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생활의 재발견

만화책을 처분하다..

세렌디피티 2002. 8. 4. 13:20
강경옥, 황미나, 김혜린..
아직도 강경옥의 별빛속에를 처음 읽었을 때 기분을 기억하고 있다.
황미나는 어떻고 김혜린은 또 어땠는지.. 아주 잘 기억하고 있다.
그런 좋은 기억들 때문인지 서울에 혼자 살 때 하나둘씩 만화책을 사 모았었는데 지금은 뒷 베란다 책장을 차지하고 나는 더이상 읽지 않는다.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지금은 장면장면을 죄다 외울만큼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처분하기로 했다. 혹시나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사가겠지 하는 마음에 에니옥션이라는 사이트에 글을 올렸더니 전부 다 사겠다는 사람이 있었다. 내가 가진 책 중에 절판된 책도 있기 때문에 값을 더 올려받아도 팔릴 거라는 건 알고 있지만.. 이거 저거 재다가는 한번에 처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릴 것 같아 값도 흥정안하고 택배비도 안받고 처분하기로 했다.
사실은.. 이렇게 빨리 사가겠다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다. 나서는 사람이 없으면 친구에게 몽땅 다 넘겨버리려고 했는데.. -_-;;
내 동생이 그걸 다 팔고 아깝지도 않냐고 물었는데, 물론 아깝다.
그냥 서운하다. 아주 좋아했던 물건을 잃어버리는 기분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필요한 물건들이 아니니까 맘 바꾸거나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확실히 무언가를 좋아해서 사 모은다는 것은 허무한 일이다.
살 때는 좋지만 조금 지나면 차차 잊기도 하고 더 좋은 것에 매달리기도 하고.. 그래서 처음의 가치를 잊고 팔아버리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