 너무 잘한다는 사실만 빼고. 그래서 우주선 타고 다니는 걸 트집잡아 대꾸해줬다. 물론 돌아오는 건 '후지니'라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최대 욕설이었다. ㅋㅋ.
크레이지 아케이드에서 '후지니'라 함은 '후졌다', '좀 더 연습하고 와라', '형편없는 실력이다' 뭐 이런 의미다. 욕설의 의미는 누가 따로 알려주지 않아도 남들 사용하는 거 보면서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법.
내가 잘한거 하나도 없는 거 알고는 있지만 낸들 알게 모냐. 어차피 알지도 못하는 상대이고 욕한들 상처입을리도 없고, 기분 나쁘면 방문 닫고 딴 방 가서 놀면 그만이다.
'왕치사'.
무시하고 상대의 치사함을 연방 꼬집어 주다 한 두 게임 더 하고 계속 지다가 휙 나와버렸다.
이게 바로 내가 치사했던 스토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