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 도주사건과 박광수의 재혼
제목을 한 줄로 쓰다보니 마치 두 사건에 관계가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아무 관련이 없다.
한가지 관련이 있다면 두 개 기사를 비슷한 시간에 읽었다는 것 뿐.
첫번째 기사: 18억 도주사건
일주일 전 쯤 우리은행의 계약직 여직원이 전산상의 단말기 조작으로 18억을 남자친구의 세 개 통장으로 입금시키고 남자친구가 현금으로 인출하게 한 후 동반도주한 사건이다. 그 남녀 한쌍이 오늘 검거되었다는 기사다.
18억씩이나 참 간도 크다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현금 인출이라니.. 아마도 그 현금에 발 붙들려 외국으로는 못 나갔을 테고 연고지 등을 통해 잡힐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잡히고 말았다는 소리다. 게다가 겨우 일주일 만이라니 18억 중 돈을 얼마나 쓰고 잡힌 걸까? 잡힌 경위도 너무 간단하다. 핸드폰을 이용한 위치 추적이었으니 말이다.
범죄의 동기는.. 일종의 애정도피인 것 같다. 여자가 서른 한살, 남자가 마흔 한살. 각각 유부녀 유부남. 각자 이혼하기로 약속하고 범죄행위로 돈을 끌어 모아 둘이 함께 살기 위해 도주하려고 한 모양새다. 뭐랄까.. 타인으로부터 축복이나 인정받기 힘든 남녀사이. 수중에 돈은 없고 함께 살고는 싶고.. 그런건가? 그것이 '불같은 사랑'인가?
두번째 기사: 박광수의 재혼
가쉽 잡지와 한동안 광수생각 연재를 안하던 조선일보를 통해 박광수의 바람(?)과 별거 그리고 이혼은 알고 있었다. 한두달 전 재혼 기사까지 읽었던 탓에 그렇구나..하고 있었긴 했는데 오늘 읽은 것은 재혼 후 박광수 인터뷰 기사였다. 사실 나는 별거 기사를 읽었을 때만 해도 이혼은 절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책으로 낸 광수생각을 두권이나 가지고 있는 나로썬 그가 그의 가족에 대해 풀어놓은 이야기들을 읽으며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아내와 잘 맞건 안 맞건 아이들 때문에 이혼은 못할거다.. 뭐 이런거였는데..
오늘 인터뷰 기사를 읽으니 시시콜콜 자세한 이야기는 없다. 왜 전처와 잘 안맞고 늘 다투었는지, 현재 아내의 어떤 점이 좋아 '불같은' 사랑을 했는지.. 다만 그가 그녀와 결혼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감정, 전처에게 느끼는 연민.. 이런 내용들이 실려 있다. 그리고 현재의 처를 변호하는 느낌이 강하다. 그녀는 끝까지 헤어지려고 고집했다, 가정으로 돌아가라고 충고했다, 괴로워서 손목을 긋고 자살 기도를 한 적도 있는 그녀다, 그가 이혼하고 나타났을 때도 헤어지자고 그랬다, 전처와의 이혼이 지금의 아내 때문은 절대 아니다.. 등등.
어쨌거나 박광수는 말한다. 사랑이 뭔지 자기는 모르겠다. '불같은 사랑'을 했지만 사랑의 정의는 알 수 없노라고 말이다.